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당해보면 어떨까요? 제 정신인 게 이상하지요. _ 해병대 기수열외.

처음에 기수열외라는 말 듣고서는 말년 된 특정 기수 고참들이 근무에서 마구 열외해서 후임들이 그 일까지 하느라 힘들었단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이런 악랄한 것일 줄은 몰랐네요. 허허. 한 기수 고참도 하느님과 동기동창이니 뭐니 하며 의리와 서열을 자랑하던 해병대의 내면에 이런 일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지속적이고 실제적인 순화교육이 우선이 되어야겠어요.

풀메탈자켓 한장면 같은 사건이 벌어졌네요.

그런데.. 그런 정황도 문제지만, 실제적으로 병영 내 근무 시간에 '음주'가 가능하고 근무자도 아닌데 '총기' 및 '실탄'을 훔쳐 내는 게 그렇게 쉬웠다는 게 더 문제 아닐까요?
왠지 이 부분은 별로 중요하게 안다뤄지고 병간의 개인적인 문제다라고 몰아가는 것 같습니다.

mad hatter / 물론 총기, 탄약 관리가 잘 되었다면, '이번 사고'는 안 일어났겠지만, 기수 열외라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고, 저는 이쪽이 더 문제라고 봅니다. 총기 난사 사고를 일으키지는 않더라도 마음이 죽어가는 병사들이 늘 있었고, 있고, 있을 거라는 점이요. 물론 mad hatter님께서 총기 관리만 해결하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게 아니라는 점은 압니다만, 지금 분위기가 병간의 개인적인 문제라고만 몰고 있진 않아 보여요.

하지만 씁쓸하게도.. 변화는 없겠죠-_- 시간이 지나면 기수 열외는 다시 일어날 테고.. 총기 관리 부분 '정밀 진단(아 토 쏠린다;;)' 들어오고 한동안 엄청난 FM대로 관리되겠죠. 그러나 언젠가는 다시 키 두 개를 부사관 한 명이 목에 걸 테고..-_-

총기 관리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현실적으로는, 키 두 개를 나눠가져야 하는 규정을 안 지켰다는 문제보다는.. 탈취한 것을 1시간 동안 몰랐다는 것이 더 놀랍네요. 총기, 탄약 관리 문제에만 국한해서, 제 포인트는 솔직히 그쪽이 더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Chekhov/ 제 생각은 조금 다른 게, '기수열외'라고 하면 군의 시스템적 문제가 아니라 사병들간의 병영생활이 그 원인인 것이 됩니다. 그런데 '총기' 및 '실탄'의 관리로 가면 군의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안지켜지고 있다는 명확한 문제 제기가 되거든요.

사람과 사람간에는 싸움이 일어날 수 있고 민간에서도 갖은 물건이 흉기로 둔갑하는 판에 군대처럼 위험한 물건들을 다루는 곳에서 프로세스도 안지켰다는 건 큰 문제죠.

감히 여자로서 한마디 하자면 총기관리소홀이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이죠. 총기관리가 잘되었다면 죽지 않았을 사람이 네 명이나 죽었어요. 민간인이 보면 허술한 총기관리 시스템에 분노할 노릇입니다.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고요. 한편 기수열외는 사건의 원인 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 문제가 심각한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고요.

이번 사건이 어떠했는지는 모를일이나, 기수열외라는 것이 군복무기간만의 문제가 아니고, 제대후까지 계속 사실상의 제명이 되는 것이라 더 심각성을 더 키우는 것 같아요. 해병대 같이 평생 기수, 선후배 따지는 명예직에서 넌 선배취급 안해줘. 자부심으로 자원입대한 해병대인데, 제대후에도 평생 불명예가 따라붙고 낙인이 찍혀버리다면, 당하는 입장에서 정말 최악의 상태로 빠질수도...

mad hatter / 근데 사실 크게 생각이 다르다고 보지는 않아요. 둘 다 문제라고 본다는 거죠. 그냥 어느 쪽이 '더' 문제인가에 대해서 의견 내자면 저는 그렇다는 거죠.

네티즌들 사이에서, 기수 열외가 많이 까이고, 총기 관리는 현실적으로 다들 그렇게 하지 않냐.. 분위기라고 저는 보고 있는데요. 둘 다 명확하게 잘못이 있죠. 둘 다 시정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나만 고쳐야 한다든지, 또는 어느 한쪽을 더 중점적으로 고쳐야 하는 게 있다든지..라면 기수열외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거고요. 총기 관리 부분에서는 현실적으로 FM을 따르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사관 부사관이 하나씩 키를 나눠가지고, 근무자들 들락날락할 때마다 계속 열고 잠그고 두눈 부릅뜨고 확인하는 거 말입니다.

사회에서 수많은 자살의 원인들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눈에 안 보이면 상관 없어하면서, 눈에 확 보이는 자살 사이트, 자살 동호회(방법에 대한 정보 공유라든지, 물품;; 구입 루트 등)를 없애는 것만 신경쓰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실제로 자살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마음이 죽어가는 사람들은 수면 아래에, 우리의 시선 바깥에 계속 있단 말입니다.

아.. 저는 어느쪽이 더 '문제인가'보다는 이 사건 처리가 마무리된 이후에, 어느쪽을 더 '시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네요. 이소란 님 말씀처럼 사건의 직접적인 폭발 원인을 꼽자면 허술한 총기 관리가 맞죠. 그게 없었으면 사건은 안 일어나고 '우리'는 편안한 삶을 유지했겠죠. 김상병의 마음은 죽어가고요. 사건 이후에 총기 관리가 제대로 되어야 하는 것은 맞고(현실적으로 완전 FM까지는 무리고, 도난은 안 당하도록의 정도? -_-;;) 우리가 잊지 않고 지켜봐야 하고 지속적으로 신경써서 관리해야 할 것은 기수 열외 같은 악습이라는 뜻입니다. 해병대의 기수 열외는 저도 자세히는 이번에 자세히 알았는데, 개인과 개인의 다툼 정도로 전혀 보지 않습니다. 아주 구체적이고 집단적인 병폐로 보이는군요. 참가하지 않겠다고 하는(따돌림을 거부하는) 병사도 기수 열외 대상자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소란/ 군대에서 원한을 품고 누군가를 죽이겠다고 결심하면 총기로 사람 죽이는 건 간단합니다. 야간 근무 나갈 때 주어지는 실탄과 총기를 들고 그대로 내무반에 들어갈 수도 있지요. 최근 강원도에서 총 들고 탈영한 병사들 있었죠? 총기 관리가 허술하다기보단, 군대에서 총기와 실탄을 확보하는 게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사격 훈련 나가서 마음만 독하게 먹고 총부리를 표적지가 아닌 전우에게 돌리기만 해도...

맘 먹고 총기사고 낼려면 그거 못 막습니다.
gop,gp 근무해본 분들은 알텐데 서로 목숨 맡기고 지내는 겁니다.
예전 김일병 사건처럼 돌아이 한 명이 맘 먹으면 수십명 죽이는거 일도 아니죠.
군대라는 게 어쩔 수가 없어요.

Chekhov,jim/말씀 듣고보니 근무 나가다가 발길만 돌리면 되는 거였군요. 사실 현대사회가 될수록 왕따, 이지메 같은 악질적인 집단현상이 늘어난 것과 기수열외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나쁜 변화이긴 하나 시대가 이리 달라진 만큼 군대에서 정신적으로 올바르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사람을 교육하는 방식으로요. 사족이지만 누구 말마따나 나라가 예비역 걱정보다는 현역군인 복지에 좀 더 세금을 썼으면 좋겠어요. 식사의 질, 집단상담 교육, 훈련장교(?) 교육 등등이요.
어쨌든 논의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피해자들이 원인제공을 했기때문에 피해자가 된 것 처럼 몰아간다거나 가해자의 개인적인 정신적인 문제로 몰아간다거나 하는 통에 본질(총기관리, 사람관리)이 흐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변기수씨가 뭔 잘못이냐고요

근데 나라가 예비역 걱정을 해주긴 하나요?ㅎ

총 없으면 살인 못하나요 취사장가서 식칼들고 와서 찌를 수도 있죠 군대처럼 총기 총알 굴러다니는데서 총기관리 잘못해서 사고났다고 하는 건 본말전도입니다

글쎄요...죽은 사람들이 안됐긴 한데, 지금 나오는 얘기 들어보니 정말 죽어도 싼 짓을 했던데요. 별로 동정의 가치를 못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