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02 15:05
현미 좋다는 글이 넘쳐나죠. 여기저기에서 찬양일색이고 현미는 비싼값에 팔립니다. 지금 자취상태인 저도 건강을 염려하신 어무이께서 현미를 주셔서 그걸 먹고 있는 중입니다. 근데 문제가 있어요... 맛이 없단 말이죠. 뭐 쌀 불리기를 해라 찹쌀을 섞어라 해서 해봤는데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근본적으로 맛이 없습니다. 밥이 질기고 왠지 설거지도 거지 같아요. 그러다 식당에서 공기밥(당연히 백미)을 한 공기 먹고는 결심했습니다. 다시 백미를 먹어야겠다고요. 아, 이 맛있는걸 놔두고 내가 왜..
저는 핑계를 찾아야 했습니다. '엄마, 백미가 더 맛있어!'로는 부족하죠. 아들의 건강이 우선이니까요. 그래서 현미의 영양에 대해 찾아보기로 하던 중에 이런 글을 발견합니다.
http://www.seehint.com/word.asp?no=11899
요컨대 배아에 들어있는 Phytate가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겁니다. 이거 결론 부분이 아주 솔깃해요.
"현대인의 경우 신체가 저전압으로 되면서 각종 성인병과 대사성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전압의 균형이 무너진 사람들이 고 전압 식품인 현미를 섭취하면 중화를 시키기 때문에 당뇨, 혈압 등 낮은 쪽으로 치우쳐서 병이 생긴 경우는 좋아진다. 고전압 식품인 현미밥을 먹는 것으로 상당히 광범위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현미를 우리 조상들은 기피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힘들게 현미층은 다 벗겨내고 백미만을 고집했던 것이다. 비단 우리 선조들만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다녀본, 쌀을 주식으로 하는 모든 나라는 현미가 아닌 백미를 고집하고 있었다. 필리핀의 오지인 팔라완이란 섬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미소가 없는 그곳에서는 현미를 절구에 갈아 껍질을 벗겨내고 백미를 먹고 있었다.
왜 그런 것일까? 바로 현미를 장복하면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정상인이라면 현미밥이 소화도 잘 안 되고 더부룩해짐 을 쉽게 느꼈을 것이다. 백미를 먹는 것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이다. 옛날 할머니들의 말에 의하면, 난리가 나 피난을 가서 아무리 배가 고파도 쌀겨(쌀에서 현미 층을 벗겨낸 부분, 쌀눈과 함께 ‘미강’이라고 부른다)는 먹지 말라고 했단다. 그것을 먹으면 온몸이 붓고 누렇게 변하 는 부황(浮黃)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 한다. 현미 속에는 아주 강한 독성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주 고전 압 물질로서 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
저전압 고전압 얘기는 뭔 소린지 모르겠습니다. hoax라고 치고요. 근데 조상의 지혜 부분은 매우 그럴듯하단 말이죠. 세계 어디서건 백미를 고집한단 얘기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대안은 없나 찾다보니 이런 블로그도 있더군요.
http://baroblog.tistory.com/319
여기서는 저 문제가 되는 Phytate의 제거를 논하고 있죠. 간단히 말해서 배아를 싹티워서 제거하고 먹어라는 겁니다. 근데 이 방법은 별로 내키지 않더군요. 일단 귀찮고 근본적으로 맛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싹 그자체가 문제가 안되는지도 확실치 않구요.(감자싹을 생각해보세요.) 이미 저는 백미로 돌아가기로 맘이 기운 상태입니다. 엄마한테는 현미만 먹으면 잇몸이 녹아내린다는 무시무시한 핑계를 댈 예정입니다.
그리고 왠만한 영양소는 그냥 비타민제 한알로 대체 가능한 수준이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백미+비타민제로 바꿀겁니다. 혹시 한 1년 후에 제가 '여러분 현미 드세요.'라는 글을 올리면 이 실험이 실패한 줄 아시고 현미를 드시면 되겠습니다.
아 원래 평화로운 고양이 짤방 모음이나 올릴 생각이었는데 어쩌다가...
2015.09.02 15:10
2015.09.02 15:14
아무리 현미가 건강에 좋고 어쩌고 해도 저도 사양입니다. 요즘에는 건강식 유행을 타고 현미가 나오는 가게도 가끔 있는데요. 맛집소개를 믿고 간 레스토랑에서 시킨 해물리조토가 현미리조토라서 질색한 경험이 있습니다;;;
2015.09.02 15:28
저는 현미 특유의 식감을 좋아해서 현미 함량이 높은 밥을 주로 먹는데.. 저도 실험해봐야겠어요.
한 1년 후에 현미밥 드시지 말라는 글을 올리면 제 실험이 실패한걸로! 그래도 점심은 직원식당에서 먹으니 하루 한두끼지만요.
그나저나 고양이 짤 더 올려주세요.
2015.09.02 15:31
전 백미에 납작보리와 현미를 섞어서 먹어요. 그냥 백미로만 밥을 하면 왠지 맛이 없어서 꼭 뭔가를 섞어서 밥을 지어요.
2015.09.02 15:32
저도 현미 식감 좋아해요. 꼬들꼬들하니 씹히는 느낌이 좋습니다. 백미만 넣은 밥은 좀 밋밋하기도 하고.. 그래서 현미 반, 백미 반을 좋아합니다. 현미는 영양소때문에 먹는것도 있지만 백미보다 gi가 낮은게 건강에 크게 작용하죠. 현미가 체질에 맞지 않는다면 다른 잡곡을 섞는것도 비슷한 효과가 있을것 같아요..
2015.09.02 15:46
2015.09.02 15:47
2015.09.02 16:55
어차피 요즘 파는 현미는 도정을 살짝 해서 거의 1분도미 정도의 느낌이던데요.
반대로 예전 백미라고 하던 것들도 도정 기술의 한계가 있어서 요즘의 8분도미 정도였다고 하는 말도 있어요.
저는 현미 껍질이 톡 터지는 그 느낌이 좋아서 현미밥 좋아해요. 현미만으로 밥 짓지는 않고 현미 반 백미 반 하고 살짝 불려서 지으면 최고로 맛있는 밥
2015.09.02 16:57
현미를 몇 년 먹다 요즘은 다시 백미 먹은 지 몇 년 됐어요. 현미 먹으면 과식도 안 하게 되고 쾌변에 진짜 좋아요. 그리고 백미에는 좀 자극적인 맛의 반찬이 어울리는데 현미하고는 안 어울려요. 자연히 심심한 반찬을 먹게 되니 몸이 건강해지죠. 하지만 역시 맛이... 좀 먹으면 질려요. 잡곡이랑 섞어 지으면 맛있지만 귀찮고...
2015.09.02 17:15
결혼후에 백미 0~20%의 잡곡밥을 먹고 있습니다. 누릉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현미밥의 까슬까슬(?)한 식감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어릴때 외가집에 가면 (외할아버지가 쌀밥을 드시는고로) 백미밥을 먹었는데 잘 지은 백미밥은 그 자체로 맛있더라고요.
하지만 일반적인 식당의 공기밥은 별로... ㅠ.ㅠ
2015.09.02 17:29
2015.09.02 17:31
현미밥은 밥을 덜 먹게 돼서 좋아요. 맛은 밥을 잘 하면 괜찮은데 잘 못하면 거칠죠. 고양님이 우리집 애들이랑 많이 닯았네요. 귀여우세요.
2015.09.02 17:32
저도 현미의 식감을 좋아하는데요, 밥 지을때 올라오는 고소한 냄새와 먹었을때 까끌까끌한 그 맛이 좋아요. 근데 갓 지은 달달한 백미도 정말 좋아하구요, 쌀과 섞은 보리밥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키노아 넣으면 입에서 톡 터지는 맛도 좋아해요. 아 저는 반찬아닌 밥위주로 먹어서 고깃집에서도 밥먹으려고 고기 먹어요ㅎㅎ 개인적 으론 건강을 위해 무언가를 섭취하는게 무의미 하더라구요. 개개인마다 맞는 음식도 다를뿐더러, 제가 좋아하는거 먹는게 건강에 최고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근데 빵은 확실히 곡물섞인게 좋아요.
2015.09.02 17:49
귀리밥 먹고 반해서 요새는 귀리밥만 해먹어요. 톡톡 터지는 식감이 최곱니다. 몸은 길게 봐야하고 입맛은 간사하니까 영양 보다는 식감이나 맛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아요. 끌리는 거 드세요. 윗 분 말씀대로 그게 건강에 좋지 않을까요 ㅎ...
2015.09.02 18:23
현미는 백미보다 소화가 안됩니다. 특히 몸에 안맞는분들은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고 합니다. 건강에 좋다고 소화가 안되는 음식은 안먹어도 됩니다.
2015.09.02 18:45
저도 소화가 안되서 현미를 백미에 아주 조금만 섞어 먹어야합니다. 현미를 6시간 불려도 소화가 그닥입니다. 쌀만큼 소화가 잘되는게 없어서 요즘은 주로 콩을 섞어먹네요. 대신 현미는 몇시간 불려서 씻어 적당히 말린후 못쓰는 후라이팬에 볶아요. 대략 20분정도 중약불에 볶으면 갈색이 되면서 정말 고소한 냄새가 나는데 이걸 주전자 3리터 이상되는 물에 한주먹넣어 현미차로 끓여먹어요. 현미가 따스한 성질이라던데 겨울에 이렇게 드셔보세요. 정말 맛있습니다.
2015.09.03 11:36
예전에 현미만 먹으면 안 좋다는 요지의 기사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정확히 생각이 안나서 인용을 못하겠네요;
그걸 떠나 전 현미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입에 잘 달라붙지 않는? 현미 특유의 맛을 좋아해요.
찰현미랑 현미 섞어서도 먹고 백미도 살짝 섞어먹기도 하지만 현미만 먹어도 괜찮았어요, 저는.
근데 ㄷㅇ에서 나온 현미 햇반은 정말 맛없더군요;
일단 현미를 먹으면 쾌변...의 장점이 있지요.
저는 현미백미콩퀴노아 다 섞어먹고 있지만... 실험결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