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잡상

2013.02.16 22:32

에아렌딜 조회 수:1477

개인적인 사견이 들어간 글입니다. 

불편하신 분께는 늘 그렇듯 스킵을 부탁이하생략.




1.

일본에 있으면서 느낀 것 중 한 가지.

일본 사람들은 정말 귀여운 걸 좋아하는구나, 하는 것입니다.


한국이었으면 그냥 좀 딱딱하거나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 같은 쇼윈도라든지 상품 진열대에, 깜짝 선물마냥 귀여운 캐릭터 상품이 놓여있거나 그래요.

좀 어른스러운 컨셉의 상품 같은 거에도 귀여운 마스코트가 있거나.


조금 다르지만 '힘내라(자), 일본!'같은 현수막을 보면서 음... 일본은 꿈이 있는 나라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왠지 귀여워서요. 

힘내자, 우리나라. 좋잖아요.

'힘내자, 쿠마모토', '힘내자, 아소' 같은 자매품도 있습니다. 



이런 것도 국민성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요.



여담이지만 쿠마모토의 지역 마스코트인 쿠마몬은 꽤 인기인 것 같습니다. 쿠마몬 상품들은 꽤나 가격이 비싸더군요. 

하긴 귀여워서 저도 하나쯤 가지고 싶었어요. 선뜻 집어들기엔 비싸서 포기했지만.




2.

뜬금없지만 관심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그냥, 누군가의 관심이 받고 싶은 것 같아요.

관심병에 걸린 찌질이들을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만 지금은 좀 이해가 가려하네요. 



요즘 자꾸 스트레스를 받는 탓일까요. 

고립되어 있다는 생각이나, 슬프다거나 짓눌린다는 생각에 빠지지만... 이야기할 상대도 별로 없지요. 


하긴 사람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늘 그래서 누군가와 있어도 어색하기만 했지요.

누군가가 했던 말이 떠오르는군요. 사회화가 덜 되어서 그렇다던가요.

언제나 누구나 그렇겠지만, 인간관계란 어려워요.


다른 사람을 보는 시선은 늘 자기 자신의 투영이 아닌가 합니다.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도 불쌍했던 자기 자신의 경험이 반영되어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도 자기 자신이 사랑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니 좀 쓸쓸해졌습니다.



소통이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참 미묘해요. 

옛날에는 그랬어요. 정작 학교를 다닐 때, 주변에 늘 누군가 사람이 있었을 때에는 아무 할 말이 없어서 입을 닫고 있거나 했죠.

혹은 친구들과 쓰잘데없는 내 사소한 이야기를 주절거리려다가도 친구들이 싫어할까봐 그만두곤 했죠.


전 사람들과 잘 대화하는 법이나 잘 지내는 법 같은 건 모르겠습니다.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좋은지도, 어떤 말을 꺼내야 좋은지도.

왜냐면 제가 솔직한 생각을 꺼내거나 하면, 십중팔구는 불쾌해하거나 입을 다물었거든요.

그러다보니 늘 누군가의 눈치만 살피게 되고,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힘들어지곤 하네요.

지금도 뭔가 이야기하다보면 앗, 하고 생각이 들어요. 또 듣기 싫은 이야기를 꺼내버렸구나 하는 번뜩임이.


어렵군요.




3.

만화왕국 일본이죠.

음식점에 가면 만화책이 있더군요.(패밀리 레스토랑에는 없었지만요)

오뎅집이나, 오코노미야키점, 병원이나 약국에 가도 만화책이 꽂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하하하. 


요즘은 순정만화에 빠져 있어요. 

달달한 게 보고 싶구만, 하는 생각에요. 

순정만화에도 여러 가지가 있네요.


참 고전적인 클리셰입니다만 순진하고 눈물 많지만 활발하고 씩씩한 아가씨는 정말 좋습니다. 

순정만화의 주인공인 아가씨들은 대체로 위의 조건을 만족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도움이 되고 싶어서 분발합니다.

참 씩씩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들이 휘말리는 러브 코미디에 피식피식 웃곤 합니다.


빨리 다음 권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절대 완결난 만화책 아니면 안 본다는 사람의 마음이 이해될락말락.





4.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입니다만 꼬박 앓았던 이틀 새 냉장고 안의 닭고기는 썩었던 모양입니다.

냉장고에 넣어뒀는데(냉동실에 넣었지만 전혀 얼지를 않았습니다. 근성있다고 해야하나) 뭔가 굉장히 냄새가 난다 싶어 그걸 덜어내봤더니 아니나다를까 냄새가 가셨어요...

이런.

아까운데 버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 와서는 자유롭게 장을 보러 갈 처지가 못되다보니 유통기한이 넘어가도 대충 먹곤 했었는데... 

이번엔 귀한 고기가 손도 못 대고 버려야 하게 되어버려서 씁쓸하군요. 


그러고보니 누군가 적어두셨던데 저도 야채는 싫어하는지라 어지간해선 안 먹네요. 

양상추를 사두고 대충 드레싱 뿌려 먹든지 하곤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파나 양파지만... 간혹 그 파나 양파도 썩히곤 합니다. 쯧쯧;




5.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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