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함

2011.01.28 11:54

Niea7 조회 수:1213

지난 몇년 간은 애인을 만나서 잘 지냈습니다.

그동안 애인과 같이 있을 수 없는 기간도 있었지요.

그 기간 동안은 개인적으로도 실패만 하던 시기라 우울해 졌지만

다시 애인과 같이 있게 된 동안에는 괜찮아졌구요.


제 애인은 지금 외국에 나가 있습니다.

애인이 가난한 유학생이다 보니 서로 연락이 자주 안 되는 상황인데

제가 이 영향인지 요즘 매우 우울합니다.


당장 2월부터는 남은 인생을 결정지어야 하는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그에 대한 준비도 전혀 되어있지 않고

밤이면 밤마다 잠이 오지 않아서 술을 마십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새벽까지 메신져에 매달려서 

혹시 애인이 연락주지 않을까 자다 깨다 반복합니다.

그러다가 요즘엔 술을 마셔도 잠이 오지 않습니다.

가끔 새벽 여섯시까지 깨어 있습니다.


머리를 쥐어싸면서 선잠에 들었다가 꺠었다 하는 일을 반복하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그렇게 우울할 수가 없습니다.

나가서 만날 사람도 없고 가끔 만나는 사람들도 지겨워서 보기가 싫습니다.


우울한 거 자체는 괜찮다고 쳐도

해야 할 일들을 미뤄두고 아무것도 안 합니다.

괜히 나가서 두시간씩 걸어다니다가 아무데나 눈에 띄는 카페에 들어갑니다.

할일을 들고 나가서 펼쳐놓기는 하지만

딱히 노는 것도 아니고 할일을 하는 것도 아닌 상태로

책상에 앉아 멍하니 시간만 때우다가 들어옵니다.

한달 동안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제가 문제인 건 알고 여기서 벗어나야 겠다는 걸 압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라는 조언을 구하려고 쓴 글은 아닙니다.

그냥 답답해서 쓰지 않고 어떻게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글을 써서 심사를 어지럽혀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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