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꼭 해야 할까요.

2011.03.16 23:42

슬램덩크 조회 수:4727

졸업이 가까워오고, 인생 계획을 세워가면서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네요.


결혼을 꼭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물론 결혼을 하면 장점이 있겠죠.
집에 돌아오면 맞아줄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일은 없다는 것...


하지만 전 그것보다 단점이 커 보이거든요.
벌어오는 돈은 상당 부분을 아이 사교육에 쏟아부어야 하고
저의 행동에 있어서 제약도 많아지구요.

 

물론 이런 생각이 일반적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어요.
왜 그런 건지 많이 생각을 해봤는데...


*
일단, 20대 후반을 향해 가는 지금까지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요.
이유도 물론 잘 알고 있구요.
아무리 가꿔보려 해도 답이 안나오는 평균 이하의 외모와, 여성에게 호감받지 못하는 성격, 센스 등.
고쳐보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고칠 것이 너무 많을 뿐더러 쉬운 일도 아니어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포기했구요


비록 남중남고를 나오긴 했지만, 대학에 입학한 후 졸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여자분들을 만나보면서, 저를 '이성'으로라도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마찬가지로 여자분을 좋아해본 적도 없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여자분을 보면 호감은 갑니다만
'연애 대상'으로는 생각되지 않아요.


사실 대학 초년생 때 친구에게 연애감정 비슷한 걸 품어본 적이 있지만
완벽하게 거절당하고, '성형하고 오면 생각해 볼게'라는 말까지 들은 이후로
어느 정도는 트라우마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짚신에도 짝이 있고
작정하고 찾아보면 어디엔가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분을 제가 좋아하게 될 확률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너무나 희박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선 같은 걸 봐서,
저 자신이 아닌, 제 돈이나 지위를 보고
(제가 여자분들에게 먹힐만큼 돈을 번다거나
그런 지위에 오르는 것도 가능성 낮은 일입니다만)
저와 결혼하고 싶다는 여자분과 결혼하는 것은 더더욱 싫구요.


이게 첫번째 이유입니다

 

*
저희 가족은 결코 화목하지 못합니다.
부모님과 남자 형제 두 명이 함께 살고 있는데,
대화라곤 일상에 필요한 극히 최소한의 대화밖에 하지 않으며
'화목함', '다정함'이라곤 찾아보기 힘듭니다.


부모님과의 대화도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고
형제간 사이도 소원합니다.
누나나 여동생을 가진 친구들을 보면 같이 쇼핑도 하고, 선물도 오간다는데
그저 부러울 뿐이죠.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누구의 잘못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처음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부모님도 참 많이 싸우십니다.
두 분을 보고 있으면, 결혼이란 게 좋은 일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마 부모님이 결혼하실 때도, 이런 가족이 될 줄 몰랐겠죠.
이런 가정을 보고 있으면,
'화목한' 가족을 만들 자신이 없어요.
화목한 가족 자체를 보고 자라지 못했으니까, 롤 모델이 없으니까요.


왜 이런 사람과 결혼했을까 하고 한탄하는 부모님을 보며,
저는 혹시라도 저와 결혼하게 될지 모를 여자분만큼은
평생 불행에 빠뜨리고 싶지 않아요.
그를 위한 방법은, 제가 결혼하지 않는 수밖에 없겠죠.


이게 두번째 이유에요

 

 


정말 결혼을 하지 않는 게 옳은 걸까요.


며느리 데려오라고 성화이신 부모님께
전 결혼할 생각 없다고 대놓고 말씀드리기도 참 힘든 일일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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