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04 17:48
후배 야그.
초등학교 취학 전에 서울로 이사를 왔으니 서울 사람인 셈입니다. 성수동에 살고, 한양대학교를 졸업했죠. 둘 다 지하철 이호선이 닿고, 몇 정거장 안 됩니다. 졸업 후에서는 서울대로 대학원을 진학했어요. 그 뒤에는 신림역에 있는 어느 곳에선가 근무를 했죠. 10년 정도 이호선 인생입니다. 지금도 역시 신림역 근처에서 근무하고, 강남역에 있는 교회를 다니며, 성수동에 삽니다.
어느 날 이대앞에서 약속을 잡았어요. 시간이 됐는데 안 옵니다. 전화가 왔어요.
"언니, 신림에서 이대 가려면 서초동쪽으로 가는 거 타는 게 아니었어요? 거꾸로 탔나봐요."
말이 안 나옵니다. 저는 이호선을 그렇게 자주 타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학교도 지하철 없는+집에서 걸어가도 되는 곳 다녔고. 그래도 신촌이 서울 북서쪽, 강남은 남동쪽이라는 것 정도 배치는 할 줄 알아요.
덕분에 한 시간 넘게 기다렸어요. 서울 일주를 하고 온 거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강남역 교회에 갔다가 '그럼 강남역에서 한양대는 머니까 가까운 고대 앞에서 만나요.' 라든지...
보통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자신이 주로 다니녀야 하는 장소의 거리와 방향을 대충이나마 기억해 두죠. 얘는 그걸 안 하는 거예요.
거창하게 동 단위가 아니라 골목 단위가 돼도 늘 이렇게 조합을 안 하고 기억해 두니 길을 못 찾을 밖에요.
남이 해주니까 필요를 못 느끼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국밥을 쌀,물,고기,채소가 아니라 국밥으로 기억하는 게 남들보다 많이 힘든 건지는 알 수가 없어요. 제가 아는 건, 이런 식으로 피해 입힐 때마다 조각 케이크 하나씩 사 내라고 하니까 현저히 능력이 좋아졌다는 것뿐.
2011.02.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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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네요! 저도 도입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