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도 종종 오고 다음주에 태풍도 온대서 생각난 김에 끄적거려봐요.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 중에 자기는 비가 와도 절대로 우산을 안 쓰고 다닌다는 애가 있었어요. 비 맞고 돌아다니는걸 좋아한대요.

그 말을 들으면서 '도대체 비 맞는게 뭐가 좋을까. 다 젖고 집에 가서 샤워해야하잖아;; 이해할 수 없음...' 하고 생각했죠. 

그 때는 이런 말이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중2병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러고보니 중2때 친했던 친구네요.ㅋㅋ)



저는 비 맞는걸 별로 좋아하진 않아요. 딱 한 번 비를 맞아 본 적이 있어요. 꽤 많이요. 

작년 9월이었는데 친구랑 카페에서 공부하고 집으로 가는 중이었는데 비가 쏟아졌어요. 

조금만 더 있다가 나왔으면 비 맞지는 않았을텐데=_= 툴툴대면서 버스정거장까지 뛰었어요. 

옷도 젖고 짜증나는 상황인데 그냥 웃기더라구요. 어이없는거 반, 재미있는거 반.

뭐가 그렇게 웃긴지 뛰다가 근처 가게 천막에서 잠시 쉬다가 또 뛰다가 반복하면서 겨우 버스정거장까지 왔어요.

뒤를 돌아보니 친구도 저와 같은 표정.

다 젖은 채로 버스를 타고싶진 않았지만 택시를 탈거면 일찍 탔어야죠, 비 맞으면서 여기까지 뛰어왔는데; 버스가 집 앞까지 바로 가는거라 무사히 집에 들어갔어요.

근데 왜 그 날 우리는 우산을 살 생각을 못한걸까요 -_- 못한건지 안한건지..



폭우가 왔던 날 중에 제일 기억나는건 재작년 여름이에요. 

시네바캉스 기간에 서울아트시네마에 갔었어요. 오설록에서 차를 마시고 영화 시간 맞춰서 나오는데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어요.

정말 하늘에서 비를 바가지로 들이붓듯이요. 입에서 헐;;;;이 저절로 나오는 날씨.

한 시간 전만해도 붐비던 인사동 거리에 사람은 거의 없고 비만 들이찼는데 기분 묘하더라구요. 

이 동네가 떠내려갈 것 같기도 하고, 텅 빈 거리에 엄청난 비와 몇 안되는 사람 뿐이라니!

우산은 써도 쓴 게 아니고 빗물이 잘 안빠져서 인사동 길이 작은 냇가가 된 것 같았어요. 당연히 운동화는 다 젖고 옷도 젖고 머리는 산발.

이상하게 막 신났어요!!!

그 날 봤던 영화가 우디 앨런의 <스윗 앤 로다운>이었는데 영화내용은 기억이 안나고 비가 왔던 것만 생생해요.



위의 경험들에서 왔던 쾌감과 흥분은 제 안에 쌓여있던 에너지가 비와 함께 밖으로 밖으로 빠져나가서 그랬나보다 생각해요.

이것도 일종의 일탈이었겠죠.




글만 쓰는게 좀 그래서 같이 올려보는 영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00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97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293
76 사진,영상)송중기,유아인 공동 팬싸 [7] 발광머리 2012.07.17 3943
75 [게임바낭] 드디어 '댄스 센트럴'에 한국 노래가 수록되었습니다 [2] 로이배티 2012.07.25 1828
74 도대체 치맥의 창시자는 누구임? [14] 발광머리 2012.08.06 4578
73 한국에서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살 수 있는 곳 어디에 있을까요? [1] 애플마티니 2012.08.11 1084
72 안경탈출!.swf (자동재생) [6] 루아™ 2012.08.12 2341
71 [덕내 모락모락] 문득 생각나서. 90년대를 풍미했던 순정만화가들은 지금 다 뭐 하고 지낼까요? [87] Paul. 2012.08.16 9578
70 [카덕] 팔불출 스피릿으로 올려보는 오늘 뮤직뱅크 카라 컴백 예고 영상 [9] 로이배티 2012.08.18 1605
» 그러고보니 비를 맞아 본 적이 거의 없는것 같아요 [5] 봄눈 2012.08.24 1332
68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을 보고 왔습니다. [3] 수박쨈 2012.09.10 1518
67 추석맞이 설 리 찬 양 [12] 루아™ 2012.09.29 3613
66 서울 최강자 꼴쥐~ 곰댕이 잡고 최종전 승리!!! [7] soboo 2012.10.06 1597
65 오늘은 괜찮은 경기 - 롯데 승! [4] aires 2012.10.09 1087
64 (기사링크) '판매금지' 사드 소설 청소년유해물로 변경 [8] chobo 2012.10.12 1557
63 중국, UN 대북식량지원 100달러 기부. [4] chobo 2012.10.17 2192
62 [듀나인] 중년 영어공부용 문법/회화책과 영화 추천 좀 굽신굽신.. [3] 가라 2012.10.19 3131
61 이런 저런 야구 동영상 ( 머니볼 끝내기 모듬, 야구 센스 만랩, 남자는 비거리) [10] 쵱휴여 2012.10.27 1506
60 [강아지] 주인 찾아 떠났습니다. [3] 닥호 2012.11.03 2024
59 11월 10일 AFC 챔피언스리그 울산:알 아흘리 '잘가세요' [8] 알랭 2012.11.13 1488
58 슈스케4는 확실히 열기가 훨씬 덜해 보여요 [15] kiwiphobic 2012.11.17 3446
57 [듀냥클] 안녕하세요 [12] 벼랑에서 살다 2012.11.19 178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