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3 04:50
'반전'이라 이름 붙인 게 좀 거창해 보이긴 하지만,
듀게님들은 살면서
생각지 못한 일들로 놀라거나, 웃음이 나왔던 적 있으신가요?
전 큰 일은 아니고,
작년 여름 쯤 있었던, 아버지와의 대화를 그런 반전의 순간으로 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저희 아버지는 평소 어느 누가 보아도 '애처가'라 할 정도로 어머니께 헌신적이신데,
긴말 필요없이 그냥 딱 봐도 아버지가 어머니를 정말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예요.
그런데 당시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소한 문제로 말다툼을 하셨고,
아버지가 술한잔 하시러 나가시겠다 하셔서 따라나가게 됐습니다.
치킨과 맥주를 시키고 아버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어쩌다 '결혼'이라는 주제로 대화가 흘러갔죠.
나: 그래도 오늘 다투시긴 했지만, 아버진 엄마 정말 많이 좋아하잖아요. 엄마 없인 못살면서.
아버지: ...(치킨만 뜯고 계심)
나: 아버지는 만약 다시 태어나도 엄마랑 결혼할꺼죠?
아버지: 아니. (헐.. 우리 아버지가... 1차 반전)
나: 헠ㅋㅋㅋㅋㅋ 왜요? 그럼 누구랑 결혼하시게요.
아버지: 결혼안해. 나혼자 살거야.
나: ...!!!( 뒤로 넘어감)
요즘도 가끔씩 떠오르는 이 대화는
평소 어머니께 하는 아버지의 행동을 잘 아는 저로서는
너무 큰 반전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뭐 부탁하시면,
1초도 안 되서 "네~"
하시는 아버진데..
뭔가 살짝 무섭기도 해요 ㅋㅋㅋ
여러분은 어떤 '반전'을 갖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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