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바낭] 집주인들

2012.11.11 00:53

오렌지우드 조회 수:2565

전세 살고 있습니다.
계약기간은 내년 3월까지인데 며칠전 집주인이 가능한 빨리 나갈 수 있냐고 하더군요.
집주인이 들어와서 살건데 자기가 곧 출산이라서 몸풀기 전에 이사하고 싶다고요.
어차피 이사해야 하니 다음날 아침 바로 부동산에 갔고, 운 좋게도 마음에 들고 조건도 맞는 집이 있어서 바로 결정을 했죠.
그리고 이런 경우, 집주인이 이사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관례(?)라기에 통화를 했습니다.
50만원을 얘기했더니 뾰로통한 말투로 '그렇게 많이 드냐'하더군요.
그러면서 주긴 줄텐데 '가능한 빨리 이사날을 잡아달라. 당장 내일이라도 좋다'고 하지 뭡니까.
당장 내일이라니 굳이 그렇게 못된 발언을 할건
기분이 상해서 그냥 3월까지 버텨버릴까보다!하는 쫌스런 생각도 들더군요.
'집 가진 사람' 텃세가 이런건가.싶었지요.

그리고 오늘은 이사갈 집 계약을 했습니다.
집주인은 우리 엄마 또래였는데 집 명의는 저와 동갑인 아들 명의더군요.
서울 곳곳에 아파트 9개를 세놓고 있고, 자녀들 명의로 한개씩 해줬고,
명의자인 아들은 역삼 스타타워에 있는 외국계 e모회사에 다니는데
이 동네(문래동)는 변두리라서 싫다고 해서 역삼동에 전세 3억 5천짜리 집을 또 해줬다나요.
집주인이 저에게, 제가 하등 알 필요없는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본인은 이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니 세입자로서 걱정할게 전혀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거였습니다.
(스킵했지만 세 자녀의 이직 히스토리와 그들의 집값을 모조리 경청했습죠)

그러고는 뜬금없이 저에게 혼자 사냐며 돈 열심히 모았겠다고 하더군요.
의도를 바로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직관적으로 기분이 좋지않아 긍정도 부정도 안 했어요.
19세 이후로 부모님께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고, 졸업후 보통 직장인 수준으로 돈을 모아온 것도 사실이지만 묘하게 기분이 상하더군요.
쓸데없이 엄마아빠 얼굴이 떠올라서 온종일 기분이 별로입니다.

"아닌데? 나도 우리 엄마가 돈 준건데요?"라고 할 걸 그랬나요!
걍 하는 소립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886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779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8328
61145 바낭 [1] bebijang 2012.11.11 870
61144 K5 범퍼 레일 문제.. - 안전과 맞바꾼 디자인??? [2] 도야지 2012.11.11 2278
61143 시청률이라던가 이슈화 측면에서도 전 시리즈에 비해 부족한 면모를 보이는 둣한 슈퍼스타 K4 입니다만 [3] Rughfndi 2012.11.11 2148
61142 [윈앰방송] 클래식 나갑니다 ZORN 2012.11.11 727
61141 레 미제라블 전집을 구입하고 싶습니다. (벼룩글인데 사겠다는 글) 스위트블랙 2012.11.11 970
61140 오늘 '그것이 알고 싶다' 재밌었어요. -감옥에서 온 퍼즐 [5] apogee 2012.11.11 5130
61139 이 책 아시는 분 계시나요 [7] 오명가명 2012.11.11 1544
61138 자살과 관련된 장•단편 문학작품(소설, 희곡)이나 장•단편 영화 추천 좀 해주실 수 있나요? [16] crumley 2012.11.11 2002
» [이사바낭] 집주인들 [12] 오렌지우드 2012.11.11 2565
61136 꽃잎을 제외한 이정현의 연기 하면 어떤게 생각나나요? [7] 감자쥬스 2012.11.11 4446
61135 박노자 vs 진중권 [6] bulletproof 2012.11.11 3152
61134 이번 주 무도 재밌지 않았나요 [6] 오명가명 2012.11.11 2854
61133 터치, 아르고 [4] 감자쥬스 2012.11.11 1724
61132 레이먼드 카버 같은 작가 없나요? [9] 런래빗런 2012.11.11 2440
61131 레즈비언 작가? [7] 호롤롤롤 2012.11.11 3267
61130 [듀나 iN] 안철수 후보는 어느 분야를 진료했나요? [7] 새치마녀 2012.11.10 2591
61129 스카이 폴 잘 보고 왔습니다. - 스포함유 [2] 오맹달 2012.11.10 1281
61128 [드라마 잡담] 혁권더그레이트의 너라서 좋아, 김동완의 힘내요 미스터김 + 주중 밤드라마들 (약간 스압) [10] @이선 2012.11.10 3356
61127 [바낭] 비틀즈 얘기가 나와서 For No One, 좋아하는 폴 노래 [6] 봄눈 2012.11.10 1030
61126 skyfall 007+ 왜 느끼는 거냐? [8] 21세기한량 2012.11.10 247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