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02 16:03
- 사실 구린 감도 컸지만 괜찮은 부분도 있었던 날이었던 것 같긴 한데. 마지막 탈락자 발표의 충격과 공포 때문에 '그딴 거 없ㅋ엉ㅋㅋㅋ' 이란 기분이 되어 버렸네요. orz
- 먼저 용감한 형제의 10대조부터 얘기해보자면. 뭐 지난 주보단 나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난 주에 홀로 살아 남았던 박수진이 여전히 잘 해 줬고 양성애도 기본은 해 줬죠. 박우철이 여전한 난감함을 뽐내긴 했지만 그래도 그마저도 지난 주에 비하면 나았어요. 넷 다 올드한 곡으로 깔았던 지난 주에 평이 워낙 안 좋아서 그랬는지 이번 주 셋은 거의 나이에 맞는 곡들을 불러서 더 자연스런 느낌이 들기도 했구요. 다만 이 조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탈락자였는데...;
1) 박수진은 대단했습니다. 아이돌 곡이라곤 해도 '트윙클'이 그리 쉬운 곡도 아니었고. 또 나름대로 안무까지 넣어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로 불러준 건 그 자체의 퀄리티를 떠나서 그냥 잘 했다고 봐야할을 것 같아요. 게다가 첫 등장 때 마이크 소리가 나지 않는 대형 방송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정신 수습하고 (시작 부분에 삑사리가 있긴 합니다만;) 그런 무대를 보여줬다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무한 가산점을 받아도 될만 했죠. 나이도 어린데, 노래도 잘 하고, 또 담력까지 갖추고 있는 분이니 소속 조에서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조의 참가자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하겠습니다. 대단했어요. -_-b
하지만 스타일리스트님들... 지난 주엔 그렇게 잘 해 놓더니 1주일만에 이게 뭔가요(...)
2) 양성애는 그냥 괜찮았어요. 무리하지 않고 본인 장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을 택해서 무난하게 잘 했습니다. 다만 안무는 많이 어색했는데 과욕 부리지 말고 그냥 노래에만 집중했음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또 여전히 예선에서 보여줬던 그런 포스는 보여주지 못 했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다만 심사위원들의 '고음이 없는 곡을 고르다니!'라는 지적은 좀 공감하기 힘들었습니다. 오디션 프로에선 무조건 질러야한다는 규칙이라도 있나요. 진작부터 고음이 약점이라고 지적받던 분인데 본인 장기 살리는 선곡을 한 게 무슨 죄도 아니고. 누가 나는 가수다 방송국 아니랄까봐. -_-;
3) 아아 박우철... orz 전 이 분의 모습에서 자꾸만 데이빗 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예선에선 나름의 개성으로 꽤 주목받고 팬도 끌다가 생방송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연이은 무리수로 본인 개성도 못 살리고 시청자들에겐 욕만 먹고 팬은 계속 떨어져 나가고 결국 프로가 끝난 후엔 백수 되고(...)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용감한 형제는. 그냥 예선에서 호평받았던 모습의 연장선상으로 선곡하고 무대 준비 시키면 안 되는 걸까요. 계속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반복하고 있으니 참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다음 주는 이제 둘 중 하나만 남을 단계인데. 100% 시청자 투표로 갈지 멘토의 선택으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흐름상 부디 괜찮은 무대 보여주고 떨어져주길(?) 바랍니다. 이제 와서 좋은 무대 보여준다 해도 이미 밉상으로 찍혀서 힘들어요.
4) 결과 발표는 뭐. 박수진이 인기 투표 1위로 올라선 것을 보며 역시 이 프로 투표자들은 팬이고 뭐고 무대가 최우선이구나... 라는 걸 깨달았구요.
양성애가 제대로 된 무대를 보여주지 못 했고 박우철이 느끼함과 난감함에도 불구하고 노래 자체를 되게 못 한 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충격과 공포는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용감한 형제가 박우철을 통해 뭔가 보여주고 싶은 거겠죠. 지난 2회간의 생방송을 볼 때 크게 기대는 안 됩니다만. 뭐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두고 보겠습니다. <-
- 김소현의 20대 초반 여성조의 결과는 좀 재밌었습니다. 분명 제작진은 성현주에게 버프를 몰아주려 했던 걸로 보여요. 그간 쭉 여신, 여신 하면서 이미지 만들어준 것도 있었고, 중대한 고비(?)가 나올 때마다 가정사를 보여주며 캐릭터도 잡아줬구요. 어제 원곡자를 만나게 해서 분량을 많이 잡아준 것도 그렇고 뭐 이래저래. 그런데 정작 셋 중에서 가장 (이라기 보단 유일하게) 아쉬운 무대를 보여준 게 성현주였고 결국 한기란이 올라갔지요. 심사위원으로선 별로 좋은 말을 못 해 주겠지만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을 못 이으며 쇼의 하일라이트를 장식해준 김소현에겐 수고했다는 한 마디를. <-
1) 이형은에 대해선 다들 생각하는 게 비슷했을 겁니다. 노는 것 잘 하고 끼도 있는데 엄밀히 말해 노랠 되게 잘 하는 건 아니고. 특화된 분야가 따로 있고 그 외의 분야엔 한계가 뚜렷하구요. 그래서 전 당연히 지난 주에 보여줬던 무대가 이 분의 맥시멈이고 이젠 내리막일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의외로 되에게 잘 했습니다. 어제 불판에선 저만 좋아했기도 하고(...) 또 심사위원들도 음정 면에서 지적을 좀 하긴 했지만 뭐. 전 어제 이 분이 무대에서 보여준 자연스러움을 높이 삽니다. 생방송까지 와서 보는 사람들 긴장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흥을 느끼게 하는 오디션 프로 참가자는 의외로 흔치 않아요. 그야말로 스타 기질이랄까.
그런데 편곡은 프로들이 해 주는 거겠죠? 이형은이 편곡에 참여도 하고 랩 가사도 직접 써서 불렀다는데 본인이 다 편곡했다고 보기엔 퀄리티가 너무 높아서요. 아마 이런 식, 저런 식으로 해 달라고 아이디어만 낸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칭찬해주고 싶네요. 김건모 노래 건드렸다가 x된 프로들이 한 두 명이 아니니 말입니다.
2) 한기란은 정말 매번 저를 놀라게 합니다. 지난 주에 보여줬던 희한하게(?) 안정적이었던 무대도 인상 깊었는데 이번 주는 거기에 덧붙여서 그냥 노래를 잘 해 버리네요. -_-;; 휘트니 휴스턴의 유명한 곡이라 파워풀한 스타일의 보컬(케이팝스타 지난 시즌 이미셸이라든가)이 아닌 한기란이 이걸 어떻게 감당하려나... 싶었는데 여전히 안정적이면서도 섬세하게 잘 불렀어요. 금방 배워서 금방 발전하는 10대도 아닌데 매주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니 정말 놀랍기 그지 없습니다. 알고보면 김소현이 대단한 노래 선생이라든가 하는 반전이라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망상까지 해 봤습니다. 심사위원들도 매주 놀라잖아요;
절대로 비주얼이 맘에 들어서 하는 칭찬이 아니라는 걸 굳이 강조해둡니다. <-
캐릭터는 정이 가는 캐릭터였고 떨어지고 우는 모습에서 애잔한 맘도 들고 그랬습니다만. 그냥 당연한 결과였다고 봅니다.
4) 그렇게 많이 늘었다지만 흐름상 결국 다음 주가 마지막이 될 한기란의 무대를 기대합니다.
- 아무리 봐도 김태원은 제자들에게 음악적으로는 전혀 간섭이든 지도든 안 하는 것 같죠. 세 팀의 선곡을 보나 무대 연출을 보나 김태원스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본인이 고른 제자들도 아니고 하니 그게 맞는 것 같긴 한데. 그렇담 멘토제는 도대체 뭐하러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이번 시즌의 모순을 참 잘 보여주고 있는 게 20대 초반 남성조인 것 같단 생각을 잠깐.
1) 한동근은 생방송 들어와서 자꾸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튀네요. 지난 주엔 김현식 노랠 불러서 '이 노래에 이런 기교가 가당키나 하냐'는 얘길 많이 들었구요. (근데 전 별 불만 없었습니다. 크게 맘에 들지도 않았지만) 어제는 갑자기 삼바에 백댄서에 느끼한 무대 연출까지(...) 그냥 그간 본인이 칭찬들었던 대로 '레알 흑인삘 소울' 스타일로 가 주면 안 되는 걸까요. 보아하니 선곡을 쭉 본인이 직접하는 것 같던데. 젊은 나이에 이것저것 해 보고 싶은 건 좋은 일이지만 시청자로서는 아쉽습니다;
근데 중요한 건 그런 난감한 선곡과 무리수 무대 연출에도 불구하고 노래는 쭉 안정적으로, 예선에서의 모습과 다름 없이 잘 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여전히 이 분을 지지하고 기대합니다.
2) 나경원은 첫 주에 들었던 아쉬움을 깨끗히 날려준 좋은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선곡, 편곡, 무대 모두 흠 잡을 데 없이 본인 스타일로 최적화된 선택이었죠. 쫄지 않고 잘 노는 것도 이형은과 쌍벽으로 훌륭했구요. 예선에서 많이 봤던 모습 아닌가... 라고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걸 생방송에서 그대로 보여줬다는 건 훌륭한 능력이죠.
어차피 이제 다음 주면 떨어질 텐데 (쿨럭;) 괜히 승부수 던진다고 이상한 거 시도하지 말고 단 한 번 남은 무대, 어제처럼 장기 살려서 훌륭하게 보여줬음 좋겠네요.
덤 : 어제 생방송을 보신 분들만 제대로 느낄 수 있을, 한국 오디션 프로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입니다. <-
2013.02.02 16:28
2013.02.02 16:47
2013.02.02 17:09
2013.02.02 17:51
2013.02.02 18:01
2013.02.02 18:19
2013.02.02 18:41
2013.02.02 21:09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32366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51419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61731 |
9 | [스포일러] 분노와 짜증의 오늘 나는 가수다 잡담 [13] | 로이배티 | 2011.10.09 | 3987 |
8 | [bap] 신촌의 빨간구두 아가씨展 [5] | bap | 2010.08.16 | 3565 |
7 | [바낭] 이 주의 아이돌 잡담 [17] | 로이배티 | 2013.10.20 | 3534 |
6 | 정봉주 유죄 확정 부메랑 효과 [1] | 에이왁스 | 2011.12.22 | 3205 |
5 | [바낭] MBC뉴스, 언론 관련 매우 두서 없는 잡담 [13] | 로이배티 | 2012.10.02 | 2721 |
» | [바낭] 어제 위대한 탄생3 생방송 잡담 [8] | 로이배티 | 2013.02.02 | 2721 |
3 | 목성에 지구 몇개 들어가나요 [4] | 가끔영화 | 2010.10.17 | 2207 |
2 | [덕후] I AM. 동방신기 포스터! [6] | kiwiphobic | 2012.04.13 | 2057 |
1 | 제가 대통령이 되면 [4] | chobo | 2014.04.03 | 906 |
박하사탕 참 좋았고 그 전에 그녀가 불렀던 노래 모두 좋았거든요. 어제는 기대치에 못미첬지만 그리고 탑1이 되던 안되던 남은 무대에서 더 들어보고 싶었던 참가자(라고 쓰고 초대가수라고 읽는)였거든요.
예선에서 한번인가 보고 그 뒤로 전혀 보지 않다가 어제 처음본 친구가 그러더군요. 한동근이 정말 괴물이라고 외계인이라고;;; 그리고 12명 하나같이 노래 잘하는 오디션프로도 처음 본다고....게다가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들도 많고 하지만 시청률은 시망;;;
이제 한동근쇼를 기대하며 들어야죠. 한동근 나오기 전의 오프닝 무대들에서 다른 참가자들이 예상외로 흥미로운 무대를 기대이상 해주길 바라면서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