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2012.04.06 23:24

에아렌딜 조회 수:1355

면접 가려고 정장을 사러 갔어요. 

정장이 한 벌도 없거든요. 먼산...

전 살이 엄청 쪘기 때문에 맞는 옷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불행 중 다행인지 (?) 있긴 있더라고요. 간신히 맞긴 했지만. 

아마 오래 입으면 터질거에요. -_-;

어무이는 당장 팩을 하라는 둥 머리하러 미용실에 가라는 둥 화장을 해야 한다는 둥 달달 볶기 시작하셨어요.

허허참...

지금껏 꾸미지도 않고 화장 한 번 안하고 살았는데 말이죠.

왠지 씁쓸하네요. 

세상 살려면 나보다 남의 맘에 들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자아 실현을 목표로 살라고들 하는데, 정작 그 자아 실현의 기회란 게 다른 사람과 타협하지 않으면 얻을 수가 없다니...



자기 자신을 꾸미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요?

저는 한번도 꾸미지 않는 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누구나 어떻게 하고 살든 어떻게 하고 다니든 자기 자유라고 생각했거든요.

남한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고 믿었고 누구에게 뒷손가락질을 당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믿었죠.

하지만 살다보니 제 믿음과는 대치되는 상황이 너무 자주 일어나네요. 

사람들은 살쪘다는 것도 자기 관리가 부족하다고 욕을 하고.

심지어는 못생겼다고 비웃거나 그 사람의 인격까지 폄훼하고.


어렸을 때 일이 생각나네요. 학급에 좀 모자라다는 애가 있었는데(아마 일종의 지체장애였던 듯) 생김새도 예쁘지 못했어요. 

그래선지 학급 애들이 그 애를 비웃거나 하는 일이 잦았어요.

한번은 그 애의 자리 의자의 냄새를 맡으면서-_- 킥킥 웃는 거에요.

전 일어나서 소리를 질렀어요. 그러지 말라고. 늬들이 뭔데 그러냐고.

그러자 목소리 큰 사람에 약한-_- 애들은 그냥 흩어졌었죠. 

하지만 요즘이라면 왠지 더하면 더했지 덜한 일이 일어나리란 생각은 안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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