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인 로 (2019)

형숙은 딸 현서에게 김치를 주러 왔다가 딸 자취방에서 딸의 친구 민진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방에서 딸 집에 얹혀 산다는 민진이 신경 쓰여요. 하지만 민진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의외로 애가 공부도 잘하고 싹싹하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알고 봤더니...

그 뒤는 반전도 뭐도 아닙니다. 민진과 현서의 관계가 진짜로 뭔지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으니까요. 작년 프라이드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고. 상영관 안에서 이 영화의 '반전'에 충격받는 사람은 형숙밖에 없어요.

신승은의 [마더 인 로]는 전형적인 한국 중년 여성이 자신의 안전한 세계관에서 벗어난 곳에 발을 디뎠을 때 발생하는 과정을 다룬 코미디입니다. 딸이 여자 애인과 동거 중인 상황이지만, 아직 그 사실을 모르는 형숙은 자신을 제한하는 정상성의 범위 안에서 행동해요. 하지만 그러다보니 형숙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미래 사위감의 상견례를 하는 것처럼 굴게 됩니다. 주인공의 세계관과 현실세계가 어긋나는 듯하면서 맞아 떨어지는 그 애매한 상황이 이 코미디의 원동력이에요.

제목은 스포일러이기도 하지만 이 애매한 상황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딸의 애인인 민진은 형숙을 부를 수 있는 단어를 아직 갖고 있지 못해요. 장모님도, 시어머니도 아니니까요. 아직은 mother-in-law라는 영어단어로 타협할 수밖에 없지요. 앞으로 동성혼이 법제화된다면 우린 이들을 위한 새로운 단어를 갖게 되겠지요. (20/06/04)

★★★

기타등등
7월 1일까지 퍼플레이에서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purplay.co.kr/watchMovie.php?movieId=159

감독: 신승은, 배우: 손수현, 안민영, 임새라, 다른 제목: Mother in Law

IMDb https://www.imdb.com/title/tt930838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5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