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를 다 읽었는데 말이죠.

2024.04.15 10:47

애니하우 조회 수:670

듀게에서 (영화처럼님) 소개를 받고 삼체 전 3권을 리디에서 구입한 후 보름가량을 달렸습니다.

읽다가 한숨을 쉬며 들고 있던 아이패드를 놓는 일이 자주 발생했어요.


스케일이 너무 크고요.

그러면서도 구조가 튼튼합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물리학 설명은 소리를 내서 읽어보고 그냥 넘겼고요.

상상도 하지 못하게 이야기가 전개될 때는

감탄을 하거나 경악하면서 패드를 팽개치다시피 했네요.


옆에서 보던 사람은 쟤 왜 저래 하면서 쳐다보더라고요, 며칠을.


1권 삼체 문제는 넷플릭스 삼체 시즌 1에 거의 커버 되었고요.

거기에 이미 앞으로의 전개를 위한 씨앗이 촘촘이 박혀 있더라구요, 다 읽고나니.


2권 암흑의 숲은 개인적으로 볼때 구조가 제일 완벽한 이야기였고요.

중간에 나오는 여성묘사가 굉장히 보수적인 전개가 있었지만 제게는 그냥 넘어갈 정도였고

그래도 마지막에 생각하지도 못한 결론을 던지며 마무리해서 놀랐습니다.


3권 사신의 영생은 음...

이런 이야기는 정말 살다살다 처음본다라는 말만 계속 반복하면서 읽었어요.


읽고나서 뒷마당에 나가 잡초도 뽑고, 하늘도 보고 분수도 어루만지면서 나는야 지구에 살리라~~ 읊조렸다는 것은 안 비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로 나갔던 사람들은 이 세계가 좁고 답답하겠구나 이해도 되고요.


부작용은 다른 문제들이 다른 드라마들이 하찮게?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쫌스럽게 느껴진다는 거요.

제 상상의 스케일이 류츠신의 도움을 받아 정말 우주 끝까지 뻗어가는 경험을 해보았다 싶네요.

류츠신이 골수 공산당이라던데 (현재 권력에 충성한다기 보다는 사회주의 사상에 투철한?) 그렇게 보면 이야기 전개가 이해되는 부분이 꽤 있어요. 리더, 남자 어른,원칙 같은 걸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는, 일견 방만한 1,2,3권을 정말 빼어나게 다듬어

매끈하게 뽑아냈네요. 책을 다 읽었는데도 시리즈에 대한 평가 점수가 줄어들지 않았어요, 제게는요.


여러분도 현실을 잊고 싶을 때 읽어보세요.

저는 워낙 SF 좋아해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읽고는 천문학의 꿈을 꾼적도 있는데

그런 기쁨 그런 압도됨의 감정을 또 가져다 준 책이 삼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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