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애정, 변해가는 나.

2013.11.06 23:14

말린해삼 조회 수:1090

오랜만에 친구를 봤습니다.

친구2가 나온다는 소식에 친구를 봤습니다. 이제는 어느 극장에서 봤는지도 기억이 안나지만, 친구와(물론 남자지요) 함께 좌석도 배정 안되는 극장에서 오징어를 사서 봤던 영화이지요. 그때는 마초적인 분위기에 어린 남자애 둘이 흠뻑 젖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보니 저는 이게 꽤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은 곽경택의 너무 투박함을 뭐라 하지만, 전 똥개까지의 곽경택 감독이 참 좋았거든요. 영화 속 숨어있는 뭔가 따듯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똥개를 보고서는 `아, 이 사람이 만들고 싶은 영화는 이런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지요.


어찌보면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한 영화를 몇번씩 본다는 것. 

이것은 영화를 사랑하고, 그 영화를 흠뻑 느끼고 싶어서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언제부턴가 저는 인터넷도 그렇고 불안정한 생활에 어떤 무언가에 집중하고 몇번씩 생각하는 것이 버거웠습니다. 내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스믈스믈 전 게을러지더라구요. 그러면서 어디가서는 이런 영화가 좋다, 이런 음악이 좋다 잘도 떠들고 있더라구요. 고등학교 때에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없는 지식에 프리미어, 스크린, 키노를 보면서 뭔 말인지는 몰라도 거기 나온 사람들이 올라간 영화를 찾아보고 디브이디방을 전전하면서 보던 저는 어디로 간걸까요. 중 고등학교 때에, 좋아하는 뮤지션 앨범이 나오면 쉬는 시간에 친구와 복도에서 이야기를 하고(끝나면 오락실을 가고..)테이프나 시디를 서로 빌려주며 듣던 저는 어디로 간 걸 까요.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척 하고, 나중에 변명할려고 일부러 모르려고 애썼던 저였습니다.


변명이라면, 참 세상은 빨리 변해가요. 빨리 변해가는 만큼 조그만 것에 민감해지고 사람들도 예민해집니다. 하지만 예민해지는 만큼 어떤 것에 대해서는 무덤덤해서 그런 건지, 시크하는 게 좋은건지 웃는 법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예전 음악들을 듣고 싶습니다. 모르고 흘렸던 가사 뒤의 피아노 반주나 브라스 세션의 소리도 신경 쓰고 듣구요. 쓰고 싶은 말은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글솜씨도 없을 뿐더러, 이 글이란 것도 안 쓰다 보니 마음대로 써지지도 않습니다.


다들 좋은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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