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16 00:52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어제밤 EBS에서 봤어요. 보고나서 인터넷 찾아보니 독일판 "너는 내운명"이라고 하더군요(이건 남자주인공 입장에서 본것 아닐까?)
저는 너는 내운명 보지 않아서 그 평가에 대해 뭐라 말하기는 그러네요. 저는 남자라 남자 주인공 입장에서 어느 정도 감정이입해가면서 봤어요.
지나고나서 생각이 드는 거지만 확실히 여주보다는 남주의 심리상태를 위주로 따라가는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여주캐릭터는 다소 설득력이 없어지고 허공에 붕 떴다고 할까..
확실히 객관적으로 봤을때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고, 현실적으로는 일어나기 어려운 전개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반전이라면 제 나름 반전인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해서, 그래서 영화보고 나서 검색해보니 실제 인물이 배우와 함께 찍은 사진도 웹상에서 쉽게 검색이 되더군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일이 사실은 우리가 알지 못해서 그렇지, 더 많이 일어나고 있을텐데, 우리가 많이 놓치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저도 제3자의 눈으로 보면 힘겹다고 해야할까 어처구니 없다고 해야할까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데
이 영화 보면서 위로가 많이 되었습니다. 나만 이렇게 非일반적으로 살고 있는것은 아니구나, 하는 그런 위로?
그런데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스토리보다, 왕가위보다 못하면서도, 아무 땟깔없는데도, 무심하게 흔들리는 화면의 색감? 이미지?
그런 어떤 미묘한 느낌이 살아있는 영상 연출이 무척 좋았어요. 주된 이야기와는 상관없는 캄보디아의 일상들, 주인공들을 스쳐지나가는 화면들이 일상적이면서도 아름다워서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이는 그런 느낌을 보는 내내 받았습니다.
캄보디아의 아름다운 풍경과 캄보디아 국민 배우라는 여주인공도 워낙 아름다워서 그냥 저냥 저 개인적으로는 흐믓하게 봤어요. 다만 같이 간 친구녀석은 동남아에 성을 사러 간 유로쓰레기들 얘기를 이런 로맨스로 만들었냐...어처구니 없다고 좀 툴툴댔고^^;;
아름다운 영상과는 별도로 유럽과 저개발국의 극심한 차이가 선명히 드러나서 씁쓸해지는 영화였어요. 그것도 에이즈라는 죽음의 병 앞에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