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4 23:25
듀게분들이 추천해주신 덕분에 짧은 광주 여행을 알차게 잘 다녀왔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광주에서 찍어온 사진이라도 나눌까 합니다.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광주가톨릭평생교육관에서 만난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입니다.
광주가 빛고을이란 이름을 가진 것이 정말 볕이 좋아서였던가 봐요. 찬란한 햇살이었습니다.
듀게에서 양림동 한바퀴 추천을 받고 아예 숙소를 양림동으로 잡았어요.
하루 묵고 아침 일찍 일어나 한 바퀴 둘러보았는데, 그 중에
동산 위의 우일선(Wilson) 선교사 사택 사진이 제일 예뻐서 소개해드립니다 :)
선교사들의 묘에도 다녀왔는데, 종교도 없으면서 어쩐지 잠시 묵념을 하게 되더라고요.
선교라는 행위를 찬성하지는 않지만,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본 역사를 보면서
그 헌신성에 대해 곰곰 생각해보게 되는 아침이었습니다.
숙소를 떠나기 전 나타난 꽃밭 속 햇볕 쬐는 고양이 사진은 덤으로 ㅎㅎ
광주극장에 가려고 문화전당(구 도청) 역에서 내렸는데, 전시 중이더라고요.
내가 '오월의 광주'를 여행하고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지요.
80년과 2016년 광주 분수대 광장의 모습은 이렇네요.
분수대 옆으로 보이는 건물의 그래피티가 더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이제부터 광주극장 사진입니다!
광주극장 추천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해요. 추천 받기 전까지는 몰랐거든요.
정말 유서 깊고 운치 있는, 게다가 스크린 크고 음향 좋은 멋진 극장이었습니다.
손글씨로 쓰여 있던 관람 예절
극장 한 켠의 까페
일제시대 영화 검열을 위해 만들어진 임검석으로 들어가는 문과 좌석배치도(좌석이 3층까지 있어요!)
광고 따위 없어 더 좋은 심플한 티켓 (하지만 극장 입장에선 아니겠죠)
저는 <초인>을 보았는데, 듀나님 평을 보기 전에 입소문만으로 선택했어요. 시간대가 맞기도 했고.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초반엔 흔한 성장담이 아닌가 팔짱 끼고 의심의 눈으로 보고 있었는데
나중엔 눈물까지 주룩 흘리고ㅎㅎ 만듦새가 아주 빼어난지는 모르겠지만
순간 순간 감탄하게 되는 장면과 대사들이 있었어요.
영화를 본 후 본격적으로 극장 구경에 나섰지요.
계단 옆 액자들 그림이 참 좋았는데 작가님 이름이 없더라고요.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옛 포스터들
예전에 쓰던 영사기까지
광주극장의 역사도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었는데, 당대 영화인들 사진보다도
60년대 중반 광주극장 직원들의 야유회 사진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렇게 광주극장 구경을 마치고, 근처 화신모밀에서 모밀국수 먹었습니다^^
역시 듀나인 추천을 받아 찾아간 식당이었는데, 모밀국수 제 입맛에 딱이었어요!
배를 채운 다음에는 무등산 입구 별다방에 허세 떨러 갔다가 자리가 없어서
천사인어스 테라스에서 찬 음료 마시면서 더위 식히고 산바람 좀 쐬었습니다.
기차 타러 돌아오는 길에 궁전제과 들러서 추천 받은 공룡알 샌드위치를 비롯해
이것저것 시식해보고 맛있는 빵들 골라 담아서 기차에서 와구와구 먹었고요.
공룡알 샌드위치 진짜 맛있었어요! 다른 빵들도.. 맛있는데 값은 저렴해서 탄복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아시아문화전당의 전시들과 시장 구경은 포기했지요.
첫째날 일이 생각보다 늦게 끝나 재즈바에 못 간 것도 아쉽고..
다음에 광주에 가게 되면 이번에 못 간 곳들 가고, 못 먹은 오리탕도 먹어야겠습니다ㅎㅎ
이상 저의 짧은 광주 여행 후기를 마칩니다.
정말 듀게분들의 추천 덕분에 알차고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사진을 잘 못 찍어서 사진 잔뜩 올리는 것이 민망하기도 하지만,
듀나인만 자주 이용하는 눈팅 듀게인으로서 감사의 포스팅을 올려봅니다.
2016.05.15 00:53
2016.05.15 22:40
저도 광주극장이 전국 유일의 단관극장이라고 알고 있어요^^ 스크린이 좀 어두웠던가요?
제가 찍어온 사진인데, 바뀐 것인지 예전 그대로인지 모르겠네요 :)
저는 좀 둔한 편이라^^;;
화신모밀은 저도 듀게 추천을 받아서 갔는데, 제 입맛에는 잘 맞았어요. 저는 자극 없고 심심한 걸 좋아하는 편이라ㅎㅎ 그치만 같이 나오는 김치랑 먹으면 짭조름하고 맵싸한게 강력했습니다!
광주 가톨릭평생교육원 조경 잘 되어 있어요! 근사해요! 막 엄청 큰 규모는 아니지만, 한 바퀴 산책하며 둘러보기에는 딱 좋았어요. 최근에 만들어진 '비움의 십자가' 형태의 조형물도 있는데, 인상적이었답니다.
2016.05.15 01:27
2016.05.15 03:11
저한테도 어려서 떠나서 서울역할까지는 아니더라도 외가가 광주고 지금도 가족들이 살고 있어서 자주 가지만 (이하 동의)
2016.05.15 22:48
익숙한 것을 새롭게! :) 저는 정말 햇살만으로도 광주에 반했어요.
2016.05.15 22:47
글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사인어스는 저도 어디서 들은 말인가 싶기도 하고 이미 누가 썼을 것 같아요ㅎㅎ 일이 있어서 광주에 가게 된 거였는데, 여유 시간은 딱 1박하고 다음날 하루 정도라 광주라는 도시를 돌아보고 싶었어요. 돌아다니면서 제 스스로도, 광주 시민들에게는 익숙한 일상의 풍경일텐데 나는 모든 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이구나 싶었지요. 듀게에서 추천 받은 가볼 곳들과 먹을 것들 다 못한 것도 있어서, 또 가고 싶어요. 사람님도 새로운 광주를 발견하시길! :)
2016.05.15 19:26
2016.05.15 22:55
양림동 좋았어요! 남아 있는 선교사 사택도 여러 개이고, 그때 세워진 교회, 삼사백 년 씩 된 나무들, 선교사들의 묘 등이 잘 보존되고 있더라고요. 이 선교사들이 지역에서 봉사를 많이 해서 그 뜻을 기리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제가 묵은 숙소도 남아 있는 선교사 사택 중 하나를 개조한 것이었어요! 관리하시는 분들이 인테리어도 깔끔하게 잘 해놓으셨고, 2층에는 테라스가 근사해서 다른 일정 다 취소하고 숙소에서 하루 종일 뒹굴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지요ㅎㅎ 사진은 숙소 전경입니다. 게스트하우스 옆에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스가 있어서인지 귀여운 강아지 조각들이 마당에 전시되어 있어요 :)
2016.05.16 00:26
2016.05.16 00:11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어렸을 적 다녔던 광주극장이 이리 변했군요. 잊혀졌던 추억이 새록새록...
2016.05.16 00:25
2016.05.16 12:39
저번에 왓을때 좀 더 꼼꼼히 게시판 볼 걸 그랫나 싶네요. 오신김에 조선대 들르셨으면 지금 장미원에 장미가 만발인데. 아쉽네요.ㅡㅡ;;
조선대 장미원이랑 장미축제가 5월 볼거리거든요 518이 다가오는 즈음에 만발하는 형형색색 장미를 보노라면 묘한 기분도 들고 그럽니다. 여기 종류 정말 다양해요
근데 지역에 뭐 유명하다 그러면 다른곳에서 컨셉 가져다 비슷하게 차려놓는일이 너무 많아 그런지...장미축제는 다른곳도 제법있군요. 굳이 추천까진 아닐려나...
오락가락해서 죄송해요 ㅡㅡ;;
2016.05.16 16:08
광주 다녀오셨군요. 저는 작년에 KTX 매거진에서 양림동 소개를 보고 다녀왔드랬죠.
당시엔 아직 정비가 덜 된 느낌이었는데 지금 가면 더 말끔해졌을 듯.
음음... 좋네요. 광주극장은 이제 전국에 딱 하나 있는 단관극장이라던데 진짜인진 모르겠어요.
마스킹은 바라지도 않을테니 스크린만 새하얀 새 걸로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화산모밀은 첨 들어보는데 나중에 가서 한 번 먹어봐야겠어요. 맛있다니.
광주 카톨릭 평생교육원, 찾아보니까 제가 지도로 보면서 궁금해했던 곳이네요.
도심 가운데 떡하니 숲이 조성되어 있고 멋들어진 옛건물이 들어서 있어서 궁금해 했었는데, 메타세콰이어도 있고 조경이 잘 되어 있나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