* 결론부터. 망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 사실 디워(기원을 따지자면 티라노의 발톱부터겠지만)에 크게 데었던 제 입장에서 라스트 갓파더는 선입견을 가지고 볼 수 밖에 없는 영화였습니다. 이전 영화들이 모두 엉성했으니까요. 그 부분만 따지자면 라스트 갓파더는 합격입니다. 이제까지 심형래 감독의 영화들 중 가장 영화답습니다. 영화답다는건 최소한의 흐름은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의 영화를 보면서 '최소한'을 얘기한다는건 슬픈일이긴 합니다만.  

그의 전공을 가지고 만든 영화이니 그럴까요? 이전의 디워 역시 우뢰매를 비롯한 다수의 SF나 특수촬영이 들어간 영화에 출연하거나 그런 영화들을 제작해온 심감독의 전공이었다는걸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라스트 갓파더는 '코미디언' 심형래가 만든 코미디 영화입니다. 거기다가 한국 개그사에 남을 바보캐릭터인 영구캐릭터를 활용했다는 것도 있죠.

문제는 그게 전부라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영구가 나오는 코미디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전 이 영화를 왜 헐리웃까지 가서 하비케이틀이라는 배우를 기용해가며 촬영해야 했을까라는 의문을 가집니다. 하비케이틀 대신 원래 기획대로 나왔다해도 마찬가지였을겁니다. 물론 마케팅을 하는데 하비케이틀이라는 배우는 좋은 이야깃거리입니다. 그러나 영화만놓고보자면, 하비케이틀은 그 이름만 둥둥 떠다니는 장식일 뿐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심형래 감독은 한창 슬랩스틱 코미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버라이어티를 돌아다녔습니다. 그의 전성기에 그가 구사한 슬랩스틱코미디는 확실히 사람들을 웃겼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방식이 현재에도 통할 것인가에 전 회의적입니다. 바보짓은 재미있지만, 뜬금없는 바보짓의 반복은 지루함으로 변하게됩니다.


 

심형래씨의 어눌한 연기도 마이너스입니다. 그가 구사하는 영어발음이 완벽하냐 따위의 MB스러운 이야기를 하고싶진 않습니다. 컨샙이 바보니까요. 다만, 이전의 영구들에 비해 라스트 갓파더의 영구;그리고 심형래의 연기는 주인공이면서도 걷돌고 있습니다. 그게 언어의 문제인지 영구라는 캐릭터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가 집중할 수 있었던건 영구가 슬랩스틱개그를 구사할때 뿐입니다. 그나마도 너무 익숙하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네. 한마디로 총체적으로 둥둥떠다닙니다. 디워와 비교하자면 더 좋습니다. 여기서 방점은 '좋습니다'가 아니라 '디워와 비교하자면'에 찍힙니다. 주인공은 작품속에서 섞이지 못한채 둥둥 떠다니고 유치원, 국민학교 시절 내내 봤던 영구에 익숙한 저에게 코미디는 지루했습니다. 코미디 영화에서 주연 캐릭터가 작품에 어울리지 못하고 개그가 재미없다면, 끝이죠.


* 심감독의 후속작을 볼 수 있을까요. 장르가 무엇이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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