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에서 나왔더니 아파트 단지 바닥이 온통 떨어진 나뭇가지와 이파리들로 덮여 있더군요. 바람이 너무 강해서 들고 나온 우산은 펴지도 못 하고 그냥 걸었습니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보니 단지 중앙 부근에 조성해 놓은 꽤 큰 나무들(아파트가 10수년 되었으니 나이도 그만큼 이상은 되겠죠)이 뿌리가 뽑힌 채로 우루루 넘어져 있었습니다. 이번 태풍이 좀 세긴 센가 보다... 하는데 그 옆에서 신이 나서 디카로 사진 찍고 있는 아저씨를 보니 괜히 좀 짜증이;

 심지어 화단에 심어져 있던 키 작은 꽃나무들까지도 단체로 인도에 뛰어 나와 있더라구요. 횡단보도엔 신호등이 꺼져서 사람들 막 달리고 차는 꼬이고... -_-;; 적어도 제가 사는 동네에서만큼은 역대 최강의 바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뭐. 학교에 도착할 때 즈음엔 그냥 시원한 바람 정도로 바뀌어 있었지만요.


 그렇게 출근했더니 인터넷과 전화가 먹통. 학생들에겐 '방금 뉴스에서 등교 시간 늦춘다고 나왔어요!' 라는 연락이 쏟아지고. 아무 연락이 없는 윗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어떻게 하냐고 물어서 확인하고 반 아이들 41명에게 일일이 핸드폰으로 문자, 확인 전화를 돌리고 나니 이제 퇴근해도 될 것 같은 컨디션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은 되려면 좀 일찍 될 것이지. 공짜 문자 서비스에 반 애들 전화 번호도 다 넣어둬서 10초면 연락 다 보낼 수 있었던 것을, 연락 끝내고 5분도 안 지나서 복구라니 이건 뭐 싸우자는... orz


2.

 제목 그대로.


 


 어제 퇴근 길에 집 앞에서 닭을 보았습니다... -_-?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아파트 단지 안에서 홀로 고고하게 돌아다니는 닭이라니.

 학교 뒷편엔 너구리가 뛰놀고. 집 앞에는 닭이 돌아다니고. 그래도 나름대로 큰 도시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평생을 가져왔던 믿음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 놈 참 보면 볼 수록 잘 생겼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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