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4 19:07
저는 이십대 중반이고 저의 핏줄은 이십대 후반입니다.
저희는 집에서 오랜만에 만나면 일단 서로 양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며 단촐하게 강강수월래를 합니다.
그 다음 서로 쇼파 쪽으로 밀어 넘어뜨리기를 합니다.
포인트는 쇼파의 탄성을 이용해서 쇼파 위에 넘어진 후 즉시 그 반동으로 똑바로 일어서는 것입니다.
그리곤 추격자와 도망자가 되어,, 번갈아가며 서로의 꽁무니를 쫓습니다. 잡힐 것 같으면 커튼 뒤에 숨기도 하죠..
때로 저희는 '엄지 우위 정하기'놀이도 합니다. 다들 아시죠..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자신의 엄지로 상대방의 엄지를 누를 수 있으면 이기는 놀이죠..
때로는 감정 표현하기 놀이도 합니다. 서로에게 갖가지 감정을 주문하면 그 주문된 감정을 상대방이 표정으로 표현해내는 놀이인데
저는 항상 이 놀이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저의 핏줄은 저의 그런 모습이 너무 민망하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만나면 서로가 그 동안 모았던 스티커들도 나누어 갖습니다. 네, 저희는 아직도 스티커를 모읍니다.
저번에는 제가 걱정이 되어서 핏줄에게 물었습니다.
"저기, 우리 이렇게 이 수준에 머물러도 되는걸까?" 하고 말이죠.
제 핏줄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미 늦었어."
제가 있는 힘껏 희망을 끌어내어 반문합니다. "그래도 우리 가끔 수준 높은 대화도 하잖아. 안그래?"
그러나 앵무새처럼 반복되는 늦었다는 말에 저는 기분이 좀 상했었습니다.
그러나, 형제자매끼리 만나면 어릴 때 했던 유치한 놀이가 끌리는 게 사람의 마음 아닐지 싶네요.(라고 합리화시켜 봅니다.)
듀게분들은 형제자매끼리 만나시면 어떻게 노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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걘 평생 내겐 볼살통통 꼬마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