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은 아니지만 현업 주부입니다. 

결혼은 안 했지만 딸린 입이 사람 넷에 고양이 세마리니까, 가사일을 나눠 한다고 해도 일이 퍽 많죠.

오늘도 11시에 점심으로 파스타를 만들어서 먹이고 치우고, 

밥 때가 안 맞는 식구가 있어서 나중에 먹으라고 불린 콩 갈아서 비지 찌개 끓이고 부엌 뒷정리 하고 방으로 돌아오니 꼭 1시네요.

주부 생활도 어느덧 6년차에, 하루 세끼 먹는 집도 아니고 두끼 차리고 치우는 것 뿐인데도 이렇습니다.

손이 너무 느린 탓일까요. 뭐 엄청 부지런 떨면서 집안 일을 그리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따져보면 은근히 많은 시간이 소모됩니다.

집안일, 특히 부엌일 좀 빨리 하는 방법이 없는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날마다 가사노동에 쓰는 시간이 평균 5시간쯤은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이렇습니다. 

밥 하고 먹이고 치우고, 또 밥 하고 먹이고 치우고(하루 평균 두 번), 일주일에 세번쯤 빨래도 하고, 

돈 정리도 하고, 정해진 비용으로 식단 짜서 장도 보고, 인터넷으로 필요한 물품도 사고, 일주일에 두 번쯤 쓰레기도 정리하고, 

그리고 나머지 식구들에게 집안일을 시키기 위한 잔소리도 합니다. 

청소는 다른 식구들이 분담해주고(화장실 청소 포함), 빨래랑 쓰레기 정리도 일부 도와줍니다. 

이렇게 되면 대략적인 꼭 필요한 집안일들은 정리가 되기는 해요. 

그래도 철따라 큰 청소라든지, 대대적인 정리 같은 건 항상 마음의 숙원 사업으로 남고요. 

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때쯤 싱크대를 구석구석 닦는다든지 식품 선반을 정리하는 걸로 약간 해소를 합니다.  

그리고 하루의 나머지 9시간쯤 자고, 두시간쯤은 인터넷 하고 놀고, 가끔은 외출도 하고, 모임도 나가고. 

그러니 정작 제 본업 할 시간이 없네요. 허허허. 


어떻게 요령을 좀 부려볼까 싶지만, 밑반찬만 만들어놓고 먹으라고 하면 잘 안 먹고 학교로 회사로 도망가는 애새끼들(...)이 딸려 있어서 

매일 새로운 고기반찬을 하다보니 한계가 있어요. 그래도 몇 번을 줘도 질리지 않고 먹어주는 메뉴(닭도리탕이나 김치찌개 같은) 덕분에 그나마 버틸 수 있습죠. 

아 물론 전 부엌일 하는 걸 싫어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굉장히 좋아하죠. 

기회만 되면 사람들 초대해서 먹이는 것도 좋아하고, 재미 삼아 남들은 보통 잘 안 하는 이상한 짓도 많이 하고(베이컨을 만든다거나 막걸리를 담는다거나...) 

그렇다 하더라도 여기에 내 시간이 꽤 많이 든다는 생각이 들어 좀 스트레스네요. 전업 주부면 걱정없겠지만 그게 아니니. 


암튼 직장 다니면서 집안일 하고 심지어 육아까지 하는 분들은 항상 진심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애 다섯 놓아 기르면서 직장 생활도 하신(중간에 쉬신 때도 있지만) 저희 어머니를 보면 가끔은 진짜 사람으로 안 보여요. 현신이 아닐까..ㅠㅠ

물론 그 애들 중 절반은 지금 제가 먹이고 있기는 하지만. ㅋㅋ 

지금이야 반 백수니 그나마 버티지만 절대 나중에라도 가사노동과 직장일을 동시에 해내지는 못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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