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30 15:27
버트 I. 고든의 [신들의 양식]은 허버트 조지 웰즈의 동명 소설의 각색물입니다. 충실한 각색은
아니고 소설의 1부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히치콕의 [새] 비슷한 호러 영화를 만들었어요. 여담이지만
고든이 65년에 만든 [거인들의 마을] 역시 웰즈의 같은 소설의 다른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취한 것입니다.
영화는 미식축구선수인 주인공 모건과 친구들이 외딴 섬으로 휴가를 가면서 시작됩니다. 그 중 한 명이
거대한 말벌에 쏘여 죽고 나서야 모건은 섬에 뭔가 수상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알고 봤더니
그 섬에 살며 농장을 운영하던 스키너 부부가 자기 땅에서 수상한 액체를 찾아냈는데, 그걸 먹은 동물들이
어마어마하게 커진 거랍니다. 친구의 시신을 본토로 보내고 다시 섬으로 돌아온 모건과 그의 친구 브라이언은
두 명의 과학자, 캠핑카로 여행 중인 커플, 스키너 부인과 함께 농장 집에 갇힌 채 거대한 쥐떼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이야기는 뻔하죠. 환경주의를 내세우면서 거대한 동물들이 인간들을 공격하는 스펙터클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배우나 이야기가 아니라 스펙터클을 만들어내는 특수효과입니다.
대부분 전통적이에요. 실제 쥐들을 모형 세트에 놓고 찍고, 왜곡된 원근법으로 착시현상을 유발하고,
클로즈업 장면에서는 쥐 모형을 쓰지요. 대부분 그럴싸한데, 광학합성으로 덧붙인 말벌은
좀 약해보입니다.
여기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쥐들입니다. 아무래도 이 사람들은 거대한 쥐들과 사람들의 싸움을
연출하면서 실제로 그 쥐들을 쏘거나 익사시켜 죽인 것처럼 보이니까요. 그래서 조사를 해봤는데,
쥐가 총에 맞는 장면에서는 펠렛 건 pellet gun을 쓴 모양이고 쥐들이 물에 빠지는 장면에서는
아무래도 진짜로 익사시켜 죽인 것 같습니다. 쥐들이 우리의 동물보호 감수성의 영역에 속해있지 않다는 건 아는데, 그래도
보는 내내 신경쓰이더군요.
(14/01/30)
★★
기타등등
파멜라 프랭클린의 마지막 영화입니다. 이후로는 텔레비전 일만 하다가 곧 그것도 그만두었지요.
감독: Bert I. Gordon, 출연: Marjoe Gortner, Pamela Franklin, Ralph Meeker, Jon Cypher, Ida Lupino, John McLiam, Belinda Balaski, Tom Stovall, 다른 제목: Woman in the Moon
IMDb http://www.imdb.com/title/tt007454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3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