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예쁜 시인 4

2021.03.14 09:51

어디로갈까 조회 수:722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실 여덟살바기 조카와의 카톡)

"밤에 무지개가 뜨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왜 밤하늘에는 무지개가 안 떠요?"
- 태양이 없으면 무지개도 없는 거란다.
" 그렇다면 자연의 이치가 잘못된 거네요."
- 예쁜 해석이다. 근데 햇빛이 없으면 색이 드러날 수 없는 거야. 한국어는 햇빛과 더불어 색깔도 빛으로 쓰고 있으니 합리적인 표기라는 걸 이참에 알아두렴.

"eemo, 이모~"
- why, 왜?
"햇빛과 무지개가 결혼하면 햇지개라는 미남 아들과 무지빛이라는 예쁜 딸을 낳을 것 같아요.
-으음 그럴지도...
"알아보니 무지개는 라틴어로  Iris입니다. 라틴어 공부 욜심히 하고 있나요?"
- 열심히는 아니고 꾸준히 하고 있어.
" 꾸준히... 그건 최고의 자세입니다."
- 내가 좋아하는 꽃이 붓꽃인데 영어명이 Iris야.

"공부할 게 너무 많아요. 공부 뒤에는 또 공부할 게 있어요."
- 그 많은 걸 피하지 않고 배워야 겨우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
-무슨 말인지 이해돼?
" 네 "

덧: 카톡이 끝난 후 조금 전 아이가 보낸 시.

- 밤이지만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일곱색이 하늘에서
밝고 맑게 빛난다
밤은 아무말도 안 하지만
내 마음에는 신기하게
안개가 피어오른다

덧2: 제가 시인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아이가 가르쳐주는 듯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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