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6 06:58
2달 전에 단독주택으로 이사왔습니다.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터라 마당을 오가는 길냥이들에게도 밥을 주기 시작했는데요
그 길냥이 무리 중에서 유독 온몸으로 '저를 키워주세요, 함께 살고 싶어요'라고 어필하는 삼색이가 있어요.
2살 정도 된 것 같고 동네분 말씀에 따르면 임신출산경험이 한 번 있는데 정말 사근사근하고 사람을 잘 따릅니다.
원래 옆집에서도 밥을 얻어먹었다고 하는데, 그 집엔 멍멍이가 있어서 그렇게 어필을 안 했나봐요.
그런데 이 집에는 고양이들이 살고 있고, 제가 밥도 후하게 주니까 자신의 엄마(;;)가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나봐요.
초반엔 밥투정만 하는 데서 그치더니 최근엔 정말 굉장히 입양어필을 강렬하게 합니다.
방금 전엔 별채에 가서 문을 열고 담배를 피고 있는데 바로 그 앞에 와서 저를 애절하게 쳐다보며 울더군요.
굉장히 고민스러워요. 세 마리 키울 정도의 경제력은 있습니다만, 길냥이를 거두었다가 기존 고양이들과의 신경전이나 적응, 병을 전염시키는 등등 갖가지 문제로 고생하는 이야기를 많이 보기도 했고
아무래도 제일 걱정스러운 것은 삼색이가 제 깜둥이랑 호랑이에게 병을 옮길까 봐 많이 우려됩니다.
제가 한번도 길냥이 구조를 해본 적이 없기도 하고... 깜둥이가 길냥이 출신이긴 하지만 아주 새끼 때 산에서 주워서 기른 거라, 지금 삼색이와는 경우가 달라요.
올해 겨울 삼색이가 고생을 하며 살아가는 것을 계속 봤어요. 단독주택에서 계속 살면서 지켜보는 길냥이들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혹독하고 잔인해서, 삼색이 생각이 머리에서 떨어지질 않아요.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ㅠ.ㅠ 구조하자니 우리 냥이들이 걱정스럽고 내버려두자니 삼색이가 눈에 밟히고 ㅠㅠ
2012.03.06 07:20
2012.03.06 07:20
2012.03.06 11:58
(검사에 이상이 없어도 환경이 바뀌면 아픈 애들이 있긴 한거 같아요)
저도 기존에 키우는 애들이 있는데 다른 형제를 데리고 들어왔더니
첨엔 서열정리하느라 한동안 하악거리다가.. 지금은 자기들끼리 의지하고 재미있게 놀더라구요.
그만큼 저도 더 즐거워 졌어요.
음.. 근데 한동안은 첫째가 질투 나서 속병을 좀 앓긴 했었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