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 평양면옥.

2010.06.22 23:40

01410 조회 수:4553

쪽지 주신 t님의 참고자료차 밤잠 시간을 분할하여 오늘도 일단 올리긴 올립니다. 원래는 눈 좀 붙이려고 했는데.





장충동 평양면옥은 인근의 을지-필동면옥 계열로 분류되는 곳입니다만, 일반인들에게 컬쳐쇼크(?)를 조금 덜 주는 집입니다. 평양냉면 중에서도 이 쪽 계열은 "이게 냉면이냐?" 라고 묻는 분들이 많지만 거기에 대한 대답은 오로지 하나입니다 : "이게 원래 냉면인데요.(...)"




위치정보. 서울 중구 일대의 냉면집 분포도 - 을지로 남대문 일대를 제외하더라도, 이렇게나 많습니다. 역시 사대문 안은 걸어다니다 보면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그 곳은 지난 10년간 제 서식지였죠...)




장충동 본점은 같은 자리에서 계속 영업중입니다.




이 건물은 무려 주차 타워-_- 발렛파킹을 하는데 7~8층 건물 정도의 높이. 덜덜.






평일 오후에는 조금 한산하지만 주말에는... 문자 그대로 미어 터집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면기




육수 대신 면수가 담겨 있습니다.




메뉴의 구성. 한 일년 안 가본 사이에 엄청나게 올랐군요;;;; 하지만 양을 생각해 보면 납득할 만합니다.




마수걸이로는 따뜻한 면수가 나옵니다.




평양냉면 상차림.




9천원이란 가격대가 후덜덜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가격대 성능비로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똘똘 뭉쳐져 있는 면을 육수에 살살 풀어보면 냉면대접 한가득 찰 정도입니다. 면의 질감은 거칠고 딱딱해서 약간 소박하지만 또한 구수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필동면옥 계열' ... 이렇게 부르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면의 질감 때문입니다.




대체적으로 면의 부드러움을 줄세워 보자면, 거친 쪽으로부터 을지/필동-평양면옥-부원-남포-강서-우래옥-북촌-유진-봉피양-제기동평양냉면 순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명동함흥면옥, 곰보, 오장동 트로이카 같은 곳은 함흥냉면이니 다른 리그(?)겠죠. 매운 사파냉면계는 또 따로 카운트해야겠지만 굳이 집어넣자면 부원이랑 남포 사이에 청량리 할머니냉면이 들어갈 듯. (나머지는 평양냉면 리그에 들어오기는 좀 성격차이가 있습니다.)





필동면옥 계열에 평양면옥이 포함되는 이유 두 번째. 쇠고기/돼지고기를 같이 써서 맑은 육수를 내고, 꾸미에 둘 다 편육으로 올려주는 것이 이 집의 특징입니다.




카운터에서 만두 쪄서 내오는 걸 냉큼 촬영. 평양면옥은 다른 사이드 메뉴를 많이 취급하고 있어서 '면옥'의 성격 외에도 '고깃집'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일요일 오후에 갔더니 웬 벽안의 외국인과 젊은 아가씨들은 불고기를 시켜 잡숫고 앉았고, 그 옆의 어르신들은 대낮부터 벌써 수육에 소주가 얼큰하게 들어가셨더군요.




메뉴에 '비빔면'으로 표기되어 있는 비빔냉면 상차림.






이 집의 경우 무채는 알아서 섞어먹게끔 하는 스타일입니다. 평양냉면에도 무는 거의 안 들어 있습니다.




평양냉면과 달리, 비빔면의 경우 마수걸이로 평양냉면 육수를 내 옵니다.




소스가 별로 매운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 먹다 보면 은근히 뒷맛이 매콤합니다.




꾸미의 구성은 평양냉면과 같습니다.




이 거칠거칠한 면의 식감은 의외로 비빔면 소스에도 잘 어울립니다.





- 대학생 시절에는 가끔 먹었는데 이제는 다니는 길목이 아니니 은근히 가보기 힘들어진 곳이 되었군요. 혹자는 분당의 평양면옥 분점이 더 맛있다고 그러는데, 저로서는 거기야말로 전혀 가 본 역사가 없으니 하략.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79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86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119
117486 [영화바낭] 불란서산 히트 액션 스릴러 '포인트 블랭크'를 봤습니다 [6] 로이배티 2021.10.20 408
117485 멜로가 체질을 보고 있어요 [1] 티미리 2021.10.20 429
117484 듄(DUNE)을 보고(아주 약간스포) [16] 예상수 2021.10.20 1056
117483 듀게 오픈카톡방 모집 [1] 물휴지 2021.10.20 217
117482 Lesilie Bricusse 1931-2021 R.I.P. [2] 조성용 2021.10.20 201
117481 오리엔트 특급 살인 (1974) [4] catgotmy 2021.10.20 351
117480 막내와의 카톡 15 (허튼소리) [5] 어디로갈까 2021.10.20 487
117479 이노래 좋지 않나요 [2] 가끔영화 2021.10.20 283
117478 태국영화 량종은 반은 나홍진의 의지로 곡성을 이어가려 했겠죠 [1] 가끔영화 2021.10.19 621
117477 [영화바낭] 대니 보일의 시작, '쉘로우 그레이브'를 봤습니다 [13] 로이배티 2021.10.19 809
117476 [넷플릭스] '마이 네임' 이야기가 아직 없는 건..... [12] S.S.S. 2021.10.19 1194
117475 [넷플릭스]조용한 희망 Maid-교과서로 기억될.. (스포주의) [5] 애니하우 2021.10.19 807
117474 장장의 쇼팽콩쿨이 드디어 결승전 시작했어요 (유튜브 라이브) [4] tom_of 2021.10.19 426
117473 뒤늦게 스퀴드 게임 감상중인 [6] googs 2021.10.19 696
117472 “사장님” 이라는 호칭 [17] 남산교장 2021.10.18 1093
117471 장화 홍련 볼 수 있는 곳 아시는 분? [6] 티미리 2021.10.18 471
117470 이런 새가 있네요 [2] 가끔영화 2021.10.18 347
117469 [넷플릭스바낭] 닐 블롬캄프의 소소한 프로젝트, '오츠 스튜디오'를 봤습니다 [10] 로이배티 2021.10.18 756
117468 [EBS2 클래스e] 권오현의 <초격차 경영>, 서울국제작가축제 <인공지능과 유토피아> [1] underground 2021.10.18 333
117467 '데드링거(1988)' 봤어요. [12] thoma 2021.10.18 78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