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6 14:30
좀 전에 동네 도서관에서 핸드폰 알림이 왔는데 모레부터 한 달 동안 공사한다고 어린이도서관 문을 닫는다네요.
얼마 전에 그림책 몇 권을 재밌게 봐서 앞으로도 도서관 갈 때마다 종종 그림책/동화책을 빌려보며 머리를 식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연락을 받으니 당장 뭘 빌려놔야 할지 모르겠어요.
동화책/그림책 쪽은 뭘 어떻게 검색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ㅠㅠ
(유아용/아동용 책도 이상문학상이나 김수영문학상처럼 좋은 그림책 수상작 시리즈 같은 게 있나요?)
내일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니 어쩐지 급박한 느낌이 들어서 일단 듀나인으로 올려봅니다.
자녀의 동화책/그림책을 훔쳐봐 왔던 부모님이나 이쪽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의 추천 부탁드립니다.
(검색 방법이나 링크를 알려주셔도 감사하고요.)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다는데 도서관이 안 도와주네요. ㅠㅠ
수준은 유아용부터 아동용까지 모두 소화가능합니다. 얼마 전에 빌렸던 안 에르보 그림책도 죄다 유아용이었어요. ^^
안 에르보의 그림책들 중 제일 맘에 들었던 건 <파란 시간을 아세요?>였고요.
그 다음으로 <작은 걱정>과 <편지>도 좋았어요.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니 마음이 복잡하신 듀게분들을 위해 며칠 전 베껴놨던 <작은 걱정>의 내용을 적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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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악쉬발드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해님을 향해 두 팔을 쭉 뻗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해님이 없군요.
해님 대신 악쉬발드의 머리 위로는 구름 한 조각이 떠 있습니다.
그리고 악쉬발드가 어디로 가든 항상 따라다니는 게 아니겠어요.
하늘의 구름 한 조각.
눈썹 위의
작은 걱정 하나.
악쉬발드는
거꾸로 물구나무도 서 보고
머리를 오른쪽으로 기울여도 보고
왼쪽으로 기울여도 보았습니다.
(그래도 구름이 떠나질 않았죠.)
악쉬발드는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구름을 향해 으르렁거려도 보고,
때려도 보고, 야단도 쳐 보았습니다.
하지만 구름은 계속 악쉬발드의 머리 위에
머물러 있기로 작정한 듯했습니다.
이번에 악쉬발드는 열심히 달려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아무 소용 없었습니다.
그러자 악쉬발드는 울먹이며 중얼거렸습니다.
“엄마......”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악쉬발드는,
부드럽고 달콤한 황금빛 꿀을,
아주 많이,
단숨에 먹어치웠습니다.
또 풀과 꽃의 향기를 힘껏 들이마셔 보았습니다.
귀를 막아도 보고,
혀를 내밀어도 보고,
눈을 감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훅훅 입김을 불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름은 악쉬발드의 머리 위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몹시 슬퍼진 악쉬발드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악쉬발드를 따라 구름도 같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구름이 보이지 않는군요!
여기에도, 저기에도,
위쪽에도, 아래쪽에도!
구름은 사라지고
슬픔도 같이 사라졌습니다......
악쉬발드가 머리를 드니
따사로운 해님이 콧등을 간지럽혀 주었습니다.
(이 동화는 구름이 비가 되어 내린 후에는 날씨가 맑아진다는 몹시 과학적인 결론을 내려주고 있습니다. ^^)
2015.10.26 14:38
2015.10.26 14:46
오옷, 낭랑 님 오랜만이에요. (반가워요. ^^)
검색해 보니 아직 대출되지 않고 있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O^
그런데 그림책은 너무 순식간에 다 읽어서 (책 한 권에 5분 소요 ㅠㅠ)
혹시 다른 책도 알고 계시면 대량으로 추천해 주시면 더욱 감사하고요.
2015.10.26 14:50
2015.10.26 14:59
이 책은 저희 동네 도서관엔 없고 옆 동네 도서관에 있네요. 좀 멀지만 가서 빌려오려고요.
올리버 제퍼스라는 분의 그림책 몽땅 검색 들어갑니다. ^^
(아까 숀 탠이라는 분의 그림책도 몇 권 더 찾아보고 있어요.)
2015.10.26 15:02
2015.10.26 15:13
칼데콧상으로 검색했더니 시공사의 여러 수상작 리스트가 망라되어 있는 웹사이트가 떴어요. ^O^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수상작 리스트도 있고요. 혹시 다른 분들도 필요하시면 링크 참고하세요.
https://www.sigongsa.com/junior/bookList.php?catecode=02060100 (책 리스트는 아래쪽에 나와요.)
2015.10.26 15:07
2015.10.26 15:17
3권 모두 도서관에 있네요. ^O^
제목부터 재밌어 보여요. 감사합니다.
2015.10.26 15:08
<까까똥꼬>랑 <다음엔 너야> 추천합니다.
전자는 강렬한 표지에 호기심이 끌려서 봤는데 재밌더라구요. 후자는 그림에 뿅가서... 내용보다 그림이 참 좋아요.
2015.10.26 15:25
두 권 다 검색해 놨어요. 까까똥꼬는 무슨 내용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O^
여기 듀게분들이 직접 추천해 주시는 그림책들은 물론 그 그림책의 저자들의 다른 그림책까지
몽땅 다 검색해서 올해 내내 제가 머리가 아플 때마다 (혹은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찾아볼게요.
유아와 아동을 자녀로 두고 계신 듀게님들을 위해서도 이 글을 잘 보관하고요.
2015.10.26 15:19
칼데콧상 얘기하려고 들어왔더니 이미 있네요.
그러면 요즘 핫한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품들 추천합니다.
그리고 최근 본 것 들 중에서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파도야 놀자> 추천합니다.
2015.10.26 15:35
앗, 저를 그림책으로 빠져들게 만든 만약에 님이시네요. ^^
그림책에 주는 상들은 다들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기억도 못하겠어요. ㅠㅠ
추천해 주신 3권 모두 안 빌려가고 도서관에 있네요. 신나요. 야호~
지금 듀게분들이 알려주신 그림책 제목들을 하나씩 다 종이에 적고 있는데
엄청 부자가 된 기분이에요. 감사합니다. ^O^
2015.10.26 17:24
은혜로운 게시글과 댓글들이로군요 @.@
2015.10.26 17:38
앗, 닥터슬럼프 님은 1호기와 2호기에게 어떤 그림책을 읽어주셨는지 궁금해요.
닥터슬럼프 님의 그림책 베스트5를 알려주세요. ^^
2015.10.26 19:59
연령대 조금 올리면 "스피뱃:어느 천재의 기묘한 여행" 도 읽어 보세요.
2015.10.26 20:25
이 책은 그림책이라기보다는 그림이 있는 소설책이네요. ^^
인터넷 서점에서 앞부분을 조금 읽어봤는데 꽤 독특한 소설이면서도 중고등학생 정도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것 같아서 맘에 들어요. (딱정벌레 그림도 맘에 들고요. ^^)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10.26 22:47
아주 좋은 사이트가 있습니다. 그림책 박물관 이라는 사이트인데요
http://www.picturebook-museum.com/
국내 출판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들이 잘 정리되어 있고, 그림책을 몇페이지 맛보기로 볼수도 있습니다.
국내작가의 경우는 작가페이지로 연결도 되고요. 시간가는줄 모릅니다.
저는 작가 위주로 책을 고릅니다.
이세 히데코, 하야시 아키코, 고미 타로, 사노 요코, 스즈키 마모루 등 일본 그림작가들과
애릭 칼, 모리스 샌닥, 엔서니 브라운, 존 버닝햄, 가브리엘 벵상 등 서양 작가들도 좋아합니다.
특히 이세 히데코의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커다란 나무같은 사람', '1000개의 바람, 1000개의 첼로' 같은 작품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2015.10.26 23:56
와, 좋은 사이트와 좋은 작가들 많이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O^
(완전 노다지를 발견한 기분이에요. ☆.☆)
이세 히데코의 책 3권은 모두 동네 도서관에 있네요. 이분이 쓴 다른 책들도 다 검색해 놓았고요.
다른 작가들 책도 옆동네 도서관에 가서라도 빌려봐야겠어요.
어른들 책 빌려 읽을 때보다 어쩐지 더 설레고 흥분되는 것 같아요. ^^
2015.10.26 22:57
숀탠의 작품들 전부 추천하구요. 닐 게이먼과 데이브 맥퀸 콤비가 만든 The wolves in the wall 이나 김동성님이 그리신 엄마마중, 나이팅게일도 좋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항상 옳구요. 위에 추천해주신 사노 요코의 백만번 산 고양이도 추천합니다. 그림책들을 대부분 까페에 가져다놔서 생각나는 건 이정도네요 :) 아.. 예쁜 그림 좋아하시면 리즈벳 쯔베르거도 좋습니다.
2015.10.27 00:13
손 탠의 작품은 다 찾아놨어요,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분의 책도 도서관에 많이 있는 것 같아 기쁘고요. ^^
<엄마 마중 (이태준)>과 <나이팅게일 (김서정)>은 찾았는데 The wolves in the wall은 서점에도 없네요.
(김동성 님과 '리즈베스 츠베르거' 라는 분은 그림만 그리셨나 봐요. 두 분 다 작가는 따로 있어서 이 분들
이름으로는 저희 동네 도서관에서는 책 검색이 안 되더라고요. 먼저 인터넷 서점에서 이 분들 이름으로
책을 검색한 후 그 책 제목으로 도서관에서 빌리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 같으니 혹시 다른 분들도
검색하실 때 참고하세요.)
여러 책들 많이 추천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O^ (나중에 생각 나면 또 추천해 주세요. ^^)
2015.10.26 23:03
아, 그리고 오랜시간 보시고 싶으시면 안노 미쯔마사의 책도 추천합니다. 책장마다 각종 패러디가 숨어있어서 그거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건 스페인편이었는데 다시 찾아보니 이나라 저나라 많이 있네요.
2015.10.27 00:20
안노 미쯔마사라는 분은 수학 그림책, 학습 그림책, 여행 그림책 같은 뭔가 공부할 게 많은
그림책을 만드셨네요. 저는 공부하기 싫고 놀고 싶어서 그림책을 보는 거라... ^^
나중에 여행 가고 싶은데 가이드 책도 읽기 귀찮을 때 이 분의 그림책을 보면 되겠어요. ^^
2015.10.26 23:16
그림책은 아닌데 (삽화가 조금 있긴 하지만...) 동화책이라고 하면 엘리나 파전Eleanor Farjeon의 동화책 '작은 책방' 추천해요.
제가 정말 좋아하거든요... ㅎ
번역본이 나와 있긴 할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2015.10.27 00:27
이 분은 '엘리너 파전'이라고 해야 검색이 되네요. ^^ (점 하나 다르게 찍었다고 검색을 못하다니...
다행히 영문 이름을 알려주셔서 찾을 수 있었어요. 이 분 이름은 배고파서 금방 기억할 것 같아요. ^^)
도서관에서 <작은 책방>과 이 분의 다른 책 2권을 더 찾았어요. 재밌게 볼게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5.10.27 13:38
나이가 들면 뭐하고 놀지?? 하고 가끔 생각해 보는데요... 그림책을 읽으며 놀아야겠어요. ^^
눈이 어두워져 글자를 많이 읽기 힘들 테고 머리가 굳어져 복잡한 얘기는 이해도 못 할 텐데 그림책이 딱이죠.
아니면 조금 더 노력해서 그림책을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글을 많이 쓸 필요도 없고 그림을 대단히 잘 그릴 필요도 없고, 뭐 그냥 저만의 그림책을 만드는 거죠.
사진을 잘 찍는 분은 그림책 같은 사진책을 만들 수도 있겠네요. 그림과 사진을 섞어도 되고.
나중엔 그림책도 킨들 같은 전자책 기계로 볼 수 있을 테니 음악이 흐르는 그림책을 만들 수도 있겠어요.
동시를 짓고, 동화도 만들고, 그림도 그려서, 그렇게 그림책을 만들면서 살면 참 재밌을 것 같아요. ^O^
2015.10.30 21:35
2015.10.31 11:18
옆 동네 도서관에 있더라고요. 재밌을 것 같아요.
남자도 치마를 입을 수 있는 그날까지 꽁치 화이팅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