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스 데이]의 속편이 20년만에 돌아왔습니다. 제목은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20년 전에 지구를 침략했던 외계인 종족들이 다시 지구를 침공했는데, 이번 우주선은 대서양을 거의 덮을 수 있을 정도로 큽니다. 외계인들은 그 우주선으로 지구 중심까지 구멍을 뚫어 핵을 빨아먹으려 하고, 우리의 주인공들은 그 전에 우주선과 함께 온 외계인의 여왕을 죽여야 합니다.

[인디펜던스 데이]의 똑똑한 속편을 만드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본편 자체가 컴퓨터 바이러스로 항성간 여행이 가능한 외계인들을 물리치는 이야기였는데, 이 설정을 버리고 속편을 만들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멍청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래도 전 도입부는 관심을 갖고 지켜봤습니다. 이 영화의 2016년은 우리의 2016년과 많이 다른 곳이죠. 외계인 우주선을 연구하고 그 기술을 적용한 결과, 지구인들은 이제 태양계로 진출했습니다. 저번에 침략한 외계인이 아닌 다른 종족과 만남도 앞두고 있고요. 꽤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할 순간인 겁니다.

하지만 영화는 속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휩싸입니다. 그리고 그 의무는 전편처럼 명승지를 부수는 외계인들을 때려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결국 익숙한 그림이 반복됩니다. 시각효과만 업그레이드되었을 뿐이에요. 줄거리만 읽어도 아시겠지만 이야기는 더 멍청해졌고.

더 지루하기도 합니다. 이 영화엔 전편의 명쾌함이 부족합니다. 외계인의 우주선을 부수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그렇다고 캐릭터를 잘 쓴 것도 아니에요. 전편부터 이어나오는 몇몇 캐릭터들의 죽음은 맥이 풀릴 정도로 건성으로 그리고 있고 새 캐릭터는 매력이고 뭐고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니 따분하죠.

영화는 3편을 예고하고 끝이 나는데, 과연 만들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2편을 건너뛰고 3편으로 갔다면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 물론 그 영화도 바보 같긴 마찬가지겠죠. (16/06/26)

★☆

기타등등
이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스펙터클은 안젤라베이비의 엘라스틴 장면이었죠.


감독: Roland Emmerich, 배우: Liam Hemsworth, Jeff Goldblum, Jessie T. Usher, Bill Pullman, Maika Monroe, Sela Ward, William Fichtner, Judd Hirsch, Brent Spiner, Vivica A. Fox, Angelababy, Charlotte Gainsbourg

IMDb http://www.imdb.com/title/tt162884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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