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3 21:12
성격이 소심한 데가 있나봐요
물건을 샀는데 하자가 있으면 교환/환불을 요청하는 게 보통이잖아요
윈도우 쇼핑을 하며 돌아다니다가 뽀로로 그림이 귀여운 요플레를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포장이 불량
너무 더워서 산 데까지 가기도 귀찮을 때에
소비자 상담실에 전화를 넣었더니 공손한 목소리가 죄송하다고 하면서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소액이지만 상품권을 보내주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 불량 제품은 구입처에서 교환해서 새로 받으라고도 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몸 둘 바를 모르겠는 겁니다
나는 그냥 마트 다시 가기가 귀찮았을 뿐이었는데
더운 날 닭 손질이 귀찮아서 손질닭을 샀는데
닭 날개가 제대로 안 뽑혀 있고 표면이 영 더러운 겁니다
그냥 털 뽑고 손질 좀 하면 되는 일이기는 한데 가격을 생각하니 조금 부애가 나서
또 전화를 했어요
그냥 불평/잔소리 좀 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공손한 목소리가 또 깍듯이 죄송하다고 하면서
공정 상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공장에 확인해서 시정 조치 하겠다고
그리고 죄송한 마음을 담아서 자사에서 생산되는 통조림 세트를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또 당황해서 안절부절
아아, 뭐 규정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세요 라는 식으로 어물어물 대답했던 것 같아요
매우 민망하고 좀 미안하고....
딱히 뭘 바라고 전화 한 건 아니었는데요
그 순간에 뭐라고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더라고요
그걸 덥썩 감사합니다 할 수도 없고, 저편에서 사과를 하는데 더 화를 낼 수도 없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란 수동적 약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사이에 연달아 그러고 났더니 조금 헷갈렸습니다
2010.08.23 21:19
2010.08.23 21:20
2010.08.23 21:46
2010.08.23 21:48
2010.08.23 21:55
2010.08.23 22:57
백화점 모매장..너무 불친절해서 이메일로 컴플레인 하고 담당자 친절한 이메일에 연이어 전화가 왔는데 소심해서 받지도 못하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