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게 뭘까요. 화가 나서.

2011.07.15 01:35

화양적 조회 수:6071

어제 아파트에서 첫 친구가 생겼어요. 아기들 생일도 엇비슷하고(보름 차이) 이사온 시기도 비슷해서 (하루 차이) 집에서 이야길 나누었는데요.

집안 집기 이것저것을 가늠하며 오븐과 밥솥은 자기것과 똑같고 tv는 안샀냐 이런 이야기로 저를 당혹시켰지만

그냥 티안내고 애기 얘기나 계속 했는데요.

나이얘기가 나왔는데 저랑 동갑이더라고요. 깜짝 놀라더니 저보고 엄청 늙어보인다고  어쩌다 그렇게 됐냐고. 고생 많이 하셨냐고. 민증을 봐야 믿겠다고..

 

뭐 그런 식으로 말을 하더군요. 정말 아무런 악의 없이 저런 이야기를 막 웃으면서 해서... 애들은 코 앞에서 뽈뽈뽈 기어다니고 있고...

전 너무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낼 상황도 아니고 해서 그냥 벙쩌서 막 웃었어요 ;;

전 그 분한테 좋은 얘기만 했거든요. 커피를 달게 드신다기에, 어쩌면 단 것 먹어도 그리 말랐냐 참 부럽다.

아기가 그 분에게 엉기기에, 아이들도 미인을 좋아한다.

뭐 이런 식으로요.

근데 어떻게 저런 말을 ;;;

 

제가 정말 잘못 살았나 막 이런 생각이 들면서...

외모와 지성이 고루 청순한 분이셨거든요. 그런 분들은 거짓을 말하지 않잖아요. ;; 저 진짜 확 늙은 걸까요?

진짜 순수한 게 뭘까요. 막판엔 저보고 왜 말을 자꾸 높이냐면서 동갑인데 말 놓으라고 불편하다고 막 그러는데.

만난 지 한 시간도 안됐는데 무슨 말을 놔요.

아파트 생활이 처음이고 너무 심심해서 빨리 친구를 만들고 싶었는데

너무 어리석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사람들과 거리를 둬야할듯 싶어요. 소중한 교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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