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A형 이사님...

2010.11.12 12:31

Paul. 조회 수:2788

수요일 회식때 이사님이 술기운에 모두의 앞에서 실수를 좀 하셨지요. 엉엉 우셨듬. 근데 그렇게 된 데에는 저도 좀 모종의 원인을

제공했는데, 결정적인 건 아니지만 아무튼 이사님의 구려진 기분에 일조를 하긴 한 모양. 26세의 오피스메이트 아가씨는 그런 나이든

남자가 엉엉 우는 거 처음 봤다며 완전 깜짝 놀랐고, 저는 뭐 분위기가 그리 흘러가긴 했지만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으므로

홀짝홀짝 계속 술을 마셨습니다. 노래방 가서 신나게 놀기까지 했지요.

 

그런데 다음 날, 이사님 휴가쓰셨( ..) 울 회사 휴가 짠 편이라 한번 쓰는데 되게 신중해야 하는데. 영업하시는 양반이라 술 마신 다음날

출근하는 게 생활인 분인데, 그날 그리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오피스메이트 아가씨에게 문자를 보내셨

대요. '00씨, 나 산에 가서 나 자신을 좀 돌아보고 올게' .................응?

 

그리고 오늘, 돌아오셨습니다. 평소에는 열두시 전에 전화로 서너 번은 불러내서 아무 내용 없는 얘기로 앞에 세워놓고 잔소리하길

좋아하는 분이 전혀 콜이 없길래, '뭐지-_-;;;;' 싶었죠. 안 계실 때 저 혼자 들어갔던 미팅 건으로 보고 메일을 날렸는데, 평소같으면

그걸로 두세 번은 불러내서 이것저것 캐묻고 확인했을 거거든요. 그걸 당신이 안 하고, 차장님을 시킵니다. 슬슬 필이 왔어요.

 

'민망해서 피하시는군하'-_-;;;;;;;;;;;;;;;;;;;;;;;;;;;

 

심지어는 제 방에 들어오셨는데, 제가 관여했던 일 관련자료를 쑤석이면서 찾으시는데도 저한테 말 한마디를 안 거시는 거예요.

시선도 안 마주치심. 으익 초초딩 중중딩도 아니고 새삼스레 왜이르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되게 민망하시겠다, 우리

얼굴 어떻게 보실까요, 이런 얘길 오피스메이트 아가씨랑 나누긴 했지만, 이런 식일 줄이야...............................

극세사 감성에 A형 돋는 우리 이사님이 언제까지 저에게 말을 걸지 않으실지, 듀바리부인의 심정으로 지켜보겠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72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71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091
42 미디어펜? [2] 닥터슬럼프 2014.05.30 1407
41 리버풀팬 소환 [11] chobo 2011.03.07 1399
40 꼭 어느 종교 단체, 혹은 봉사 단체 가입 안하고도 (지속적인) 봉사 활동 + 엠마우스 운동 (한국 본부)에 참여해보신 분? [2] mockingbird 2011.02.24 1395
39 좀 전에 읽었던 글에 댓글 달려고 들어왔는데.. [2] 13인의아해 2012.09.05 1382
38 [바낭] 통로에 끼인 꿈 [2] 가라 2013.02.27 1364
37 생일입니다.축하를 바라도 될까요. [26] 포비돈 2013.03.20 1361
36 걍태공 가출 사건 [3] 걍태공 2011.11.22 1358
35 내일이 시험인데.. [6] 새빨간처자 2012.06.13 1345
34 사카모토 류이치 'A Life' [2] calmaria 2011.03.16 1338
33 요즘 롯데 타선(롯데팬의 찬양글) [5] chobo 2011.08.26 1335
32 그러고보니 지금 생각해보면.. [6] miho 2011.07.08 1326
31 오늘은 이걸 들어줘야죠 [2] calmaria 2010.12.31 1322
30 [느슨한 독서모임] 브로크백 마운틴 [10] 레옴 2012.06.12 1317
29 [동영상] 피아노 솔로 from Love Affair (Ennio Morricone) [10] miho 2012.07.10 1316
28 대보름-발렌타인 데이, 그리고 엄마와 함께 하는 여행 [2] 양자고양이 2014.02.14 1300
27 안경 착용하지 않아도 3D영화 보다 더 강도 높은 입체 효과 느낄 수 있는 리미트리스 [4] 감자쥬스 2012.03.26 1283
26 [듀나in] 컴퓨터가 미쳐돌아가요ㅠㅠ [5] 배로 2010.12.27 1268
25 학창시절부터 연결되어 있는 종교 이야기... 모그 2010.11.03 1240
24 [바낭]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노래 한 곡. 로이배티 2010.12.24 1217
23 딱히 정치 얘긴 아니지만 [4] 메피스토 2012.03.20 120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