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시리즈는 미국에서...

[매드맥스]는 가난한 영화였죠. 제작비를 대략 미국돈으로 환산하면 250000 딸라가 안된다는 것 같습니다. 그돈 들여 만들어 호주영화 역사상 박스오피스 1위를 먹고 세계흥행 1억불을 달성했습니다. 대략 제작비의 400배...
그시기에 미국영화가 아닌 다른 나라 영화가 1억불 넘는다는 건 대형사고였습니다. 그덕에 세상 사람들이 호주에서도 영화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고 하죠.

근데 영화흥행의 척도이자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그렇게 크게 흥한 영화는 아니었어요. [매드맥스]는 워너를 통해서 호주 이외 지역에 배급되었지만 미국에선 워너말고 AIP가 먼저 찜했습니다. 하긴 뭐 영화의 규모나 모양새를 보면 AIP가 더 어울리기는 하죠.

AIP는 영화 대사 전체를 미국에서 새로 녹음해서 공개했습니다. AIP의 주무대가 드라이브인이었기 땜에... 영화가 원래 싸구려라 오디오 상태가 안좋고, 거기에 드라이브인의 열악한 음향환경과 영화 대사가 호주어라는 3콤보가 겹치면 관객들이 뭔내용인지 못알아먹을 거 같아서 미국어로 더빙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요.

미국에서도 히트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미국시장 기준으론 그렇게까지 큰 수치는 아니었고(9백 몇십만불 정도라는듯)... 그래서 영화의 인지도가 높다고 볼수는 없었습니다. 애초에 유명인이라고는 하나도 안나오는 외국 영화가 그정도면 아주 잘나온 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당시 AIP가 망하기 직전이어서 배급에 힘을 별로 못썼다는 말도 있네요.

뭐 어쨌든 지금도 미국에선 AIP의 자산을 물려받은 MGM이 1편을 관리하고 있는듯, 미국에서 나온 매채들은 영화 시작할 때 엠지엠과 에이아이피 로고가 나옵니다. 거기다 미국어가 디폴트언어일 때도...

2편은 1편의 10배가 넘는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서 호주내 흥행으로 1편의 두배를 벌었다고 합니다.(그럼 손해아님?) 세계흥행이 얼만지는 모르겠어요. 1편은 상징성이 있어 1억달러 흥행이 자주 이야기가 되지만 애초에 그당시에는 월드와이드 흥행같은 거 제대로 집계도 안하던 시절이라 모르는게 정상이니까요. 어쨌든 그해 호주영화중 해외흥행 1위였다고 하네요.

이번엔 처음부터 워너가 찜했기 땜에 미국에도 워너 명의로 배급됩니다. 1편과 달리 영화를 만들 당시부터 미국사람들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조치해서 영화에 손을 대진 않았지만, 1편이 워너 배급도 아니었고, 미국내에서 매드맥스의 인지도가 높지도 않았기 때문에 제목을 바꿨습니다.  [매드맥스 2]에서 [로드 워리어]로. 그리고는 이게 속편이라는 사실은 숨기고 마케팅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뭐 상관없는 스토리이긴 하지만...
그래서 원제목인 [매드맥스 2]와 미국제목 [로드 워리어]가 훗날 혼동을 일으키게 되어서 나중에는 아예 제목을 [매드맥스2: 로드 워리어]로 바꾸게 됩니다.

[매드맥스 2]는 전작의 미국 성적의 두배를 넘는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근데 역시나, 세계적인 매드맥스의 위상에 비해서는 좀 많이 아쉬운 성적...(그해 미국 흥행순위에서 50위를 했다는듯)

1,2편 연속으로 세계흥행 대박이었으니 3편은 워너가 직접 제작에 참여해서 천만 달러가 넘는 제작비의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곤 미국에서 제작비의 세배정도를 벌었다고 하네요. 일단 흥행에 성공하긴 했는데... 제작비 대비 수익을 따지면 시리즈중 꼴이었고, 미국 시장 기준으로는 자랑할만한 성공은 아니죠.

월드와이드 흥행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시리즈가 전설적인 대접을 받는 것 치고는 미국내에선 개봉흥행발을 크게 못받은 편이었습니다.

글구 그 난리가 났던 [분노의 도로]도 극장흥행으로는 손익분기 못넘겼다고 하고요.

그니까... 애초에 매드맥스 시리즈는 (명성에 비해서는) 미국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하는 프랜차이즈였는데 거기다 주인공까지 달라진 스핀오프 영화에 억대 제작비를 투입한 건 처음부터 무리였죠. 그래서 조지 밀러 영감님이 영화개봉전에 '여러분이 이거 많이 봐주셔야 속편 나와요'라는 뻔한 말을 굳이 하셨을 것 같고요.

대충 극장에서 심하게 망하지만 않으면 2차이후 시장으로 보충하고 해서 후속작 자금이 나오는 이런 테크를 바라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이렇게 심하게 망할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