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설날 하면 기억나는게 뭐 있으세요?


뭐니 뭐니 해도 설날 하면 세뱃돈이 기억에 남는군요. 전에 설날 되면 할아버지 친구분들이 명절에 찾아오시곤 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 분들께 세배를 드리게 되고..


이후엔 세뱃돈을 챙기게 되죠 (아싸~~~~~~~~~~~~~~~~~~~~~~)


세뱃돈은 어머니와 정산을 거쳐 그 돈에서 옷을 사주시거나 만화책을 비롯해 장난감을 사고 나머지 액수는 어머니의 주머니 속으로.. 사라집니다. 


기억에 남았던 세뱃돈은 초등학교때 나름 거액을 받고 그거 없어질까봐 잘때도 꼭 손에 쥐고 잔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그리고 액수로 대박이었던 건 고3 졸업하고 대학 들


어 갈때 아마 살면서 그렇게 많은 거액의 세뱃돈은 전무후무했죠. 그 돈으로 친구들하고 사먹고 놀고 다시 그 돈으로 용돈까지 썼으니까.. 뭐 그랬다는 겁니다. 



1. 초등학교 시절 집 건너 건너에 같은 학교 선생님이 사셨습니다. 지금은 동네가 많이 변했지만 그때만 해도 동네가 다들 정착해서 사는 동네라 옆집 누구 라는건 너무나 잘


알았죠. 설날 오후에 동네 애들끼리 모였는데 날씨는 춥고 집에 가긴 싫고 해서 빈둥거리다 누군가 반짝 하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야 우리 선생님 한테 세배가자'


이 선생님이 초큼 무서우시긴 했지만 그렇게 거부감이 드는 분은 아니었거든요. 다만 좀 그런건 이 선생님 남편께서는 선생님 아내를 둔 걸 훈장삼아 동네 초등학생만 보면 


'야 이리와 ' 불러놓고 '담배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요즘 같은 때라면 난리가 날일이죠. 뭐 심부름값이 꽤 쏠쏠한 탓에 애들 중에선 기분 나쁘단 소리는 안나왔죠. 


저녁 해가 지기 시작할때 애들 몇 명이 세배를 하려고 선생님 집 앞에서 '선생님' 하고 외쳤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좀 이따 나오시고 동네 애들이 찾아온걸 보시더


니 의외의 손님에 놀라는 눈치셨습니다. 어쨋건 바람이 무척 차서 선생님은 안에 들어오게 하시고 학생들의 세배를 받으셨습니다. 그 선생님이 당시 약 50대 정도 되신 분이


라 자녀 출가 다 시키시고 부부 두 분만 제법 큰 집에서 사셨거든요. 뭐 명절 파장이니 내놓을 건 없고 과일하고 한과 그런거 좀 내놓으셔서 그거 먹고 선생님이랑 이야기 하


다. 몸 좀 녹이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뒤로 그 선생님한테 세배 간적은 없었던 걸로 봐서 얼마후 두 분 사시기에 큰 편인 집을 처분 하시고 다른데로 가시지 않았나 싶군


요. 내일이면 세배 할꺼고 이제 듀게의 삼촌 이모들은 모두 다소간의 세뱃돈을 조카들에게 주시겠군요. 저도 이제 세뱃돈을 받기보단 줄 나이가 되다 보니까 세배 생각도 많


이 나는군요. 요즘 설날 분위기는 모르겠어요.



2. 오늘 집에 보니 사과 상자가 와 있더군요. 그래서 이거 뭐냐고 하니까 방세 하고 전기세 재때 안내던 집이 이사를 간답니다. 우체통에 보면 맨날 세금 청구서가 몇달씩 밀


려서 안낸걸로 나온 집이라 바로 기억했는데 어머니 말씀을 듣고 보니 좀 그런게... 하도 방세고 뭐고 늦거나 몰아내서 동생은 '하는 짓 보니까 술집 나가는 게 뻔하다'고 이


야기 할 정도였죠. (물론 저는 당연히 거기 의견에 대해 반대였죠). 근데 알고 보니 큰 언니는 대기업 다니는데 너무 바빠서 맨날 세금이나 그런게 늦은거라고 하고 동생은


대학 나오고 다시 방송대학교 다닌다고 하고. 둘 다 수입은 좋은 편이라 막내 동생 제대 하면 어학연수 보내주고 학비 보조해줄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어머니는 그 자매 고


향 이야기 하면서 '충청도 양반이라더니 맞는 말'이라고 하고 저는 그 대화를 동생이 좀 들어야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거기다 어쨋건 주인집이라고 선물까지 하는거 보고 


'사람은 겉 모습만 보고 판단 할 수 없구나' 라는 생각 했습니다.



3. 어제 설빔 샀어요. 어제 임플란트 이후 잇몸 상태 체크하러 치과 갔다 오는 길에 백화점에 들렀거든요. 서점 갔다 그 옆에 있던 모 브랜드 매장을 구경했습니다. 살 생각


은 별로 없고 보다가 하늘색 종류 셔츠를 발견 하는데 꼭 사고 싶었어요. 결국 그거 한 벌 사서 입고 보니 몸에 대충 맞는데 다만 여기서 더 살이 찌면 안되겠다라는 경각심


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근데 아무리 브랜드이고 대기업에서 취급해도 그렇지 셔츠 한 벌에 5만원이 넘는건 심하지 않나 싶더군요. 물론 색깔도 예쁘게 잘 나오고 디자인도


깔끔하긴 하지만 (마트에서 파는 옷들은 반성해야 할 부분) 그래도 브랜드 상품들 너무 비싸단 생각드는군요. 다음 부턴 아마존 구매 대행 거쳐서 사버릴까 하고 있습니다.



4. 오늘 설날 맞이 방청소를 했습니다. 언제나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아무리 내 방이라지만 정말 방을 돼지 우리 처럼 쓰는 구나 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먼지 다 빨아들이고


싹 걸레로 닦고 나니 이제 사람 사는 집에 상당히 가까와지는군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29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56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988
5618 더킹 투하츠 정말 놀라운 드라맙니다.. [10] 2012.04.13 4977
5617 보드게임 원작의 영화 Battleship 예고편이 나왔네요. [6] 부기우기 2011.07.27 4971
5616 [오늘자스포일러] 위대한 탄생 잡담 [8] 로이배티 2011.03.04 4970
5615 국무총리실이 불법으로 민간인 사찰, 쥐마왕의 친위대 영포회, 미니 하나회? [2] chobo 2010.07.03 4969
5614 유아인 생각 있는 젊은이군요 [28] ML 2012.12.23 4968
5613 눈 찢어진 아이 [14] sargent 2011.11.15 4967
5612 [개바낭] 웰시코기의 털갈이는 참 무시무시하죠..:D...ㅠㅠ [15] 프픗 2013.01.28 4966
5611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이해 안가는 부분들 (내용공개 많음) [28] 곽재식 2012.07.20 4964
5610 문재인의 프리허그 . jpg [13] soboo 2012.12.05 4963
5609 딴지일보 폭파 [12] rollingbears 2011.07.21 4962
5608 듀나님이 피시통신 시절이 많이 그리운가봐요. [7] 자본주의의돼지 2011.04.02 4959
5607 카카오톡 없어질까요? [28] elnino 2011.03.30 4953
5606 오늘 슈스케2 뒷담화. [24] S.S.S. 2010.09.25 4950
5605 이런 계말년 같으니라고! [3] 자본주의의돼지 2012.12.05 4946
5604 [바낭] 참으로 괴상한 아이돌, 티아라와 광수 아저씨 잡담 [23] 로이배티 2012.06.28 4944
5603 집에 오는 길에 성추행을 시도하는 남자가 있어서 경찰에 신고했어요;; [12] 13인의아해 2012.04.16 4943
5602 나잇 & 데이 재밌었습니다 [5] magnolia 2010.06.25 4939
5601 스토커 아가씨에 대한 2차 상담 [27] 걍태공 2011.10.28 4938
5600 [투덜투덜바낭] 겪고 겪고 또 겪어도 참 이해가 안 가는 사춘기 여학생들의 행동 패턴 [28] 로이배티 2012.05.09 4937
5599 동생네가 안 온대요 [14] august 2010.09.22 49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