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4 02:24
블루레이 정보도 이 게시판에 올리는 게 맞나 고민되지만, 어쨌든 게시판 테스트 겸 올려봅니다.
1.
dp에 올렸던 정보입니다만 수정해서 제 블로그에 올리는 김에 듀게에도 적는 정보.
영국 유레카 Eureka의 마스터즈 오브 시네마 Masters of Cinema에서
나오는 블루레이들은 대부분 코드 프리로 나오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출시된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님의 작품 '신들의 깊은 욕망' 블루레이는
불행하게도(!) 코드B로 고정되어서 나온다는 안타까운 뉴스입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49%는 "블루레이에도 지역코드 있어요?"라고 물으실 거구,
50.9%는 "블루레이가 뭐에요?"라고 물으실 거라는 비극... ㅠ_ㅠ)
http://www.blu-ray.com/movies/Profound-Desires-of-the-Gods-Blu-ray/9926/
http://www.dvdbeaver.com/film3/blu-ray_reviews51/profound_desires_of_the_gods_blu-ray.htm
이렇게 되면, 향후 유레카-마스터즈 오브 시네마에서 나오는 다른 고전영화들도
코드프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인가요...
일본 영화라면 찬바라 영화랑 호러에만 줄기차게 관심을 보이는 북미에서는
과연 언제나 나올지 기약없는 작품인데 말이죠.
크라이테리언이 관심보인다는 말도 돌긴 하지만
그 크라이테리언도 찬바라 중심으로 돌아가는 곳인지라 솔직히 안믿어요.
아, 물론 찬바라 영화가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저도 사무라이물 좋아해요.
특히 구로사와 영화들이나, '할복'같은 영화 보면서 껌뻑 죽는 사람입니다. ^^)
사무라이 액션물이나 호러 영화 좋아하는 장르팬인 저이지만,
그래도 거장 감독들의 작품을 너무 편식하는 북미 아트영화 취향은 좀 그렇습니다.
똑같이 신도 가네토 감독님 작품을 dvd로 출시해도
미국은 오니바바만 건드리는 동안 영국은 벌거벗은 섬 출시하는 걸 보면서,
역시 "유럽이 미국보다 짱이라능!"이란 선입견이 생기는 걸 어쩝니까. ^^;
다른 나라에서도 출시된 작품이라면 모를까,
정작 일본에서조차 출시되지 않은 이 좋은 작품을,
굳이 이렇게 지역코드 달아서 많은 사람들이 접하지 못하게 해야하는 건지...
답답하고 짜증나고 신경질도 납니다만,
예전처럼 "지역코드 만든 작자들 지옥에나 떨어져라!"는 저주는 못하겠습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영국 불루레이들을 구입하면서
정발 논쟁이 꾸준히 불거지는 걸 보니,
(영국 아마존의 꾸준한 할인 타이틀들 때문에 다들 해외판을 주문하고,
그러면서 국내 정발로 나온 동일 작품이 덜 팔리고,
덜 팔리니 우리나라에선 할인도 제대로 못하고 가격도 안내리는 악순환...-_-;)
"아, 이래서 이 놈들이 지역코드라는 걸 유지하는 거구나..."하고 이해가 된달까요. ㅠ-ㅠ
하지만 이해해주는 건 이해해주는 거고,
여전히 전 지역코드라는 게 생산자 편의에 소비자들을 강제로 맞추는
상당히 악랄하고 짜증스런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블루레이를 코드프리로 보는 방법을 연구하는 수 밖에 없겠네요.
ps3도 무리해서 구입한 제가 oppo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구입할 여건은 안되구요.
pc의 경우는 anydvd hd라는 프로그램이 있던데,
저처럼 맥북프로 쓰는 사람은 또 어떤 프로그램을 써야 하는 건지...
요새 좀 검색을 해보니 맥 자체에서는 블루레이가 안돌아간다고도 하던데,
그렇다면 윈도우 모드로 봐야 하는 걸까요.
차라리 코드프리가 되는 저렴한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있으면 좋을텐데...
에휴, 영화 하나 챙겨보기 참 갑갑합니다.
지역코드 발명한 사람들 넘어져서 길바닥에 코나 박아라!!!
2.
반면에 반가운 소식 하나.
극악한 화질로 유명했던 미국 KINO에서 해피 투게더 블루레이가 출시되었는데,
dvd 시절의 KINO와는 달리 꽤 빼어난 화질의 블루레이로 나왔다고 합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샘플샷들을 보실 수 있어요.
http://www.dvdbeaver.com/film/DVDCompare6/happytogether.htm
게다가 다음과 같은 서플들도 들어가 있는 모양이군요:
• Buenos Aires Zero Degree: The Making of Happy Together (59:09)
• Wong Kar-Wai at the Museum of the Moving Image (44:19)
• Stills Gallery (23 pictures)
• Original and Japanese trailers for Happy Together
• Original and Japanese trailers for Fallen Angels
2010.06.04 23:07
2010.06.05 05:20
사실 말씀하신대로 크라이테리언이 정말 찬바라만 내는 것도 아니고, 둘을 비교하기엔 유레카가 한참 나중에 시작한 후발주자이긴 하죠.
그렇지만 역시 라인업 전체를 보면 느낌이라고 할까요... 유레카가 시작부터 '모래의 여자'에 최근엔 '도쿄 소나타' 블루레이 버전까지 빵빵 터뜨려주고 있는 와중에(테시가하라 히로시 감독님 작품들이 카탈로그 5번 6번을 차지한 걸 보고 깜짝놀랐습니다. ), 크라이테리언의 중심축은 뭐랄까, 그렇게 많은 작품을 내는 것에 비하면, 아직은 "서구에서 많이 보는 일본 영화"의 중심부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는 선입견에선 벗어나기가 힘드네요. 사실 이마무라 쇼헤이만 해도 "이제서야" 냈다는 느낌이라, "역시 미국 사람들한테는 구로사와랑 오즈만 보이는 거고, 또 우리나라는 그런 서구의 시각을 가져올 수 밖에 없는 건가..."하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그리고 이런 제 시각엔 "빠심"이 작용하기도 했죠. 신도 가네토 감독님의 '벌거벗은 섬'이나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님의 '신들의 깊은 욕망'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니까요. :-)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복수는 나의 것'(박찬욱 감독님 작품 말구요. ^^;)도 유레카에서 블루레이가 나오는데, 이것도 코드 제한이 걸려있을까봐 걱정입니다.
2010.06.06 03:03
이야기가 좀 다른 데로 새는 기분입니다만, mithrandir 님께서는 꽤 오랫동안 크라이테리언의 찬바라 중심주의와 상반되는 영국의 일본 영화 출시 태도에 대한 애정을 표해오셨는데요, 종종 지나친 일반화를 하고 계시지 않나 싶었습니다. 크라이테리언이 확실히 쿠로사와는 거의 전작을 출시했고(그런데 쿠로사와를 전작을 다룰 정도면 시대극 외에도 다른 부류의 작품이 상당히 많이 들어갑니다. 마스터즈 오브 시네마에서 다룬 〈추문〉이나 〈백치〉는 물론이고 심지어 초기 전시선전영화인 〈가장 아름답게〉나 일종의 새마을 운동 영화 〈내 청춘에 후회는 없다〉 같은 작품까지 있지요), 그 외 〈대보살 고개〉라든가 60년대 일본 시대극 네 편 박스, 혹은 초기에 냈던 미야모토 무사시 연작 같은 작품을 다루기는 했습니다만 다른 스펙트럼에 위치한 작품도 많이 냈지 않나요?
오즈 야스지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말할 것도 없고(단품으로 여러 작품을 낸 데 이어 무성영화와 칼라영화도 이클립스 시리즈로 여러 편 커버했고, 조만간 또 두 편이 나오더군요), 미조구치 켄지의 〈우게츠 이야기〉, 〈산쇼 대부〉, 〈오사카 엘레지〉, 〈기온의 자매〉, 〈밤의 여인들〉, 〈수치의 거리〉, 이마무라 쇼헤이의 〈인류학입문〉, 〈돼지와 군함〉, 〈일본곤충기〉, 〈붉은 살의〉, 시노다 마사히로의 〈동반자살〉, 테시가하라 히로시-아베 코보의 모더니즘 영화 세 편, 시미즈 히로시의 영화들과 최근에는 오시마 나기사의 60년대 실험영화들, 코바야시 마사키의 〈인간의 조건〉 3부작, 스즈키 세이준의 영화들, 등등을 냈는데 크라이테리언이 찬바라나 몇몇 거장들에게만 치중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건 (신도 카네토 감독님은 뭐 거장이 아니신가요 ^^;) 지나치시지 않나 생각합니다. 혹은 뭐 미국 대 유럽으로 보더라도 제가 보기엔 미국에서는 접할 수 있는데 유럽 쪽에서는 접할 수 없는 일본 영화들도 적지 않고요. 결코 미국 쪽이 편식한다는 식으로 가볍게 말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제가 크라이테리언의 이익을 대변한다거나 열혈팬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아니, 생각해 보니 열혈팬이라고는 할 수 있을지도... 그 정도로 내주면 팬을 안 하기는 힘들더군요) mithrandir 님께서 가끔 이 문제를 언급하실 때마다 그 저변에서 느껴지는 (말씀하신 것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유럽이 미국보다 짱이라능!"이라는 선입견이 너무 성급한 판단은 아니신가 싶어 말씀드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신들의 깊은 욕망〉은, 이것은 추측입니다만, 제가 DP에도 남긴 덧글을 옮기자면 :
유레카!에서 올해 하반기에 낼 〈메트로폴리스〉 완전복원판(사실 완전복원 아닌데 왜 자꾸 "Complete"이라고 하는지… 아직도 빠진 장면이 있잖아!)도 지역코드 B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유레카!의 경우는 가만 보면 그냥 랜덤으로, 영화광들 X먹어라! 하는 식으로 지역코드를 고정하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출시를 준비 중이거나 판권을 가지고 있는 출시사가 있는 경우에 지역코드를 고정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적어도 블루레이는 말이에요. 이를테면 〈메트로폴리스〉의 경우도 북미에서는 키노에서 출시하기로 예정된 상태이고, 〈신들의 깊은 욕망〉은 루머 수준이기는 하지만 크라이테리언에서 낸다는 얘기가 오래 전부터 있었거든요. 최근에 나온 프리츠 랑의 〈M〉 블루레이도 B로 고정됐네 싶더니 크라이테리언에서 코드 A로 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