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산 책들과 읽고 있는 책.

2024.07.03 20:19

thoma 조회 수:317

[성스러운 술집이 문 닫을 때]

지난 번에 읽은 [살인해드립니다], 적절한 균형감과 속도감이 흥미로웠습니다. 호감을 갖던 차에 피니스아프리카에 출판사에서 새로 로런스 블럭의 책이 나왔네요. 메슈 스커더 시리즈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니 이 시리즈를 아직 안 읽었다면 이 책부터 시작하면 좋다고 하네요. 원래 상당히 좋은 평을 얻은 단편이었던 것을 살을 붙여서 장편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책은 1986년에 나왔는데 소설 속의 배경은 뉴욕이고 70년대 중반입니다. 주인공은 사연 있는 알콜 중독자 탐정입니다. 책 나왔다고 해서 소개를 읽고는 너무 전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믿을 만한 추천도 있고 해서 읽어 보려고 시작했어요. 제가 이런 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전형적인 틀과 주인공을 가지고도 식상하지 않고 재미를 줄 수 있다면 능력이겠죠. 주인공의 단골 술집들과 인물들, 사건의 초입 부분까지 읽었는데 지금까지는 분위기에 만족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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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이 책 역시 먼저 나온 저자의 책 [1913년 세기의 여름]을 무척 좋게 읽어서 구매했어요. 1913년 유럽의 사회, 정치, 문화적 풍경을 인물들 중심으로 월별로 정리한 것인데 우리가 아는 역사적 인물들이 이 해에 그 달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사료를 찾아 쓴 책이었어요. 딱딱한 역사책은 아니고 문화사, 인문 에세이 쪽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역사적 인물들의 좌표를 가지고 감수성 있는 문체로 쓴 문학적 성격을 띤 책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실제 사실 바탕이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문장을 읽는 맛까지 살렸달까요. 많은 인물들 중 기억나는 것이, 히틀러가 아직은 노란 싹수를 틔우던 시기, 이웃한 장소에 스탈린이 스쳐 지나간다든지... 이런 대목은 읽다 보면 이후의 사태를 아는 것만으로 쓴맛이 나게 만들지요. 여러 문인, 예술가들의 족적은 마음을 설레게 하기도 하고요. 아이디어가 뛰어났고 그 아이디어에 이은 자료 조사와 글쓴이의 자유자재로 엮어 쓴 재능과 노고가 감탄스러운 책이었어요. 이 책은 안 읽으신 분들께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나온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은 1929~1939 사이의 유명인들의 사랑을 중심으로 쓴 책이라고 하네요. 먼저 읽었던 책을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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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트레버] 

현대문학의 세계문학 단편선 시리즈 중 2015년에 나온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선입니다. 사실 이 작가의 장편 [여름의 끝]을 예전에 읽고 저하고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청춘남녀의 짧은 사랑을 다룬 작품이었던 기억인데 읽는 동안도 감흥 없이 겨우 끝내고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에 읽은 김영준 저자를 비롯해서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분들의 글을 자주 마주치고, 이 소설가의 진면목은 단편이라는 소리도 들어서 다시 시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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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와 자본주의]

1986년에 나온 사회학자 마리아 미즈라는 분의 책입니다. 갈무리 출판사에서 2014년에 출판되었네요. 사회학, 여성학 분야의 고전이라고 하는데 저는 워낙 아는 바가 부족해서 어렵지 않을까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번에 들여 왔어요. 어렵지 않으며 너무 좋은 책이라는 후기를 읽고요. 책 소개에 언급되는 소비주의에의 도전 등등의 표현들을 보면 어떤 책들은 자신의 현재 위치와 삶 속에서의 실천을 고민할 수 밖에 없게 하기 때문에 그 점도 주저가 되었어요. 욕망에 휘둘리는 편, 소비 사회 물살에 올라타고 사는 편이고 그러면서 적당히 퇴폐적인 포즈를 갖는 자신을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읽은 다음 좋았다는 소감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일단 샀습니다. 8961950770_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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