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8 09:07
관련업계에 있다보니 인간의 평균 수명이라던가, 기대 여명, 연령별 인구 분포, 초고령화 사회의 도래 시점 같은 이야기들을 자주 접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은 빠른 속도로 더 장수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1971년생인 경우 이미 사망한 사람들을 제외한 기대여명이 94세에 달한다고 하네요. 즉 지금 마흔다섯인 남성의 절반은 94세까지 산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위에 올린 자료도 2011년 자료라.. 지금은 또 다른 연구결과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더 오래 사는 사회가 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를 보더라도 심각한 질병(암, 심혈관질환, 뇌질환)을 겪지 않고 계시다면 70세가 넘어서도 노화의 기본 질환을 빼고는 아무런 문제없이 사회생활을 하시거든요. 이런 추세는 점점 진행되어 노인들에 대한 별도의 대책이 시급하다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노인들의 복지와 이제 막 자라나는 아이들의 복지를 양쪽에서 갉아먹는 문제라는 거죠. 국민연금이 있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고갈될 가능성도 크고 그러다보면 결국 아이들이 자라서 노인들을 부양해야 하는 시점에는 국가가 더이상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무서운 상황이 올수도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60세에 은퇴.. 여생을 편안히 살겠다..라는 말의 뉘앙스에는 은퇴후 평균수명이 70대 중반이라는 낙천적(?)인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그때로부터 몸도 더 안좋고 수입은 없는채로 15년 이상을 더 살아야 한다면 그 인생이 과연 행복하겠느냐?? 라는 말이죠.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면 결국 더 부유한 사람에게서 좀 더 걷고 중산층 이상에서 증세를 해야 20년내로 다가올 수명연장의 폭탄에서 그나마 벗어날 기미가 보일텐데.. 지금 이나라 이꼴로는 거대한 노인 인구가 비참하게 살아가는 미래상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누가 됐던.. 차기 정국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용기가 있는 정치 세력이 집권해야 한다고 봅니다.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던가.. 재벌 위주로 지금까지처럼 경제를 성장시켜야 된다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인간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옥으로 쳐박는 확신범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대책과는 또 별개로.. 노후 생활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대비책도 각자가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요. 얼마전에 읽은 스프링 치킨이라는 책이 그럴듯하더군요.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dunan&artSeqNo=8180834
듀게에는 아직 대부분의 구성원이 젊은 분들이실텐데.. 별로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수 있겠지만..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눈앞에 있는 지금.. 한번씩은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어 끄적여봤습니다.
2015.09.18 10:17
2015.09.18 16:24
저는 이미 훌쩍 넘어 버려서..흑..ㅜ.ㅜ
2015.09.18 11:16
호, 관련 업계가 어떤 업계인지 궁금하군요. 미래가 아니더라도 다수의 노인들이 이미 비참하게 살고 있지 않나 싶어요.
과연 인구문제를 해결까지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고령화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인류가 처음 겪는 일이고...
정부 부담과 개인 부담 둘 중 개인 부담 쪽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어요. 노동자 감소는 결국 세수 감소로 이어질테니.
개인적 입장에서는... 나이가 젊어도 다들 자기의 삶이 끝날 때까지 자기를 재정적으로 책임져야 된다는 것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나 싶어요.
오늘만 산다는 마음가짐이라면 안정적인 직업을 얻지 않아도 버틸 수는 있지만, 그게 아니니까 다들 원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저도 그렇고.
2015.09.18 16:26
보험업계입니다. 뭐.. 숨길 일도 아니고요. ㅎ 한국인들의 평균적인 삶의 질은 계층을 막론하고 거지같습니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말이죠.
오래 산다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재앙으로 언급되는 최초의 세대가 될것 같네요. 어릴적에는 100살만 넘겨도 우와..그랬는데..
2015.09.18 11:44
2015.09.18 16:28
늘 하는 이야기지만 한국은 지난 10년간 복지국가로 가느냐, 아니면 기존의 친 재벌 위주의 성장 정책을 유지하는 반독재 국가로 가느냐의 기로에 서있었다고 봅니다. 그와중에 국민들은 후자를 선택하도록 조종되었거나.. 조작되었다고 보고요. 국가에 기대하지 말고..각자 도생을 해야할 난국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5.09.18 12:46
내가 백세까지 사는 것도 문제지만 부모님이 백세까지 사시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문제입니다....
2015.09.18 16:29
칠팔십인 자녀가 봉양해야지요. 그전에 요양병원으로 갈 확률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국에서는 곱게 나이들어가는 웰 에이징 자체가 힘든것이랄까... 여러모로 헬입니다.
2015.09.18 13:37
많이들 하는 얘기지만 웰빙을 팔던 때가 고작 10년 전이에요. 이제 생존을 팔죠. 재미없게 생긴 아저씨가 중년 연예인 패널들을 모아놓고, 너희들 셋 중 하나는 박스를 줍게 될 것이다!!! 으름장을 놓는 시각에 다른 채널에선 유명인들이 얼마나 화려하게 사는지 보여주기 바빠요. 이렇게 한 쪽에선 노후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와중에도 길에는 저와 같은 세대들이 낮 시간에 출근도 안 하는지 외제 차에 예쁜 아가씨를 동석해서 어디론가 놀러가고 있죠. 이상해요. 저도 N포 세대에 동참하게 되 버렸네요. 이제 저의 목표는 뚜렷해요. 돈 착실히 모아서 엄니, 아부지 아프면 병원비 다 내고, 두 분 돌아가시고 저도 늙게 되면 그래도 살만한 요양원에 들어가는 거에요. 그래서 요즘은 누구 결혼식에 가면 군인정신으로 먹고 나와요. 회수 불가능한 채권 위장이라도 채워야죠.
2015.09.18 16:30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기득권층은 미소짓고 있겠지요. 차라리.. 잃을게 없는 청년 계층에서부터 뭔가 움직임이 일어나줬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 않습니다. 뺏길게 많은 기득권층과 쁘띠 부르조아가 사회개혁하자고 하진 않을테니까 말이죠.
2015.09.18 16:48
좀 이상하게 들리실 수 있겠지만,,, 솔직히 저는 대략 10세경부터 마흔살까지만 살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삼십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거의 변함이 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더 확신하게 된달까요. 하지만 '그만큼만 살고 싶다'는 제 바램과 제 자연적 수명은 별개겠죠. 저한테 오래산다는 것은 늘 진저리쳐지는 일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사회구성원으로 안정적인 환경에서 가족, 친구와 더불어 안온하게 오래토록 삶을 누리고 싶은 이들의 바람도 존중합니다. 그래서 몇년전부터는 정치에도 관심을 조금씩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모양새가 참혹하고 암울해서, 차라리 눈감고 침묵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세월호때 그게 정점을 찍은 것 같아요.
2015.09.19 06:56
저도 그렇습니다. 정치에 몇년전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알아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모르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차라리 부럽더군요. 이미 알아버린 이상 돌아갈 수도 없고..
우리처럼 알고 괴로워하는 사람이 40까지만 살면 '그들'만 좋습니다...
2015.09.19 10:19
2015.09.19 12:34
정말 오래 살기 싫고, 이렇게까지 말하면 정말 극단적인데 주변에서 여러가지로 급사하신 분들이 부러웠습니다.
(그 분들과 그 분의 가족분들에게는 상당히 실례되는 이야기일 수 있는거 알지만요.)
오래 사는 것도 싫지만 오래 투병생활하는 상황의 끔찍함을 주변에서 보다보니,,,그리고 병원에 며칠 입원한 것만으로도 미칠 것같으니
전 최대한 죽음까지 오랜 시간 질질 끌면서 받는 고통은 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