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반 이상을 활동을 못하고 살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주립대학 교수라서 병가 등의 조치는 원활하게 이루어져서 경제적인 손해는 별로 안 보고 살았습니다. 물론 의료보험으로 카버가 안 되는 쌩돈이 좀 나가기는 했지만 다른 중병에 걸린 지인들이나 친구들 (한국이나 미국이나) 의 상황에 비하면 나는 미국의 소수주민들만 받는 특혜를 받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원래 병은 남들에게 자랑하라고 하고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만 지금 왼쪽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면서 서서 글을 쓰는 것이기때문에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을 할 만한 시간도 없고, 듀게도 옛날같지 않은지라 ^ ^ (2010년 이후 멤버분들은 이런 노털 코멘트에 별로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아주세요). 아 아직도 아픕니다.  4월쯤 되면 일단 다른 종류의 경과보고가 가능하겠죠. 더 악화되든 완쾌되든...

 

아무튼 여러종류의 희한한-- 아 이렇게 아플수도 있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 새로운 경험도 포함해서-- 고통을 경험하고 두달 반을 지냈지만 전화위복으로 좋은 일도 있었다는 얘기를 잠깐 하려고 쓰는 겁니다.

 

1월에 최악의 위기를 겪은 이후로 체중이 23 킬로가 빠졌고 현재도 일주일에 2-3킬로씩 빠지고 있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식단과 식생활을 완전히 바꾸었기 때문이죠. 아마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이러한 급진적인 식단의 변화를 실행할 수 있었던 가장 가능성이 낮은 사람이 저였기 때문에 저 자신도 놀라고  있습니다.  혈압수치와 혈당수치도 정상으로 복귀하고 미칠듯이 아프던 다리의 관절통도 싹 없어졌습니다. 감기도 걸리지 않았고 (그건 외부출입을 안한 요인이 크지만) 살결에 두드러기처럼 나고 가렵던 증상도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아이러니칼하게도 친구들이나 학생들이 만나러 오면 "헉 너무 젊어보이세요!" 라는 코멘트를 듣고 있죠 ^ ^

 

식단 바꾼 내용은 뭐 여러분들도 익히 아시는 거...  콜라 등의 탄산음료, 소고기, 돼지고기, 백설탕, 하얀 쌀밥은 완전히 제로 인테이크.  전혀 안먹습니다.  고기가 정 필요하면 닭고기, 칠면조고기, 염소고기 (엥?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이 병을 살아남으면 후술 ^ ^)  조금씩.  생선도 통조림이나 기타 가공된 어류는 다 폐기. 소금 및 간장의 양을 극한도로 줄이고,  고추장은 제로, 된장은 일본식 미소나 낫또오로 전환.  김치, 젓갈 등의 자극성 음식도 제로 인테이크.  맵지 않은 카레나 맵지 않은 살사 정도는 먹습니다만 이것도 더 줄일 수 있겠죠.  그리고 배가 고플 때는 기름을 안 쓰고 익힌 채소류, Flaxseed 같은 씨앗류를 첨가한 곡류, Berry 계통의 과일, 그리고 특히 수박과 사과를 먹고 있습니다. 초콜렛, 캔디, 과자류는 일체 제로 인테이크.

 

의외로 가장 끊기 힘든것이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국수류였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그렇게 많은 양의 하얀밀가루음식을 먹고 사는 줄 몰랐어요!  역시 미국 살아서 그런 것인지?  그런 고로 그 대용으로 정말 맛을 붙인 것이 모밀국수/자루소바입니다. 원래부터 일식을 좋아하는지라 모밀국수도 잘 먹었지만 이제는 거의 일주일에 3-4회 정도는 모밀국수로 점심 내지 저녁을  차립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맛있어요.  

 

 

우움 먹고 싶어라!

 

 

 

간장도 짜지 않게 희석하고 무우 갈은 것과 파를 많이 넣고. 그냥 맹물에 넣어서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하하 이렇게 집에서 먹을 수는 없고... 웬만한 초밥류는 집에서 만들 수 있는데 자루소바도 집에서 만들 수 있게 노력을 좀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이 가능 했던것은 우리 바깥분의 초인적인 의지력과 실행력과 요리솜씨 덕택이죠.  결혼 잘하면 죽을 사람 다시 살리는 것도 가능... 하다면 좀 과장이 되겠지만 어쨌건 천번 머리를 조아리고 감사를 드려도 모자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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