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27 15:52
교통정리가 필요할 거 같은데요. 중국에서 [필선 笔仙]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분신사바 - 저주의 시작]은
안병기가 2004년에 만든 [분신사바]의 중국판 리메이크가 아닙니다.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이고 분신사바나
그 비슷한 장치도 나오지 않습니다. 안병기가 중국에서 호러를 한 편 만들었는데 제목을 그냥
[필선/분신사바]라고 붙였던 거죠. 그 뒤에 박한별을 주인공으로 찍은 [분신사바 2]도 [가위]의 리메이크라면
모를까, 이 영화와 내용이 연결되지 않고요. 프랜차이즈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호러작가 이야기입니다. 슬럼프에 빠진 작가 샤오아이는 가정폭력 문제로 감옥에 들어간 전남편 치쿤이
출소했다는 말을 듣고, 남자친구 이난이 소개해준 시골 별장에 들어가 새 소설의 집필에 들어가는데,
같이 데려간 아들 샤오신이 집 근처에서 여자 아이 인형을 주운 뒤로 이상하게 행동합니다. 샤오아이의
컴퓨터에는 자기가 쓰지 않은 소설 내용이 마구 찍히고 원고 속 내용이 마구 현실화되고요. 그러다
결국 샤오신이 수상쩍은 상황에서 실종되고 남편이 나타납니다.
중국 영화와 한국 영화가 반반쯤 섞여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캐릭터나 대사 같은 건 로컬라이징이
되어 있는데, 별장 세트나 영화에 흐르는 극단적인 감정 같은 건 10년 전에 만들어졌을 것 같은
한국 '청담동 호러'스럽지요. 어느 쪽인지 분명히 구별이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효'에
대한 신경질적인 감정이 그렇죠.
성취도는 딱 [폰]이나 [분신사바] 정도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괜찮은 호러 효과가 없는
건 아니고 기술적으로도 나쁘지 않은데, 공포보다는 짜증을 자극하고 있고 반전들이 던져지는
후반부에서는 스토리가 거의 붕괴됩니다. 에필로그 뒤에 주인공이 어떻게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 이 상황 속에서 그럭저럭 영화를 끌어가고 있는 건 안병기가 아니라
샤오아이를 연기하는 매정의 연기입니다.
(14/08/27)
★★
기타등등
[분신사바 3]도 나오는 모양이군요?
감독: 안병기, 배우: Jingfei Guo, Ting Mei, Chao Wu, 다른 제목: Bunshinsaba
IMDb http://www.imdb.com/title/tt299355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7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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