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5 13:40
영화는 좋았습니다. 생각보다 차분하게 요리사와 요리전문가 커플의 일상을
따라가는 느낌이 있었고요. 대부분의 영화라면 영화의 하일라이트로 삼았어야 할 유라시아 왕자가 포트푀를
맛보고 감동먹어서 찬탄하는 장면 대신 요리 커플의 일상적인 대화가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도 적절했습니다.
영화 속 음식들은 그럴 듯 하기도 하고 별로 기도 했는데요. 문제의 포트푀는 제가 골수를 맛보고 “잘 모르겠어요”하는 10살 소녀의 입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맛나 보이지는 않았고요. 영화의 첫 만찬을 장식하는 가자미나 송아지 고기 요리도 제 취향은 아니어 보였습니다. 이걸 만드는 과정이 감탄을 자아내기는 했지만요. 게다가 우물물 길어와서 석탄으로 때는 화덕에서 요리를 한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되게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기는 했네요.
영화의 두번째 코스라고 할 수 있는 단 한 사람 만을 위한 만찬의 완두콩 스프와 굴은 좀 더 당기기는 했으나, 제가 서양배를 싫어해서 이 만찬의 하일라이트인 디저트가 별로 맛있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첫번째 만찬의 디저트였던 오믈렛 노르웨이엔느 혹은 좀 더 친근한 이름인 베이크드 알래스카가 먹고 싶어지기는 하네요. 그러나 증류주를 붓고 불을 붙여서 불쑈를 하는 머랭으로 감싼 아이스크림 케잌은 찾아보니 또다시 서울 지역은 없습니다;;;; 대구에 가면 있다는데 이걸 먹으러 거기 갈 일은 아닌 듯 하고요. 가을에 가족 만나러 호주 가면 거기서 방법을 찾아보려고요.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이 ‘나이 40이 되기 전에 미식가가 될 수 없어’라고 한 말이 귀에 남는데요. 미각 천재 10세 소녀가 등장하긴 하지만, 주인공 말처럼 요리란 것이 문화와 역사가 담긴 결과물이라서 이걸 이해하기 전에는 음식맛을 안다고 하기 어려운 게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의 주제와 어울리게 이제 육십세가 된 줄리엣 비노슈의 미모가 정말 빛났습니다. 창창한 이십대일때부터 당연히 엄청난 아름다움의 소유자였지만, 나이가 든 지금은 겉모습이 아니라 사람 내부에서부터 빛이 나는 느낌이었습니다.
2024.06.25 13:45
2024.06.25 16:56
요리와 사랑과 평생을 바친 열정이라는 게 정말 조화롭게 잘 엮여있더군요. 두 주연배우는 같이 아이도 낳고 사실혼 관계였다가 헤어진지 20년 됐는데 작중에서의 설정과 비교하면 재밌네요.
2024.06.25 21:40
포트푀에 대해 쓰신 글을 보면서 저는 우리 곰탕이 자꾸 떠오르네요. 여러 시간 끓이며 기름을 걷는다는 것도 그렇고. 곰탕에 잔파 같은 거 넣는 것처럼 양파 소스가 필요한 걸까요.ㅎ
줄리엣 비노쉬는 데뷔 이후 쉼 없이 활동한 거 같아요. 찍은 영화도 많고 배우로서 욕심 낼만한 역할도 다양하게 하고. 무용까지. 정열과 부지런함이 느껴집니다.
2024.06.25 23:23
요리란 것이 문화와 역사가 담긴 결과물이라 연륜이 쌓여야... 가 맞긴 한데 나이는 먹었지만 여전히 남의 문화와 역사에 문외한인 저에겐... (쿨럭;)
이 글을 읽으니 저번에 적어주신 글 때문에 알게 된 칠리 핫초코 생각이 다시 나네요. 이걸 사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ㅋㅋ 겨울용 음료라는 얘기가 있으니 반년 더 숙성시켜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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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굿즈인 유명 레스토랑 레시피 카드는 잘 받았으나 레스토랑 식사권 경품 당첨은 당근 실패했습니다. 레시피에 따르면 포트푀를 만들기 위해서 쇠고기를 3시간을 끓이면서 기름을 걷어내고, 본 스프 외에 별도의 양파 소스를 장만하고 등등 제가 만드는건 절대 불가능한 메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