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28 17:41
인간의 감정은 포유류가 아니라 파충류이지 않을까 고민되는 요즘입니다. 열을 체내에서 만들 수 없어서, 어기적 어기적 기어나가 외부열을 받아야 피를 데울 수 있고, 살다보면 자신의 껍질이 알맹이보다 적어져서 탈피를 때때로 해야 하죠. 껍데기나 알맹이나 제 살은 살이기에 어디까지가 자신인지 모르고 찢어내려면 고통스럽기 그지 없구요. (파충류가 탈피할 때 아프거나 할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위험한 순간이긴 하겠죠.) 그러니까 문제는 외부로부터 날 지켜주고 내 것이었던 것만 같았던 감정의 두께를 갈라내기 위해 어느 순간에는 떨어내는걸 노력 해야할 시점이 온다는 겁니다, 아마도.
저는 타인에게 가혹한 만큼 자신에게도 가혹하고 그 점이 저를 붕괴시키죠. 오늘 오전에는 자격증 필기 시험이 하나 있었는데 안 갔어요. 등록비 낭비 한 거죠. 문제는 3일 전부터 공황 상태에 돌입해서 당일에 다가갈수록 공부를 아무것도 못했죠. 3일 동안 하루에 2시간이라도 적당히 읽고 넘긴 후에 시험 봤으면 떨어지든 말든 그럭저럭 넘길 수 있는 건데 제 정신 근력은 갓 태어난 병아리 날개 쭉지 근육만도 못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들여서 오늘 포함, 총 4일을 뭉게버린거죠. 일상이 큰 원통형 롤러로 짓이겨지는 느낌은 산 채로 발 끝부터 납짝해지는 건데, 심지어 다른 일도 하질 못하게 됩니다.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는 피곤함을 피하기 위해 밥도 3일간 한 끼씩 먹고, 그나마 다른 한 끼는 밖에 기어나가 사다 먹었네요. 그리고 짓뭉개진 몸을 끌어다가 진탕 침대에서 뒹굴며 노는거죠. 수면과 가상소요가 향정신제의 일종이 아닌가 고민되는 시간들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봤을 때, 저를 이루고 있는 요소들 중에서 괜찮은 게 있고 괜찮지 않은게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것들을 분해해다가 다른 사람들이 혹하는 것들은 무료 나눔하고 나머지는 쓰레기통에 버려버리고 싶습니다. 네, 여기 지금까지 금주 금연한 간 있는데 받아가시구요, 이번에는 글쓰기 요령을 담은 사유입니다, 아, 파란 옷 입은 분이 손 빨리 들었어요, 나와서 가져가세요, 에, 빡빡한 머리숫입니다, 아 좋은 선택 하셨어요 다만 모발이 좀 굵으니 관리 잘 해주시구요, 나머지는 수거해서 정리하겠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은 목록 확인해서 개인적으로 연락 부탁드리고 기관에서 보관기간은 경매 종료일로부터 7일입니다. 그런데 아직 장기 말고는 그런건 불가능하니 총체인 제 자신을 버릴 수도 없고 어떻게든 잘 끌고 가야겠죠.
솔직히 남이 뭐라고 하는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런거야 회사 취직이나 어쨌던가 남에게 평가 받을 순간에나 상관 있는 것이지 자기 자신의 감정/이성적 행복 추구에는 절반은 자기가 관장하는 것인데요. 문제는 자기 옹호가 불가능하다는 것에 있죠. 쉽게 생각해서 두 명이 서로 사귀고 있을 때, 한 쪽이 집단 윤리에 어긋난 일을 하거나, 논리적으로 옳지 않은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해봐요. 다른 쪽은 그 일탈자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건조하게 사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거나, 또는 잘못 되었다고 지적하거나, 아니면 그 사람을 옹호하고 받아들여줄 수도 있겠죠. 근데 그게 한 몸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해보세요. 제가 유일하게 살해욕이 일어나는 사람은 세상에 제 자신 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농담으로라도 죽이고 싶다, 고 생각해본 적은 없죠. 그런데 찌그러진 자기를 옹호 못하면서 남은 어떻게 옹호할까요. 논리적인 사람이 히스테리를 부리면 누가 말릴 수 있으려나요. 정말 짜증나요.
요즘 사람들은 도대체, 이성과 감성의 배수로를 어떻게 파고 그 관을 어디로 이어서 하수처리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제가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연예를 파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종다양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아닌데 흘려보낼 곳은 인터넷 밖에 없으면서도, 인터넷에서도 무슨 정치인 수준으로 자기 검열을 하죠. 타자 혐오를 받아들여 자기 혐오로 체화시키는 버릇은 참 나쁜데, 인터넷에 만연해 있는 것들을 반박하지 않고 수긍하다 보면 그렇게 되는 거죠. 게다가 요새는 넷상이건 인간관계상이건 이성이든 감성이든 드러내는 걸 에티켓의 파괴라고 주장들 하는 집단 윤리가 형성 중이기 때문에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타자 검열을 자기 검열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을꺼라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어느 정도의 두꺼운 낯짝이 있고, 그 두께는 내적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원칙 때문에 가능한 것이니 물결을 타는 분들은 자신을 드러내는게 더욱 힘든 일이겠죠.
내향성도 좋고, 내적 에너지를 얻는 것도 좋은데 정말 과연 홀로 사는게 가능한 사람이 있을까요. 있을 법도 해요. 듀나님도 그런 부류에게 모델이 될만한 사람이죠. 그리고 앞으로 1인 가구의 증가율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은 계속 증가할 것이고, 독신률도 증가하고 있죠.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런 형태의 삶은 우리들 중 일부에게 주어질 겁니다. 게다가 역 피라미드. 외로움이나 고독은 문학에서 포장되어 팔리는게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이 지금까지의 시대보다 이후에서 더 많이 일상적으로 마주치게 되겠죠. 인구학적으로도 개개인 사유의 배수로는 구축되어야할 시스템이죠. 그렇지 않으면 그 오폐수들이 어디로 모여 흐를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궁금한 점은 그거에요. 합리화 또는 옹호를 어떻게 능청스럽게, 또는 어른스럽게 할 수 있느냐는 거죠. 제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인간은 아닌데도 평균 이하의 (다른 식으로는 사회 부적응의) 못남에 고통받는다면 그것을 어떻게 해체하고 넘기는 건가요. 어화 둥기둥기 하면서 띄워주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성취 할 때보다 시도를 붕괴시킬 때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한데 역설적이잖아요, 성취한 사람은 좋은 감정적 자원을 얻게 되고 다시 사용할 수 있지만, 실패한 사람은 이미 파산 과정에서 또다시 파산하는 구제금융도 포기하고 평가는 마이너스가 되서 대출도 불능이 되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거잖아요. 어디서 감정을 대출받죠? 좀 쉬어야겠어요.
2014.06.28 17:58
2014.06.29 02:20
감정이 들쭉날쭉한 나날들입니다. 한점으로 수렴하겠거니 기원하고 있어요.
2014.06.28 18:38
http://www.jungto.org에 가면 [정토TV]라는 메뉴가 있고,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반야심경 강좌], [금강경 강좌] 등의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 듣기에는 즉문즉설이 재미있지만, 반야심경이나 금강경 강좌도 일반 대중(40대~50대 아주머니) 대상이기 때문에 (책 없이도) 옛날 얘기처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불교의 목적이 번뇌에서 벗어나는 것이라죠? 모든 강의의 초점이 "어떻게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것인가?" 입니다. 저는 그 강의들이 재미있어서 거의 다 들었는데 심심할 때 들어보세요.
(즉문즉설 유튜브 링크는 http://www.youtube.com/playlist?list=UUSsWdUwr4UonSCAVH-k0_Lg&feature=plcp%22)
2014.06.29 02:27
하나 들어봤는데 재미있군요. 허나 종교를 하나 더 추가했다간 제가 죽거나 종교가 죽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특히 종교는 논리보다 직관적인 답을 많이 내주는데 제 입장에선 정말 독이에요. 고분고분 들으며 실행에 옮기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머릿 속에 전연 못 들어오게 하느냐면 또 그것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불교가 깨달음에 이르는 논리 회로를 제공한다는 접근으로 들어볼까 하기도 합니다.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게 사이비 종교나 음모론에 빠져서 닫힌 계에서 주구장창 논리를 쌓는 인간이 되버리는 겁니다.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네요.
2014.06.28 19:37
글씨가 많아서 읽기를 중단하려다 꼼꼼히 정독했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파충류가 탈피할 때 아플 것이라는 생각은 안해봤는데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는 막연히 때미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마지막에 언급하신 감정의 대출 때문에 내향적인 우리 같은 사람들도 인간관계를 유지해야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나를 무조건 지지해주는 사람이 한 두명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상부상조해야 하겠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2014.06.29 02:36
인간은 왜 신에게 온전히 지지를 받는 것에 만족하도록 되어있지 않고 신뢰할 수 없는 인간에게 지지받아야 만족할 수 있는지 알면서도 모르겠다 말하고 싶어요, 세상은 그리 쉽게 살도록 인간에게 맞춰진 곳이 아니죠. 위험을 무릅쓰고 두 바구니에 달걀을 가득 담는게 내향적인 사람들의 친구 사귀는 법이고, 시도할 수 밖에 없는 일이구요. 누군가는 인간 앞에 신뢰라는 형용을 쓸 수 있나고 비웃긴 했습니다만, 인생 짧은데 더 짧은 순간에만 유지할 수 있을 사람 찾기를 적당히 기대해도 좋겠죠.
2014.06.28 20:05
완벽은 신기루 아닌가요. 완벽이 목적으로 추구되어 정진하는 삶은 그와 별개로 만족이니 성취감이니 취할 수 있지만 완벽이 조건이라면 뭔 짓을 해도 행복해질 수 없는게 인간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죽는거같아요. 태어난 지점도 나아간 거리도 죽는 지점도 각자 다르겠지만 결국 공통의 골인 지점같은건 어차피 없는거. 본인의 싫은 구석에 대해 남 앞에서 옹호하는 스킬 정도는 적당히 익혀야겠지만 스스로에게까지 할 필요 있나요. 미운건 미운거고 미운 마음이 들 수도 있는거지. 그냥 샘 솟는대로 미워하고 좋은건 좋아하고 그러면서도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한 이성만 남겨 놓으면 되지 싶어요. 자신에 대한 관찰과 평가에 대해 내준과 외준을 동시에 진행하되 비판, 단기/장기 목표 설정, 칭찬, 등등은 내준에서만 이뤄질 것. 그러면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슙니다. 잔인한 오후님의 어떤 특성이 보편적 평균치에 못 미친다. 는 단지 인지하고 있는 것 만으로 족하고요. 하지만 어쩌면 잔인한 오후님의 문제는 타인과의 비교와 별개로 내적 기준 자체가 높단 걸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런건 양날의 검처럼 정 반대의 갈림길을 갖겠고요. 둘 중 하나는 범인과 차별되는 압도적인 열정의 근원이 될테니 확률은 반반인가요? 누구보다도 먼 거리를 가느냐, 혹은 꼬구라지느냐..
감정에 대해, 그것을 막거나 억누르는 방향으로의 노력은 무의미하다 봅니다. 그래서 없어지는게 아니라 다른 형태나 시점에서 결국엔 터져나오게 되있고 그런 경우 대부분 더 곤란한 지경이 되어 있으니까요. 다만 감정에는 비논리적인, 비도덕적인, 종류도 많으니까요. 생겨난 형태 그대로 수용/표출해선 안되는 것들이 많죠. 오후님이 힘들어 하는 부분도 여기에 해당되겠고요. 감정의 종류에 따라 맞는 처리법을 찾아야겠습니다만 논리로 반박해 이성으로 누를 수도 있겠고 관점을 전환해 무가치하게 만들어버릴 수도 있겠고 외부적 방법의 기분 전환으로 그냥 흩어버릴 수도 있겠죠. 만약 저라면 두번째로 대응, 세번째랑 병행할 것 같습니다. (만 제 방법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아닌걸로 만들어버려 에너지로의 전환이 안 이뤄진다는 맹점이.. 게으른 인간이 된다는 맹점이..) 단번에 되는건 아니니 고비가 올때마다 꾸준히 해서 역치를 점점 낮추는걸 장기 목표로요. 이런건 근육처럼 단련할수록 쉬워지니까요.
2014.06.29 02:55
길 위에서 죽는다라, 어떤 악마만이 아니라 인간도 움직임 위에 못 박힌 존재로군요. 우주에도 수많은 별들이 있고 그 각각이 다른 시작과 끝을 가졌으며, 서로에게 한 없이 멀어지면서도 빛을 주고 받는걸 생각하면, 우린 별들보단 고독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삶을 사는 거군요. 역시 비파님은 분해의 달인이신 것 같아요. 살아있는 채로 의미와 요소를 분할시켜 각각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시죠. 그 각각의 요소들은 특성 그 자체가 그 요소의 성격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서 나머지를 그대로 온존할 수 있다는 상상력을 그려주시는거죠. 다종한 방향 가운데서도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잘 들었습니다. 체화시키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감정은 제가 그것을 간단히 서술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어딘가에 안착하지 않을까 해요. 설명 못하는 것은 설명 못하는대로 받아들이구요. 감정의 대부분은 사실 형용사가 아닌 동사라고 생각하는데 동사에는 목적어가 있어야 되죠. 제가 생각할 때 목적어 없는 동사인 감정들 때문에 혼란스러운게 아닌가 싶어요. 부적절하지 않다면 흘려보내는게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한참 과도기인것 같아요. (과도기를 몇 번이나 겪으면서도 Winter is coming 마냥 반복을 하는 기분이라 부들부들 떨리는군요.)
뜬구름 잡는 대답만 했는데 방법론적 접근 정말 잘 들었습니다. 몇 번 다시 읽겠네요.
2014.06.28 20:10
잔인한오후 님의 글은 언제나 꼼꼼하기에 놓치지 않으면서 읽어야 하는데... 오늘은 정말 몸에 파고드는 듯하네요.
감정을 배수로로 흘려보내는 일, 어떻게 해야 좋은지 모르는 또다른 사람으로서. 어떤 의미로는 이미 쌓이고 모인 감정들이 붕괴를 일으키는 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우울해하고 힐링을 원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물론 아직은 힐링을 원하는 정도지만 그것들이 다 어디론가 모여서 뭉치고 터지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리가 증오할 수 있을 만큼 잘 알 수 있는 것도 자기 자신뿐이겠지요. 내적 에너지를 혼자서 얻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인간이 혼자서 광합성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닐 텐데요. 저에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일종의 기적처럼 생각될 것 같아요.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고독은 점점 물 속에 퍼지는 물감처럼 사회에 퍼져갈테죠. 어떤 식으로 자가발전하며 살아가야 할지. 저도 궁금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2014.06.29 02:59
민족주의가 부흥하고 그 반으로 국가 내의 타민족을 증오하는데 쓰일거 같아 두려워요.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풀 수 있는 집단 정서니까요. 그 이전에도 집단에서 공유할 수 있는 정서는 애정이든 증오든 지금도 어딘가에 쓰이고 있겠죠. 종교나 연예, 스포츠, 예술 등등 많이 있잖아요. 개인 단위에서 해소할 수 있는 통로(애완 등)가 줄어들수록 집딘으로 흘러들어가겠죠. 집단에 소속하지 못하는 사람은 잘 모르겠어요.
2014.06.28 21:11
기준이 너무 높아요. 안과 밖의 일치를 볼 때 고통이 덜하다고 늘 생각하는데, 그 일치가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기준치라고 생각하거든요. 너무 높은 곳을 지향하세요.
대게 그런 불일치가 놀라운 창작력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저는 가끔 잔인한 오후님이 소설을 쓴다면 어떨까 생각해요. 아... 정말 글을 잘 쓰십니다.
2014.06.29 03:04
제가 못한건 그저 자격증 시험 공부와 그 시험 참가인데 높게 생각해주시는 이유가 궁금해요. 창피하지만 삶의 성취만 서술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고 감정에 밀리기도 해서 이 글을 썼습니다. 소설은 한껏 생각해보곤 있지만, 아마 제 삶도 수많은 소설 한 번 써봐야지 마음먹고 쓰지 않는 예비작가생으로 끝날 것 같습니다. (공정치 못한 댓글이라 생각해 쪽자 보냈습니다.)
2014.06.28 21:29
2014.06.29 03:11
하하, 제게 글쓰기는 밑빠진 독에 물 붙는 기분이 강하게 들어요. 전에 작정하고 내가 이기나 니(?)가 이기나 해보자 하고 마구 썼는데 5시간이 지나도 안 끝나서 포기했었어요. 글만 써서는 쉼에 도달할 수가 없더라구요. 결국 마무리를 지어 올려서 사람들한테 노출시키고 댓글 받고 하는 글이나 가끔 검열을 피하거나 거쳐서 쓰고 있죠. 저도 제 감정이 어리다는 것을 알고 성장시키고 싶은데 나머지 애들이 멀대같이 커버려서는 힘이 드네요. 어른들이 애한테 텃세를 많이 부리거든요. 그 원인이 누구에게 있다고 말하는 것도 제겐 걸림돌이에요. 익명12345님의 감정도 잘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2014.06.29 03:29
2014.06.29 03:45
아, 그런데 검은개 동영상은 어떤 글인가요? 제가 그런 글을 썼던 기억은 없어서요. 제 멀대같이 큰 친구들은 직관, 감각, 판단, 인식, 사고 이렇게 다섯이라고 구분 짓고 있어요. 프로이트랑은 좀 다르죠. 뭐, 그래도 초자아와 이드간 대결을 자아가 막는다고 해석해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상상하는 것과 실제는 또 다르겠죠. 뭐든 생각나는대로 쓰는 걸 하고 계신 거군요. 그런데 거기에 다시 보지 않는다거나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부가 설정은 없나요? 글의 한계가 글쓰기를 규정 짓고 종류별로 특성도 다르니까 말이에요. 글 각각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편이죠.
2014.06.29 04:10
2014.06.28 21:41
2014.06.29 03:16
제가 한 번 미운털 심으면 제 자신도 어쩌지 못할만큼 못 뽑는데 저랑 정말 잘 맞는 상담가 분이셔서 완전 노곤노곤 풀어져버렸어요. 마음 대부분은 우호적인데 감정만 꽁해서 참 내가 속이 좁구나 싶었는데 역시 프로시다보니 대화 속에서 핵심을 잘 짚으시더라구요. 저야 상대가 얼마나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대화를 진행하면서 핵심을 말하느냐가 중요한데 여간해서 틈을 보이지 않는 분이시라 신뢰도가 계속 상승중입니다. 네, 별 문제없이 상담은 계속되고 있어요. 참 소중한 시간입니다. 익명12345님도 새로운 상담가님과 잘 맞으시길 바랍니다.
2014.06.29 03:55
2014.06.29 04:20
속이 상한 거 이외에는 납득이 되든 안되는 저한텐 상관 없는 일이었어요. (그리고 설명했듯 속이 풀려서 뭐든 상관 없어졌죠.) 왜냐하면 일단 제 자신이 시간약속을 안 지키고 정신적 압박으로 정상생활 뭉게뜨리고 그러는데 다른 사람한테 그렇지 못했다고 화 낼수는 없는 법이죠.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하기엔 상담시간에 다른 이야기 할 거리가 훨씬 많아서 전화통화로 들었던 설명으로 넘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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