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5 14:55
두 달만에 이틀 휴가를 받아서 어제 놀고 오늘도 놀아요.
하루종일 컴터만 붙잡고 있으니까 어머니가 신경질을 내시더라고요; 자신이랑 안 놀아준다며..
점심은 나가서 좀 먹자는 말에
정말 가기 귀찮은거 억지로
부모님과 점심먹으러 나왔어요.(호강에 복 받친다는 거 알아요..)
5천원 부페에 갔어요.
점심 특선이라 닭죽도 있고 물냉면도 있다고 해서요.
그래서 저와 부모님은 신나게 음식을 식판에 담았어요.
에어콘 바람이 직빵으로 오는 가장 시원한 좌석을 아버지가 찜!! 해서 앉았어요.
마침 , TV에서는 [제빵왕 김탁구]가 방영중이었어요.
전인화 아줌마가 김유진씨(극중이름이 기억 안나요 ㅠㅠ) 에게 너 우리 아들(구마준 역)에게서 떨어져!! 막 이러고
마준이는 엄마에게 바락바락 대들며 나 이 여자랑 죽어도 헤어질 수 없다고 막 이러고.
그 와중에 윤시윤 아니 탁구는 그래! 나는 나 답게 사는거야! 이런 대사를 하고 있고.
암튼 저와 아버지는 즐겁게 이걸 보고 있는데
갑자기 부페 주인 아저씨가 뉴스가 방송되는 채널로 틀어버리셨는데
김 상병 총기난사 사건이 나오고.... 관심병사였다는군요. 김 상병이.
그리고 테크노마트 진동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고.
이 와중에 갑자기 저희 어머니 핸드폰으로 교회 이 권사님(연세는 80세 이상, 귀가 어두우심)으로 전화가 걸려오고
어머니는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지시고
아버지와 저는 둘이 밥을 얌냠쩝쩝 먹고 있는데
어머니가 30분이 지나도 안 오시는거에요..
아버지가 점점 꼭지가 도시는게 느껴져요...
"느그 엄마 또 어디갔노??? "
저는 큰일났다, 빨리 엄마를 찾아야해!!!!
식당 밖으로 나가서
"엄마!!!! 어딨어???!!!"
아무 대답이 없어요.
결국 저는 엄마의 실명을 불러요.
"000여사님!!! 어딨냐고요!!! 아 진짜!! 아빠가 찾잖아!!!"
갑자기 섬광같이 불현듯 뭔가 번뜩이고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어요.
여자 화장실로 들어갔어요.
역시나..... 어머니가 권사님과 통화중이셨어요............
어휴, 신경질 나서 제발 전화 통화 좀 적당히 하라고 말씀드렸지만 전혀 통하지 않고
결국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아버지가 오셔서 고래고래 악을 쓰니
어머니가 그제서야 전화를 끊으시고..
이렇게 저희의 점심 외식은 파장을;; -_-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왔는데 카운터 옆에 놓인 TV에서는 드라맥스(DRAMAX)에서 [TV동물농장] 예전 편이 방송중이에요.
어떤 여자분이 슈나우저와 골든 리트리버를 키우는데 이 아이들이 오줌을 못 가려서 [개과천선]이란 코너에 사연을 보냈나봐요.
조련사 아저씨가 등장해서 역시 해결을 해주세요. 원인은 [애정 결핍]....
의뢰한 여자분은 그제서야 깨닫고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주기로 해요.
더 보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휭~~ 나가버리셔서
저도 급하게 부랴부랴 나갔는데
왠걸...
제가 부페 꺼 삼선 쓰레빠를 신고 있어요 ㅡㅡ;;;
정신줄을 놨나봐요. 아무래도 아까 엄마 찾는다고 나갈 때 신었는데 내 신발로 갈아신는단걸 깜빡했어요. (부모님의 싸우는 고성방가에 정줄 놓아서 그런듯...)
암튼 음식점을 나와서 집으로 가는 내내
부모님은 티격태격.
저는 중간에서 중재(중제?)하느라 진땀나고, 너무 짜증나고, 내가 이래서 가족들이랑 어디 나가는게 싫지, 빨리 독립하고 싶다 진짜! 아우 짜증나!!! 이러고 있는데
갑자기 시~~원한 팥빙수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버지에게 팥빙수 먹으러 갑시다! 이랬더니 갑자기 얼굴에 환한 미소를 만연히 띄우시며 울그락 불그락 했던 표정이 천사같이 바뀌었어요. ㅋㅋㅋㅋ
암튼 지금 그래서 까페에 부모님과 팥빙수 먹으러 왔고
어머니는 살 찔까봐 아이스 아메리카노 드시고 계시고, 아버지는 당뇨 있는데도 팥빙수를 얌냠쩝쩝 드시고 계시고
저는 까페 안에 있는 컴터로 이렇게 듀게에서 글을 쓰고 있고
제 뒤에는 사장님(으로 보이는, 남자)과 여직원이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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