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을 계량화하려는 시도가 판치다보니, 별 게 다 나옵니다. 많은 회사에서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결과까지도 계량화하지요. 수리기사가 방문하고나면 전화해서 "얼마나" 만족하셨냐고 묻고, 그게 만점이 안나오면 수리기사를 쫀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수리기사들은 명백한 고객 과실이 분명한 수리건을 맡고서도 고객의 과실을 지적하지 못하고, 수리가 끝나고나면 "전화 올텐데 점수 잘 부탁한다"고 굽신거려야 하고... 다른 경우는 인터넷으로 문의가 들어올 경우 그 반응속도까지 보더군요. 고객이 글을 올리고나서 1시간 안에 무조건 답변하지 못하면 부서의 평가점수가 감점된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런 호들갑은 정말 심하게 떠는 회사도 있고, 그냥 무심한 회사도 있습니다. 대체로 대기업일수록 호들갑이 심하더군요. '호들갑'이라고 부르고 있으니 저 스스로도 너무 심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뜻이지만, 이게 익숙해지니 또 막상 그렇게 안해주면 '불친절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한 진보 언론 생각이 나네요. 예전에 그곳에서 발행하는 주간지를 받아보려고 정기구독을 신청했는데, 신청하면 주는 사은품이 있었어요. 근데 안오더군요. ㅡㅡ;; 상품 못받았다고 전화했는데 또 안왔어요. 그닥 좋은 건 아니었기에 그냥 말았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발행하는 신문의 경우, 최근에 한 연재물에서 내용상 오류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 사실 자체가 오류였으니 처음 그 글이 나왔을 때도 이미 틀린 내용이었지요. 연재는 이미 끝난 상황이었고요. 하지만 인터넷 판에는 계속 남아있으니 수정이 필요하다 싶어 신문사 이메일로 내용이 틀렸다고 보냈는데, "관련 부서에 전달하였습니다" 라는 답변 후로는 아무 반응도 없네요. 내용이 수정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미 끝난 건이고 작가도 수정을 원하지 않아 그대로 두겠다"는 답변도 없고요. 이건 또 은근 서운하더군요. 메이저 보수신문쪽에도 비슷한 걸 해보고 비교해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워낙 열심히 읽어야해서 그러긴 싫어요. ㅡㅡ;;

 

전에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뿌린 보도자료를 근거로 어느 신문에 기사화가 된 내용이 "지금 보면" 내용이 틀렸다며(즉 기사화 당시에는 맞는 이야기였으나 지금은 상황이 변했고, 인터넷판엔 그 정보가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 "수정하게 하라"는 민원을 접수하고 이걸 어떻게 해줘야하냐, 신문사에 전화해서 그 기사 수정하라고 하면 들어줄까? 하며 한참 고민했던 걸 생각하니... 제가 다니는 회사도 어지간히 호들갑인가봅니다. 내가 할 땐 피곤하고, 남이 안해주면 서운하고. 공정한 기준을 유지하기란 좀 많이 어려워요. ㅡㅡ 그냥 "이건 건이 달라!!" 라며 자기 위안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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