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01 12:10
서울에서 태어났다.
나는...
하지만 부모님은 전라도人이다.
골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부터는 전라도에 사셨다.
아버지 어머니는 한마을에서 눈이 맞아 결혼을 하였다.
나는 전라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지역적 특색 뿐만 아니라 계급적으로도 나를 더욱 더 전라도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다.
기존 전라도 사람에 대한 편견이 있다.
똑똑하지만 배신을 잘하고 패거리 문화에 젖어 있다고 말이다.
그런 이야기를 내 고등학교 동창에게 들은 적이 있다.
자기 아버지는 절대로 전라도 사람과 일을 하지 않는 다는 말을 술자리에서 했다.
자신도 아버지 생각이 어느 정도 맞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갑자기 욱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동창생의 논리는 전라도 사람에 대한 편견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그 아버지의 고향은 충청도였다.
경험. 적은 표본에 의한 얇은 지식.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도 않고 시비걸 필요도 없었다. 그냥 흘러가는 술자리 가십거리였으니까...
하지만 나는 욱하는 마음에 하나하나 따지고 들었다.
그 동창생은 아마 그때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 전라도 놈 징그럽네....
나는...
그 날 부터 전라도 사람이 된 것이다.
나는 편견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편견이 없으면 판단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편견이란 대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둘은 분명히 모순되어 있는 생각이다.
내 머리로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는 판단을 해야 하고 그것은 보통 편견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나를 규정짓는 어떤 것에 대해서 그것은 편견이고 편견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전라도 사람이 된지 십년이 흐른 것 같다.
그 동창생은 전라도 광주에서 계약직 연구 교수를 하고 있다.
나는 묻고 싶다.
아직도 전라도 사람을 싫어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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