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02 14:15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실제 성격을 공개했다.
봉준호 감독(45)은 7월29일 방송된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출연해
"난 변태같은 사람이다. 원래 변태들이 생각이 많다. 사회성이 좋으면 결핍이 없어 생각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운을 뗐다.
봉준호 감독은 "근데 나처럼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친구가 적은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동안
한 문제나 공간을 변태적으로 관찰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생각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변태성은 곧 창의성을 뜻하는 거라 생각한다. 변태는 내게 곧 창의적인 사람을 뜻하는 단어다.
변태들이 좀 다르다.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을 한다. 옷장에 채찍이 있는 변태는 아니다. 머릿속에만 있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주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살인을 직접 해보고 '살인의 추억'을 찍은 건 아니다.
경험의 폭에는 누구나 한계가 있다. 마치 경험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영화의 의무라 평상시 혼자 있을 때 상상을 많이 한다.
독서는 즐기지 않지만 시각적으로 서술된 영화나 만화, 사진을 많이 보는 편이다.
그런 것들에서 주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고 영감의 원천에 대해 설명했다.
변태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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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2 15:26
정성일
어두운 이야기를 했으니 밝은 이야기를 조금하자면, 봉준호 감독 영화에서는 인물들이 매우 흥미롭고 이야기가 재미있으니까 과도하게 그것만 거론되고 있는데 봉준호 감독 입장에서는 억울하게도 감독이 만든 이미지에대한 이야기가 잘 안되고 있다는 느낌이 있어요. <마더>에서 춤추는 장면을 제외하고는요. 그런데 <설국열차>를 찍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설국열차'니까 눈속을 계속 갈 거고 눈이 계속 오겠지요. 근데 아쉬워요. 봉준호 감독 영화에서 제가 항상 생각했던 이미지는 비가 내린다는 것이었어요. 일본영화를 보면서 제가 부러운 순간 중 하나는 구로사와가 비를 찍는 순간입니다. 봉준호 감독 영화에서 비를 볼 때 아름답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가 다른 영화와 다른 것은 항상 일관되게 비극이거나 불길하거나 슬픈 느낌과 연결돼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비는 다 만든 비, (현장에서 효과팀에서) 뿌린 비잖아요?
봉준호
그럼요.
정성일
비가 그 순간에 필요했다는 뜻이고 그걸로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다는 건데, 그 장면이 항상 성공적이었고, 비가 내린다,는 동사의 느낌으로 만들어지는 화면 안에서 어떤 이미지를 환기시킨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봉준호
글쎄요. 저는 인물이 달리는 것을 되게 좋아하고요. 카메라가 움직일 때, 카메라가 전진하거나 후진 할때,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님이 팬을 말씀하셨다고 했는데 그건 잘 인식을 못했고요. 카메라가 트래킹할 때 카메라의 삼차원적인 위치가 바뀔 때 이상한 흥분을 느끼는 체질이고요. 류성희 감독이 늘 했던 말이고 저도 느낀 것인데, 좁고 긴 이미지 공간을 무척 좋아해요. <마더>에서도 아정이 숨었던 집과 집 사이 어두운 골목 있잖아요. 돌멩이가 날아오는 그곳. <살인의 추억>의 터널이나 농수로라든가 <괴물>의 하수구라든가. 동굴 또는 여자의 질. 그런 어둡고 긴 공간. 그런 거 찍을 때 되게 좋고요. 그러니 제가 <설국열차>를 찍을 생각을 하니 얼마나 흥분이 되겠습니까. 공간 전체가 완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동굴인데 동굴을 돌파하는 영화지요. 그 금속 동굴을. 근데 그 동굴이 계속 휘어지고 꺽이고 하는 거지요. 미치겠는 거지요. 성적 흥분에 미칠 것 같아요. 기차가 밖에서 보면 남자의 성기고요, 안에서 보면 여자의 성기예요. 밖에 있으면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처럼 터널이 질이고 기차가 남근이 되는데 들어가 있으면 기차 안이 또 질이란 말이에요. 두 주인공이 거기를 막 돌파하는, 프로이트 책에서 보면 긴 복도나 그런 데를 질주하는 건 다 그런거라고 하잖아요. 시나리오를 읽고 실제로 성욕을 느꼈다는 그런 코멘트도 있었거든요. 기차 속을 질주하는. 그래서 너무 흥분이 된다는 거지요.
허문영
막을 계속 뚫고!
봉준호
그렇지요. 문을 계속 열고! 이런 거 얘기하면 류성희 미술감독이 그만 좀 하세요. 해요. 류 감독이 옛날부터 계속 지적했었어요. 왜 그렇게 좁고 긴 공간을 좋아하냐고요. <플란다스의 개>에서도 임상수 감독이 출연해서 이성재와 화장실에서 대화 하잖아요. 그때 음침한 이야기를 하잖아요. 돈 얼마주면 할 수 있고, 남궁 아무개가 돈을 먹였다더라. 거기가 좁고 긴 화장실이거든요. 그 화장실 찾는 데 오래 걸렸어요. 연출부들에게 폭이 좁고 한 방향으로 긴 화장실을 찾아오라고 했거든요. 트래킹 말씀드렸는데 트래킹에 임상수 감독하고 이성재하고 같이 태우고 주욱 밀었거든요. 긴 화장실 방향으로 느릿하게 이동하는데 그때도 흥분했던 기억이 나네요. 한참 찾다가 영등포에 있는 한 건물에서 찾았거든요. <살인의 추억>의 배수로, 터널. <괴물>의 하수구. 그런 이미지가 좋은 것 같아요. <마더>에서는 그런 게 나올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제가 임의적으로 만든 것 같아요. 아정이가 숨었던 골목, 거기서 돌멩이가 휙 날아오잖아요. 그걸 되받아서 던지고. 그리고 거기서 아정이가 죽고. 모든 비밀을 품은 곳이죠. 실제 생활에서도 그런 공간을 보면 흥분되고 들어가보게 돼요. 그러니까 <설국열차>는 두 시간내내 흥분되는 거지요. 저는 정말 그 기차때문에 그 만화를 집어든 거예요. 사람들은 오해하더라고요. 인터넷에 보면 <설국열차>에 계층과 계급이 나눠져 있고, 신분사회의 뭐, 뭐 그러는데, 저는 기차라는 공간이 주는 흥분 때문에 원초적으로 끌렸던 거거든요. 주인공은 그 공간을 관통해내야 하는거고 그것떄문에 오는 계속적인 물리적인 충격이 있는 거고, 완전히 흥분되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