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과장님

1. A과장이 퇴근하기 십분전에 사업 '뫄뫄'을 던져줍니다. 확인해보니까 전혀, 네버, 절대 효과가 없을 일이었습니다. 효과 없을 텐데 괜찮겠냐고 확인했습니다. 괜찮답니다. 하기만 하면 된답니다. 급하니까 빨리  하랍니다. 니가 퇴근하기 십분 전에 줘놓고 퇴근전까지 하라는 건 어느나라 상도덕입니까.

2. 일주일 후 A과장이 '왜 뫄뫄 사업에 효과가 없냐고 성질을 부립니다. 사실 비속어로 묘사할 수준이었습니다. @^@#$%#$야, 내가 효과 없을 거라고 했잖아.라고 같이 XX를 하고 싶었지만 다시 설명했습니다. "뫄뫄 사업은 알파와 오메가때문에 안되는 거"며 "사업 시작하기 전에 분명히 설명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퇴근시간 삼십분 전이었습니다.

3. 한 시간 동안 설명해도 들리는 말은 "이거 내가 하면 세 시간이면 할 수 있는데 너 시키는 거다. 내가 널 시키는 이유가 뭘까?"였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인턴 숨이 넘어가려고 합니다. 내가 알파부터 베타 오메가와 같은 이유로 안된다는 건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습니다.

4. 다음날 다시 "너 때문에 사업이 안되서 대금을 못받고 있다. 너는 일을 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변명만 한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왤까요. 알파, 오메가, 베타는 어디로 갔습니까. 설마 그게 변명입니까.

5. 오후에 A과장인 원하는대로 해줬습니다. 아무리 쓸모없고 후지고 무용지물이라고 해봤자 죽어도 제 노력이 부족하다는데 어쩌겠어요. 해줬습니다.

6. 팀장님께서 뫄뫄사업에 대해 물어보셨습니다. 호소했습니다. 팀장님께선 알파와 베타 오메가 때문에 당연히 안된다고 하십니다.

7. A과장님께 원하는 대로 했지만 여전히 안되고 있다는 보고를 올리며 팀장님 말씀을 전해드렸습니다. "어? 그럼 중지하세요" 야, 너 나랑 외적 갈등 좀 빚어보련? 이라고 하진 못하고 웃었습니다. 왜 사냐건 웃지요.

8. 삼 주 후 A과장은 뫄뫄 사업을 하라고 하며 왜 이때까지 진행을 안하냐고 묻습니다.
....글쎄요. 왜 안하고 있을까요.


B 팀장님

B팀장님이 C인턴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그냥 여기 있어만 줘"

두 사람은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팀장님은 C인턴이 일주일에 이틀은 열한 시에 출근하고 남은 사흘은 오후에 출근하거나, 나흘은 오후 네시에 퇴근하고 하루는 점심 먹고 가는데도,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두달 동안 재택근무를 하는 내내 C인턴의 모든 업무는 정지되었는데도, 한시간마다 쇼핑 리스트가 갱신되는 페이스북을 보면서, C인턴이 B팀장에게 반말을 하면 할수록 행복해집니다.

학교에서 50만원씩 지원받아 겨우 100을 받는 인턴이야근에 찌들어 가거나 새벽 2시 퇴근하는 야근으로 피곤에 찌들어 가는 계약직들이 겨우 170을 받지만 C인턴은 월 150을 받습니다. 저도 저런 상사 만나고 싶네요.

그래서 이팀의 모든 여직원들은 정직원 계약직 할 것 없이 이직을 꿈꾸거나 이직을 알아보거나,  이직을 했습니다.



계약직 직원 D

B팀장과 C 인턴의 꼬라지를 본 계약직 직원 D는 사표를 냈습니다.

계약한지 1년이 지났는데 재계약 연장도 하지 않으면서 자기와 한마디도 없이 11월 말까지만 계약한다는 계약서가 올라왔다는 본부장의 말을 듣자마자 사표내고 나왔습니다.

B팀장이 자신에게 불만을 가진 직원에게 "그럼 일 주지 마? D처럼 대할까?"라고 했던 말은 전설이 되었습니다.


네, 저도 연말까지만 다니고 퇴사합니다.
도저히 못 다니겠습니다.


제 선택이 어리석지 않고, 순간의 감정에 치우치지 않았다고 해주세요.
이런 회사 나오는 것이 현명하다고 해주세요.

+
옛날 옛날에 한 십년도 안되던 옛날 우리 회사는 남자 직원의 월급이 여자 직원의 두배였습니다.이 사실을 안 여직원들은 남자들과 비슷한 월급을 달라고 하며 사표를 걸고 스트라이크를 했습니다. 사장님께선 올ㅋ 사표 콜ㅋ을 하셨습니다. 퇴사한 여직원들이 세운 회사는 우리 회사의 최대 라이벌이자 요샌 우리 회사보다 잘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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