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작이구요. 런닝타임은 조금 길어서 2시간 21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이게 사실 좀 스포일러스런 짤입니다? ㅋㅋ 최소한 영화를 본 사람들에겐 그렇게 보입니다.)



 - 옛날 옛적에 고드윈 벡스터라는 과학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얼굴 생김새부터 기괴하기 짝이 없는 이 양반은 그보다도 훨씬 더 기괴한 성품의 소유자로서, 성인의 몸에 아기의 지능과 사고를 지닌 벨라라는 여성을 키우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벨라라는 여성은 아무리 봐도 고드윈의 어떤 실험의 결과물임이 분명하구요. 그러다 맥스라는 이름의 조수를 들여서 벨라를 관찰을 시키고... 이렇게 셋이서 참 기괴하고 우스운 일상을 영위해나가다 말이죠. 조금씩 똑똑해지고 이것저것 바라고 원하기 시작한 벨라를 감당하기 힘들어지니 맥스를 아예 벨라와 결혼을 시켜서 더욱 더 안전하게 그녀를 집안에 붙들어 놓으려고 합니다만. 그때 나타나 벨라에게 매력을 느낀 바람둥이 변호사 아저씨가 너에게 바깥 세상 탐험을 시켜주겠노라며 유혹을 하는데...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보다보면 이 고드윈 아저씨의 과거지사가 참말로 기가 막힙니다. ㅋㅋㅋ 어찌보면 벨라보다 더 빡세게 산 아저씨에요.)



 - 시각적으로 참 강렬한 영화입니다. 흑백 화면에다가 광각 렌즈로 찍어낸 흔치 않은 그림들이 쭉 이어지고요. 돈 좀 들였겠구나 싶은 호사스런 세트들에다가 먼 배경은 cg로 처리해서 합쳐 놓은 듯 한데 그걸 작정하고 비현실적으로 튀는 원색으로 도배해놔서 초현실적인 그림을 보는 듯한 풍경들도 참 자주 나오구요. 그동안 제가 본 란티모스 영화들은 이야기 설정은 되게 비현실적이어도 배경 자체는 현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이야기는 설정부터 SF이다 보니 배경이나 소품들도 괴상한 게 많이 나오거든요. 근데 그런 괴상한 것들이 다 참 강렬하게도 생겨 먹었습니다. ㅋㅋㅋ 여기에다가 벨라가 영화 내내 보여주는 패션쇼들을 생각하면 정말 시각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과잉에 가깝도록 풍성한 볼거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감독님의 괴상한 취향이 어느 정도 입맛에 맞아야 하겠지만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이렇게 렌즈와 아날로그 촬영술을 활용한 희한한 장면들도 많이 나오고)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이런 식으로 cg를 잔뜩 활용한 독특한 분위기의 장면들도 많이 나오구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이런 괴상한 소품(?)들을 활용한 장면들도 계속 나오고... 암튼 최소한 시각적으론 쉴 틈 없이 재미난 영화입니다.)



 - 원작 소설이 있다는데 영화의 각본과는 많이 다르다... 라고만 들었으니 대충 스킵하구요.

 이야기는... 음. 이걸 뭐라 해야 하나. 란티모스의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 좀 당혹스러울 정도로 정통적이고 심지어 건전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설정 자체가 괴악해서 그렇지 (특히 벨라의 정체 같은 거...;) 이야기는 정말 참으로 건전해요. 착취 당하고 탄압 당하던 한 여인의 각성과 성장을 아주 정통적이다 싶을 정도로 그려내는 이야기이구요. 엔딩도 이 감독님 영화치곤 너무나도... 그렇지 않습니까? ㅋㅋ 이 분 취향의 블랙 코미디가 흥건하게 뿌려져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이야기 자체는 정말로 정통적이면서 또 건전합니다. 


 아마도 여기에서 살짝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더라구요. 그동안 이 양반이 보여줬던 삐딱하고 난감한 정서들과는 좀 거리가 있다고 느꼈어요. 다시 한 번, 참으로 삐딱하고 난감한 취향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참 많긴 합니다만. 이야기의 뼈대만 놓고 보면 그랬다는 얘기.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인간은 모름지기 배워야 산다!!! 라는 참으로 건전한 교훈이 영화 내내...)



 - 엠마 스톤의 연기와 수상이 많이 화제가 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구경하기 즐거웠던 건 마크 러팔로의 바람둥이 변호사 캐릭터였습니다. 제가 꽤 오랫동안 이 분 연기를 우울하고 가라앉은 것들만 봐서 그런지 참 흥겨운 느낌이더라구요. ㅋㅋㅋ 특수 분장의 덕도 봤지만 사실 특수 분장 없어도 큰 차이 없었겠다 싶을 정도로 비주얼부터 최적으로 캐스팅 된 윌렘 데포 아저씨도 좋았구요. 막판에 등장하는 젊은이 배우 두 분은... 말을 않겠습니다만. 어쨌든 큰 웃음 주시더라구요. ㅋㅋㅋㅋ 특히 마가렛 퀄리는 아마 이게 앞으로 이 분 필모 중 가장 하찮은 역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하찮지만 기억에 남을 역이라서 그냥 즐거웠습니다.

 아. 물론 엠마 스톤은 아주 잘 했어요. 초반의 좀 서커스스런 연기부터 마지막의 정극 스타일 연기까지 다 좋았습니다. 근데 저는 자꾸 다른 캐릭터들에게 눈이 가더라구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러팔로의 신명나는 찐따 연기가 참으로 흥겨웠습니다. ㅋㅋㅋㅋ)



 - 뭐 워낙 화제작이었으니 제가 더 길게 말할 건 없을 것 같고. 

 시각적으로는 지금껏 나온 란티모스 영화들 중 가장, 아주 작정하고 화려하고 튀게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느낌이었구요. 반면에 이야기 측면에선 좀 당황스러울 정도로 정통적인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기도 했네요.

 이 양반 특유의 괴상한 상상력이 모자란 건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그 '정통스러움' 때문에 제겐 솔직히 그렇게 큰 감흥이 남진 않았어요. 제겐 이야기보다 이미지들이 더 강렬하게 남는 영화였구요, 어쨌든 즐겁게 잘 봤습니다. 고마워요 디즈니 플러스. ㅋㅋㅋ




 + 내일인가 모레인가에는 '오멘' 프리퀄이 올라옵니다. 장하다 디즈니 플러스!!!



 ++ 사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마크 러팔로가 에그 타르트를 먹는 장면이었습니다. 한 입에 쏙 넣어야 하는 거였군요. 당장 에그 타르트를 먹고 싶어져서 배달앱을 켰지만 늦은 시각이라 맛있는 걸 파는 집은 이미 다 문을 닫았고... ㅠㅜ



 +++ 근데 아무리 정통 드라마라고 해도 엔드 크레딧에 흘러나오던 감동적인 음악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아니 영화 내내 나오던 음악은 이런 게 아니었잖아!!! ㅋ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래서 벨라는 변호사 아저씨의 유혹을 받아들이고 집을 떠납니다. "아니 나랑 결혼한다면서요!!?" 라며 붙드는 맥스에게 클로로포름 어택을 날리고, 직후에 마주친 고드윈 아저씨는 의외로 벨라를 비상금까지 챙겨줘 가며 순순히 보내줘요. 참으로 변태스러운 과학자 캐릭터지만 벨라를 자식처럼 여기는 마음은 진심이었던 것...


 그래서 벨라는 변호사 아저씨와 배를 타고 세계를 유람하며 많은 체험을 합니다. 대충 유흥도 즐기다가, 배에서 만난 지식인들에게서 좌파스런 개념도 습득하구요. 급기야는 그리스의 가난한 사람들을 보고 변호사 아저씨의 전재산을 기부해버리고 (실은 돈 전달을 맡긴 선원들이 다 해먹었...) 빈털털이가 되어 파리에서 배에서 쫓겨나죠. 그리고 주머니 속의 돈이 다 떨어지자 갑자기 초무능 징징이가 된 변호사를 떠안고서 돈을 벌기 위해 매음굴에서 성매매를 시작합니다만. 애초에 보통 사람이 아닌 벨라이다 보니 이것도 흥미진진한 새로운 체험 같은 걸로 받아들이네요. 


 그렇게 번 돈으로 변호사에게 맛난 프랑스 빵을 사다 주지만 벨라가 그 돈을 번 방법을 알게 된 변호사 아저씨는 "나를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여성으로서 최악의 짓을!!!" 이라며 분노하구요. 벨라는 무심한 듯 시크하게 고드윈의 비상금을 꺼내 주며 "너랑은 여기까진갑네. 이 돈으로 표를 사서 돌아가렴." 하고선 매음굴로 돌아가 각계각층의 다양한 남성들을 만나고 뭔가 막 탐구하고 그럽니다. (솔직히 이 파트에선 옛날 유럽 영화 생각들 나서 살짝 별로였습니다. 좌파적 대사를 깔면서 누드와 섹스를 화끈하게 보여주면 파격 예술이 되던 그 시절...;)


 그러는 동안에 영국에 남아 있던 고드윈과 맥스는 새로운 여자애를 구해다가 벨라처럼 만들어서 실험을 하지만 얘는 벨라처럼 금방 성장하지를 못하네요. 그리고 고드윈은 암에 걸려서 곧 세상 떠날 상황이 되고. 맥스는 영국으로 돌아간 변호사를 만나 벨라가 머무는 곳을 알아내서 고드윈 소식을 전하고 집으로 소환을 해요.


 돌아간 벨라는 자신을 속이고 (깜빡했네요. 벨라는 임신한 채로 투신 자살한 여인의 시체를 고드윈이 건져서, 숨이 붙어 있던 뱃속 아기의 뇌를 엄마의 머리에 이식한 실험체였습니다.) 가두고 관찰했던 고드윈의 행각과, 그것을 도왔던 맥스의 행동을 비난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붙은 정을 외면하지는 않고 맥스와 결혼을 결심해요. 그러고 결혼식장에 가는데...


 변호사 아저씨가 벨라의 본체(?) 남편을 데리고 결혼식장에 나타납니다. 이 여자는 제 아냅니다! 가 시전되고, 벨라는 또 새로운 상황에 대한 호기심에 끌려 그 남편을 따라가는데요. 무슨 장군인가 그렇다는 이 군인 아저씨는 완전 밥맛 없는 새디스트에 파시스트, 계급 주의자에 성차별 주의자 등등 세상 나쁜 걸 몽땅 다 합쳐 놓은 듯한 인간이었어요. 그리고 이 인간과의 대화를 통해 벨라는 자신의 본체 역시 이 장군과 비슷한 말종 인간이었고. 심지어 임신을 한 후 뱃속 아기를 증오했다는 걸 알게 되죠. 그 뱃속 아기란 게 지금의 자기 자신이니 참으로 난감한 상황...


 하지만 어쨌든 흔들리지 않는 굳은 심지의 벨라는 대충 들을 거 다 듣고, 남편이란 작자의 상태도 다 파악했으니 "난 너의 영역도 물건도 아니니 여길 떠나겠다" 고 선언합니다만. 남편은 다짜고짜 총을 들이대며 위협해서 클로로포름이 든 술을 먹이려 하구요. 벨라는 그 술을 남편 얼굴에 끼얹어 버리고 몸싸움을 벌이다 남편이 자기 발에 총을 쏩니다. 그러자 맥스를 불러서 이 작자를 치료하겠다며 자기 집으로 데려가는 벨라... 구요.


 고드윈은 집으로 돌아온 벨라를 끌어안고 침대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나고. 벨라는 데려온 남편의 머리에 염소의 뇌를 이식해서(...) 애완 동물로 키우며, 프랑스에서 절친이 된 다른 성매매 여성도 부르고, 자기 대타였던 마가렛 퀄리도 데리고서 맥스와 함께 폼나고 행복하게 잘 삽니다. 앞으로는 열심히 공부해서 의사가 될 거라네요. 대략 이런 엔딩이에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08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67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800
126359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보고(스포있음) 상수 2024.06.02 357
126358 민희진 방탄소년단 저스틴 비버 catgotmy 2024.06.02 241
126357 [왓챠바낭] 어제 본 영화의 리메이크, '리빙: 어떤 인생'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6.02 238
126356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1] catgotmy 2024.06.01 145
126355 퓨리오사 & 극장 박스 오피스.. [11] theforce 2024.06.01 493
126354 퓨리오사 극장에서 보실 분들은 서두르셔야... [4] LadyBird 2024.06.01 508
126353 프레임드 #813 [4] Lunagazer 2024.06.01 61
126352 12년 전 여름 펩시 광고 daviddain 2024.06.01 118
126351 민희진이 잘될 수 있는 방법 [1] catgotmy 2024.06.01 316
126350 일본의 역사 왜곡 방식 [1] catgotmy 2024.06.01 169
126349 하이브의 민희진 해임 의결권 가처분 금지 인용 판결 소감 [8] Sonny 2024.06.01 594
126348 하이브의 민희진 해임 의결권 가처분 금지 인용 판결 소감 (2) Sonny 2024.06.01 204
126347 하이브의 민희진 해임 의결권 가처분 금지 인용 판결 소감 (3) [1] Sonny 2024.06.01 258
126346 넷플릭스 신작 고지라 - 마이너스 원 [3] 상수 2024.06.01 242
126345 [애플티비] 착한 사람들만 나오는 영드라니!!! ‘트라잉’ [5] 쏘맥 2024.05.31 210
126344 [KBS1 독립영화관] 홈리스 [5] underground 2024.05.31 214
126343 [왓챠바낭] '이키루'를 다시 봤어요 [10] 로이배티 2024.05.31 248
126342 (바낭)듀게에 들어오면 노출되는 광고, 구독서비스들 [12] Lunagazer 2024.05.31 309
126341 프레임드 #812 [4] Lunagazer 2024.05.31 50
126340 에미넴 신곡 Houdini [Official Music Video] daviddain 2024.05.31 11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