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온다 나온다 하는 이야기만 듣고 초조하게 기다리면서

매일 퇴근 때 마다 서점 웹사이트에 들어가 출간을 확인하여 매일을 보내던 것이 벌써 몇십일이던고...


오늘 우연히 집에 들어오는 길에 서점에서 발견해서, 얼마나 반가워 했는지요!

즉시 보자마자 구매하여 계산해서 들고 나오는 순간부터 붙잡고 읽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 과연 사야하는 책 -


입니다.


실린 단편들 중에, "메리 고 라운드"는 문"학"(學)적으로 굉장합니다. 이게 이 단편집에 안 실리고 무슨무슨문학상 수상 단편집 따위에 붙여져 나왔다면, 시대의 명작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들 다들 떠들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는 시원시원하고 환상적이고 화끈하고 감정도 넘치고 기기묘묘한 호기심이 사람을 잘 휘어잡습니다. 웅장하고 서사시적인 느낌도 그럴듯하고. 

"성녀, 걷다"는 듀나님이 애정있는 소재라서 그런지, 묘사, 분위기 설정만으로 간단한 소재, 짧은 글이라도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게 치장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동전 마술"도 비슷한 부류이고...


"A, B, C, D, E, & F"는 과거 걸작 중 하나인 "꼭두각시들"을 연상케 하고, "정원사"나 "소유권"은 "스타트렉"류의 예스러운 지난 세대의 SF소설스러운 내용인데 그걸 얼마나 재밌게 구성하는 솜씨를 발휘해서 흥미를 더하느냐 하는 점에서 위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들도 결코 이들 중 어느 하나 못지 않게 읽을 만 했습니다.


돈값을 제대로 하는 책이고, 정말 재미있고, 비교적 가벼운 글에서부터 심각한 글까지 고루고루 잘 갖춰져 있습니다.

그야말로 기념비적인 단편집이었던 면세구역, 태평양횡단특급의 질에 비해 부족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1년 내내 지나가는 동안 한 번 제대로 보기 쉽지 않은 정말 재밌고 볼만한 책에 속했다고 느꼈습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이런 단편집을 좀 더 빨리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면세구역이 나온것이 2000년, 태평양횡단특급이 나온 것이 2002년인데,

9년이나 지나서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 되는 단편집이 그 사이에, 두 세 권만 더 나왔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상상해 봤습니다.


읽고 그냥 잊어가기가 아까워서, 전 편에 대해서, 각 단편 별로 하나씩 감상 글을 회원리뷰 게시판을 통해 올려 보겠습니다.


좋은 글 써 주신 듀나님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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