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에 따라 저두 가방 얘기

2010.11.19 12:11

august 조회 수:1944

아는 언니 중에 큰 가방에 늘 책 몇권과 며칠치 신문을 잔뜩 넣어갖고 다니는 언니가 있었어요.

그 무렵에 저도 신문에 집착했습니다만 그 언니는 못 읽은 신문이 있으면 며칠 들고 다니며 읽을 정도로 신문에 집착했지요=ㅂ=


암튼 그 언니가 어느 날은 조그만 검정색 핸드백을 들고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언니 오늘 무슨 일 있어요? 하고 물어보니 자기 오늘부터 화장도 하고 가방도 작고 여성적인 걸 들고 여자답게 하고 다니겠다는 겁니다. (여자다운 게 뭔가 하는 문제는 익스큐즈하도록 하죠^^;)


그날과 그 다음 날은 그 모습 그대로 여성적으로 하고 다녔는데

그 다음 날은 손에 신문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가방이 작아서 신문이 안 들어가는데 그날 신문을 못 읽은 거죠.

그 다음 날도 손에 신문을 들었을 뿐더러 가방이 어쩐지 불룩했습니다.

잘 넣어보니 단행본이 한권 들어가더래요.

그 다음 날은 손에 불룩한 가방과 손에는 신문에 책이 한권 더;; 


그 후로 일주일 정도 불룩한 가방과 손에 신문과 책 한두권을 더 들고 쩔쩔매고 다녔는데

2주일이 못되는 실험기간을 거친 후 그냥 다시 큰 가방으로 돌아갔습니다=ㅂ=


실은 저도 종종 나도 여성적으로 하고 다녀야 해! 하는 바람이 불어서 동생 가방을 빌려서 그렇게 하고 다닌 적이 있는데 =ㅂ=;; 

작은 핸드백 어깨에 걸고 손에 책 한두권 들고 다니는 걸 여대생 포즈라고도 하던데 그거 의외로 무지 힘들더라구요;; 

거추장스럽고 전철에서 책 보기도 힘들고 어쩌다가 우산 등등 짐이라도 하나 더 생기는 날에는 OTL


정장 안 입고 다니는 직장이라 다행이에요=ㅂ= 



+

언니는 역시나 신문과 책이 잘 어울리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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