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호들의 지역주의

2011.03.28 12:04

marian 조회 수:3663

지역주의는 지역만을 내세울 때 보기 흉해집니다. 지역이라는 가치를 더 중요한 가치들보다 앞에 내세울 때 '토호'니 '촌로'니 하는 경멸적 수식어가 붙습니다. '광주'가 강렬한 정치적 용어가 되는 것은 80년의 일이 지역적 차원의 사건에 그치지 않고 민주주의, 자유, 인권 같은 더 보편적인 차원을 환기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 보편적 차원에서 뒤로 후퇴해 지역의 이익과 자존심을 내세우면 더 이상 '광주'는 우리가 아는 '광주'가 아니라 '부산'이나 '대구'와 다를 바 없게 됩니다. 한 계단만 내려오면, 그렇게들 미워하는 영남 '패권주의'와 언뜻 봐서는 구분할 수 없게 된다는 말입니다. 호남 '민중'이나 영남 '놈들'이나 정치 의식의 차원에서는 별다를 바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들을 구분하는 것은 상징 언어의 차원에서 바라볼 때 뿐입니다. 그걸 역사적 정당성의 차원이라고 할 수도 있고 정의나 자유 같은 관념의 차원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여기서 한 걸음 물러나 죽은 자들의 자리를 참칭하면서 " '우리'를 욕하면 '우리'는 가만 있지 않아!"라는 토호들의 자존심을 내세울 때 그 '우리'를 우리가 주목해줄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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