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6 15:59
인터넷이 막 확장 보급되기 시작하던 어언 몇년 전 (정말 기억이 안 납니다)
개인게시판을 운영했었는데요 PC 통신 시절부터 동호회 활동을 좀 해서 정기적으로 찾아와 주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게시판엔 그냥 잡념잡담 일상다반사를 끄적여 놓았는데요
처음으로 악플...이라기엔 좀 뭣하고 악의적인 댓글을 받고 한동안 상심에 빠졌더랬습니다.
제가 쓴 글은, 홍대 앞 놀이터에 가면 쭉 좌판 늘어놓고 물건 파는 거 그게 재밌고 예뻐 보여서 해보고 싶다는 걸
주렁주렁 낭만적으로 써놨는데요
댓글인즉슨 누구님 지켜봐 왔는데 실망이다 유리구슬 안에 홍대도 넣어주고 좌판도 넣어줄 테니 거기서 예쁘게 잘 노시라는 내용이었는데
정말 귀끝까지 얼굴이 달아오르고 미친 듯이 창피하더군요
그땐 그게 창피해서 화가 난 건지도 몰랐지만 말이에요. 여하간 제대로 상처 받은 건 그게 틀리지 않은 말이었기 때문이겠죠.
뭐 놀이터 앞 좌판에 생활형 판매자들만 있는 건 아니지만
여하간 댓글을 단 사람이 제 어떤 점을 비웃고 있는 건지- 마음 깊은 곳에서 알겠더라구요.
유리구슬 안에서 좌판 차리고 잘 놀라는 냉정한 표현도 가슴이 아플 만큼 정곡을 제대로 찔렀구요
기왕이면 좀 상냥하게 가르쳐 주지 홱 내지르고 가버린 덕택에 무안하기도 했고 당시로선 꽤 충격이라
거의 울 정도였거나 아마도 울었을지도 모르지만;
길고 긴 시간 동안 되새기며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알려주는 좋은 기표가 되었어요.
전 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평가에 꽤 동의하는 편입니다.
이게 주눅이 잘 드는 사람들의 특징일지도 모르지만, 어떨 때에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제 자신에 대해 더 정확하고 가감 없는 정보를 주기도 하더군요.
쨌든 부정적인 코멘트를 듣는 걸 좀 두려워 하는 편이라 어디서나 가급적 몸을 사리는 편이긴 하지만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결정적인 한 마디들 기억하고 계신가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나를 화나고 상처 받게 하기 위해 한 말들이 나에게 어떤 약이 될 수도 있을까요.
아니 내가 그걸 약으로 쓸 수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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