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5 14:48
제가 사람 관계 단절하는 버릇이 좀 있습니다.
뭔가 마무리를 제대로 안하는 버릇이 있는데 그 연장선 같습니다.
그래도 회사생활하면서 죽이되든 밥이되든 이제 일을 시작하면 마무리는 짓게 되었는데 사람 관계는 여전히 그런 버릇이 남아있어요.
그래도 사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학습이 된걸까...사실 크게 디메리트가 되는걸 아는데도, 가끔 외로움을 타는데도 그렇게 됩니다.
무엇보다 '자존심'!
그게 큰 것 같아요.
외국에 잠시 있었을때 꽤 관계가 깊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귀국하면서 다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메일이 와도 답변하지 않았어요. 근데 그건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예전 회사를 다니다가 자의적으로 퇴사를 했었습니다. 꽤 오래 다닌 곳이었는데, 정신적으로, 그리고 당시 회사 상황적으로 제가 좀 힘들었었어요.
그냥 다녀도 될 상황이긴 한데 그냥 나가고 싶더라고요.
사실 다른 곳을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박차고 나갔던건데, 그래서 다른 곳에 다니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나왔습니다.
퇴사 후 친했던 분들에게 계속 연락이 왔어요. 카톡으로 전화로 수차례...다들 좋은 관계였는데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냥 부끄러웠어요. 직장이 없는 상태였으니까요. 가슴 아팠지만 받을수가 없더라고요.
다른 회사를 다니다가 또 자의적으로 퇴사를 했습니다. 여긴 좀 짦게 다녔는데, 역시 정신적으로, 그리고 당시 회사 상황적으로 제가 좀 힘들었었어요.
그냥 다녀도 될 상황이긴 한데 계속 다니면 내가 더 힘들것 같다는 절박함.
그리고 다른 곳을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박차고 나왔습니다.
퇴사 후 그쪽 관리자분이나 몇 분이 또 연락이 왔어요. 처음엔 받아주다가 또 직장 자리잡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쌩까기 시작했습니다.
생일날 선물을 보내며 뭔가 메세지를 계속 주는데 메세지를 확인할 수가 없더라고요.. 놀고 있다는게 부끄러웠으니까..
아...
그래서 주변에 남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난 왜 이럴까...
갑자기 자괴감이 드네요.
2021.03.05 17:38
2021.03.05 19:32
저는 사람과 관계를 단절할 때는 이유가 있습니다. 익명분이랑 비슷한 고민을 하지만 차단한 사람들에 대해서 그 사람들과 관계 단절한걸
후회하나 생각해보는데 그닥 후회하지 않네요. 그 중에 한두명은 그래도 어찌어찌 다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게 다시 만날 정도면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모든 사람 다 끌어안고 가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일마무리를 못하는 것과 인간관계 차단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좀 이해는 안되네요. 일을 마무리를 못한다는건 우유부단하다고 느껴지고
그런 사람이 칼같이 사람을 끊기는 오히려 힘들잖아요.
제가 좀 말을 쎄게 나갔는지 모르겠는데 제 말에 또 맘상하지 마세요. 다만 저처럼 다시 안만나고 싶을만큼 싫은 인간이라서
관계를 끊은게 아니라면 원인은 본인이 찾아보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유가 없다"는건 표면적일 뿐 분명히 이유가 있을테니까요.
2021.03.05 21:48
제가 완벽하지 않아도 혹은 완벽해도 저를 좋아하는 사람은 저를 좋아하고 저를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자존심이 센 완벽주의자인줄로만 알았는데 자존감이 낮아서 그랬던 거였어요. 제 장단점 모두 직면하고(그 단점이 극대화되었던 사건도 직면하고 ㅜㅜ) 실제로 써서 시각화해보고 매일매일 걷고 자전거타고 수영하고 저널을 쓰고. 뻔한 이야기같지만 루틴을 만들고 성실하게 지켜나가고 그가운데 나라는 인간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부터 저도 툭하면 관계를 리셋하던 버릇을 고쳐나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제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혈육이건 평생친구건 가차없이 베어냅니다만ㅋ 적어도 저에게 손을 건네는 사람들을 내치지는 않게 되었어요.
저와 같은 경우가 아닐지도 모르는데 뜬구름잡는 방법을 제멋대로 이야기드린건 아닌지 걱정입니다만 혹시라도 참고가 되실까 싶어서 망설이다 댓글을 남깁니다.
2021.03.0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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