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1년작입니다. 한국에선 세기말 씨네필 대유행 사태(...)에 힘 입어 1995년에 개봉했구요. 런닝타임은 1시간 57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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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또한 그 시절 영화 포스터 인테리어 유행 때 인기템이었죠.)



 - 주인공 '줄스'는 우편 배달부입니다. 조그만 스쿠터를 몰며 파리에서 일을 하고, 어떻게 구했는지 모를 안 쓰는 주차 빌딩 한 구석에 대충 가구를 들여 놓고 혼자 사는 이 양반 삶의 유일한 낙이자 행복은 오페라에요. 정확히 말하면 영화 속 프랑스에서 최고의 디바로 추앙받고 있는 흑인 오페라 가수 신시아 호킨스에 대한 열렬한 덕질이죠. 자신에게 있어 음악은 관객과의 호흡이기 때문에 절대로 앨범을 내지 않는다! 는 철학을 고수하는 그 양반의 목소리를 간직하기 위해 고퀄 음향 장비를 밀반입해 들어가 라이브를 녹음하고, 가수의 무대 의상을 슬쩍 해와서는 몸에 두르고 다닐 정도로 열렬한 덕질(범죄잖아...)을 하는 젊은이인 것인데요.


 어느 날 손에 들어 온 두 개의 녹음 테이프 때문에 이 덕후님의 일상은 무시무시한 스릴러의 세상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는 본인이 제작한 신시아 호킨스 인생 최고의 공연이라 평가 받는 무대의 라이브 녹음 테이프. 또 하나는 어쩌다 자기 오토바이에 굴러 들어온 거대 성매매 조직의 내부 고발이 담긴 테이프구요. 졸지에 두 범죄 조직에게 쫓기는 몸이 되었으나 본인은 그런 줄도 모르고 태평하게 덕질에 전념 중인 우리의 우편 배달부!! 과연 그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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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주인공 줄스군.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여야 하는데 '그 시절 프랑스'의 특성상 별로 안 그래 보인다는 게 함정입니다. ㅋㅋ)



 - 제목에 적어 놓은 이야기는 다들 아시겠죠. 세기말 씨네필 호소인들에겐 꽤 인기 있는 사조였는데요 누벨 이마주. ㅋㅋㅋ 그게 알고 보니 해외의 누군가가 '대충 이런 흐름을 누벨 바그에 이은 누벨 이마주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한 마디 한 것이 한국에 수입되어 들어와 '지금 프랑스는 누벨 이마주가 대세래!!' 뭐 이런 이야기가 되었고. 그래서 영화 잡지의 진지 심각한 글들에서 당연한 듯이 사용되고 그랬는데... 또 하필 이 '누벨 이마주'에 넣어줄만한 감독들이 프랑스에서 연달아 히트를 하고 있어서 활용 빈도도 높았죠. 그래서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살다가 사실 이 용어가 한국 한정 개념이었다는 걸 알게된 건 21세기가 되고도 한참 후의 일이었습니다... ㅋㅋㅋ 이건 마치 토미 페이지나 글렌 메데이로스가 사실은 미국에선 톱 가수가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의 충격과 비슷한...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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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정신 나간 구조의 집도 그 시절 기준 정말 쿨해 보였... 지만 이해가 안 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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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저런 물안경을 쓰고 양파를 손질하는 것도 쿨... 해 보이면서 괴상했구요. 암튼 뭔가 괴상해 보이면 다 쿨하다 생각했던 세기말이었습니다. ㅋㅋ)



 - 뭐 어쨌든. 국내 개봉 당시 극장에 달려가서 본 영화였는데 그게 1995년이었군요. 거의 30년만에 다시 보면서 가장 반가웠던 건... 지금 와서 다시 봐도 전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많더라는 겁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처음 볼 때 참 신기하고 이상했던 게 많았거든요. 대체 주인공은 어떻게, 어떤 연유로 저런 장소에서 저러고 살고 있는 거야? 주인공과 얽히는 저 베트남 처녀랑 수상한 아저씨 사는 집은 또 왜 저리 희한해? 그렇게 잘 나가는 디바와 어떻게 저리 쉽게 가까워지지? 둘이 데이트하는 흐름은 뭐가 저렇게 급전개야? 등등 당시에 보면서 이상하다 싶었던 부분들이 많았는데. 그것들이 거의 모조리 지금 다시 봐도 똑같이 이상합니다. ㅋㅋ 그러니 그때의 나는 틀리지 않았어!!! 라는 괴상한 반가움이... 있었는데요.


 이상하긴 똑같이 이상해도 이젠 대충 이해는 가능하더라는 게 차이점이겠네요. 그냥 애초에 비현실적으로 만들어 놓은 거니까 이상한 게 당연하다. 라는 간단한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ㅋㅋ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 안 되는데, 만든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는 걸 이제야 이해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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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 붐' 다음 해에 나온 영화지만 특별히 연관은 없겠... 죠? ㅋㅋ 근데 음악 담당은 같습니다. 블라디미르 코스마. 아직 살아 계시고 심지어 현역입니다.)



 - 그러니까 대략 두 가지 세상이 엮이고 충돌하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는 줄스와 디바가 만나 교류를 나누는 동화책 속 러브 스토리의 세상이구요. 다른 하나는 이런 둘을 노리고 무서운 짓을 저지르는 범죄 조직들이 살아가는 세상인 것. 


 그래서 줄스와 디바의 장면들은 정말 현실성 같은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흘러갑니다. 그냥 쉽게 만나고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쉽게 가까워지고... 둘이 밤새 데이트를 하는 장면 같은 것도 현실 남녀 데이트를 생각하면 참 괴상하기 짝이 없어요. 쟤들 대체 뭐하는 거야? 라는 생각만 들죠. 이런 비현실, 동화적인 분위기가 그냥 시작부터 끝까지 지속되구요.


 그 와중에 대만 불법 레코딩 업자들 & 거대 성매매 조직이 줄스를 쫓는 이야기는 헐리웃 영화들에서 대충 슥삭 빌려온 듯한 톤의 범죄 스릴러에요. 정말로 전반적으로 여기저기서 레퍼런스를 빌려온 티가 팍팍 나는데, 지금 다시 보니 제 기억보단 그래도 제대로 된 이야기를 갖출 수 있도록 열심히 빌려왔더라구요. 반전 비슷한 느낌으로 흑막도 등장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미네이터처럼 달려드는 무시무시한 살인자도 나오고. 마지막에는 나름 복잡한 두뇌 싸움 전개 같은 것도 나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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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판에 저 선글라스 빌런님 이어폰이 빠지면서 처음으로 뭔 음악 듣는지 나오는 장면이 웃겼습니다. 코믹 요소가 은근 많아요. 크게 웃기진 않습니다만.)



 - 그리고 이렇게 이질적인 것을 섞어 놓은 가운데... '누벨 이마주'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어질만한 어여쁜 그림들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딱 봐도 인위적, 인공적이란 느낌이 바로 들 정도로 노골적이며 집요하게 파랑, 노랑, 빨강을 화면 사방에 발라 놓는 걸 기본으로 해서 이야기랑 별 상관도 없는 그냥 예쁘기만 한 물건이나 풍경들이 쌩뚱 맞게, 그것도 반복적으로 강조되며 화면에 튀어나오죠. 그리고 방금 얘기한 그 부분이 포인트라고 느꼈어요. 이야기보다 그림을 우선시하는 장면들이 꽤 많습니다. ㅋㅋ 정말로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을 공들여 찍어서 시간 들여 보여주는 장면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확실히 그림은 좋지만 당연히 쌩뚱맞지 않겠어요. 그런데 이런 게 계속 나오니 위에다 적은 그 비현실적인, 이유를 알 수 없게 뒤죽박죽 느낌인 분위기가 몇 배로 강화되면서... 뭔진 모르겠지만 어쩐지 쿨하다고 느끼고, 신비롭다고 느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무언가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처음엔 '아 뭔가 어설픈데 이거... ㅋㅋㅋ' 이러면서 보던 게 중반을 넘어가니 그럴싸하단 느낌이 들고. 영화가 끝날 때 쯤엔 뭔가 대단한 알맹이가 있는 것 같진 않지만 그냥 꽤 좋네? 이런 식으로 마무리하게 되더라구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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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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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오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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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막 파랗고 그렇습니다. 받아랏 삼원색 빔!!!)



 - 이게 장 자끄 베넥스의 데뷔작이었는데요. 보다 보면 참 하고 싶은 이야기,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 많았던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말 했듯이 이야기 자체는 뭔가 동화스럽고 대단한 메시지 같은 건 없어 보입니다만. 그 속에서 이것저것 건드리는 게 되게 많아요. 그냥 오페라에 대한 사랑부터 시작해서 예술과 상업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슈라든가. 녹음 테이프들이 중심 소재로 활용되는 부분에서 소리와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풀어내는 듯한 부분도 있구요. 그 시절 서양 영화치곤 드물게 주요 캐릭터들을 다인종으로 구성해 놓은 것도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아 보이고... 뭐 그렇습니다. 보면서 프랑스 영화들에 자주 나오는 시종일관 거침 없이 끝도 없이 다양한 이슈를 놓고 떠들며 토론하는 캐릭터들이 떠올랐어요. ㅋㅋㅋ 딱 그런 사람들이 보고 나서 밤새 수다 떨기 좋게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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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은 백인, 주인공이 사랑하는 디바님은 흑인, 주인공을 챙겨주는 정체불명 소녀는 황인... 시대를 앞서간 걸까요;)



 - 보다 보면 좀 난감해질 때도 있습니다. 디바에 대한 주인공의 애절한 마음을 표현하는데 굳이 얘가 디바의 드레스를 두르고 밤거리로 뛰쳐 나가 디바와 닮은 흑인 여성과 성매매를 해야만 했던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고. 주인공을 돕는 꿈과 환상의 2인조 중 베트남 출신 여성 캐릭터의 경우엔 딱 봐도 10대인데 (검색해보니 당시 대략 13~15세 정도였다고) 자꾸만 신체 노출 장면이 나오구요. 뭐 80년대 프랑스 영화인데 이런 걸 따지는 건 부질 없겠지만 말입니다. ㅋㅋ 어쨌든 21세기 관객으로서 이걸 처음 시도할 분이 계시다면 이런 부분들에 대해선 감안을 하고 보셔야 할 거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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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는 도대체 직업이 뭘까요. 저 퍼즐 맞추기 장면은 왜 계속 나올까요. 그런 건 모르겠지만 아무튼 파랗고 폼이 나니 괜찮습니다.)



 - 암튼 뭐랄까... 솔직히 초반 10~20분 정도는 '우왕. 다시 보니 어설픈 데가 되게 많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영화의 분위기와 스타일에 대충 적응하고 나면 재미가 붙기 시작하면서 끝날 때 쯤엔 꽤 만족스러운 기분이 되어 있더라구요. 그 시절에 막 시대를 앞서가는 쿨함으로 느껴졌던 게 이제 와선 고풍스러움으로 느껴진다는 큰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느 쪽으로든 '지금 봐도 괜찮다' 싶은 부분들이 많았구요. 또 이 영화의 영상 스타일이 이후 후배들에게 끼친 영향이 워낙 지대했다 보니 그런 생각 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었구요.


 다만 뭔가... 오락가락하는 느낌은 있습니다. 초반의 액션 장면들은 되게 어설픈데, 또 중후반에 길게 이어지는 오토바이 탈주 장면 같은 건 아주 폼나게 잘 찍었고. 또 마지막 흑기사(?) 활약 장면 같은 것도 꽤 괜찮아요. 주인공이 디바에게 접근하는 초반 장면 같은 건 이게 대체 로맨스여 범죄여... 라는 기분이 드는데 이 또한 마무리될 때 쯤엔 그럭저럭 흐뭇하게 정리가 되구요. 지금 시국에 보기에 완벽하게 훌륭한 것까진 아닌, 좀 울퉁불퉁함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분명히 지금 봐도 괜찮은 장면들이 여럿 박혀 있어서 전체적인 인상은 좋았구요. 다시 보면서 그 시절을 떠올리는 재미도 꽤 있었어요. 덕택에 우리 '누벨 이마주' 영화들을 다시 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랬습니다만. 언제나 그렇듯 기약은 없습니다. ㅋㅋㅋ 그러합니다.




 +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궁금해했던 부분을 수십 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었네요. 영화 속 디바님의 노래는 모두 담당 배우님께서 직접 부르셨답니다. 본업이 오페라 배우셨다구요.



 올해 2월에 돌아가셨다고 해요. 감독님은 재작년에 가셨고... 두 분의 명복을 빕니다.



 ++ 경찰역으로 나온 배우 이름이 리처드 '보랭제'이길래 혹시? 하고 확인해 보니 '라빠르망'의 그 보랭제 아빠가 맞군요. 그리고 저기 선글라스 낀 킬러님은 도미니크 피뇽이구요.



 +++ 위의 오페라 곡은 당연히 실제로 있는 곡이고. 블라디미르 코스마가 작곡한 곡들 중에 기억에 남는 곡은 이것.



 저 오페라 곡만큼은 아니어도 영화 음악실에 종종 나오던 곡이라 역시 녹음해서(...) 들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다시 들어도 분위기 있고 좋네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래서 줄스는 신시아 호킨스 공연의 고퀄 녹음 테잎도 만들어내고, 무대용 드레스도 훔쳐내고 뿌듯뿌듯합니다만. 다음 날 바로 거대 성매매 조직에서 탈출하려던 여성이 줄스의 오토바이에 범죄 조직의 비밀이 담긴 테이프를 숨겨두고 살해 당해 버려요. 그래서 범죄 조직과 경찰이 자신을 쫓기 시작하지만 본인은 아무 생각 없이 태평하게 레코드 가게에서 발견한 레코드 도둑 여자애(...)랑 친구 먹고 데이트하다 자기가 만든 호킨스 실황 테이프를 빌려주고는 그 인연으로 갸 사는 집에 찾아가 수상하기 그지 없는 아저씨도 만나서 어쩌고 저쩌고... 


 그러고 집에 돌아오니 누군가가 집(?)에 침입해 뭔가를 찾아내려고 뒤진 흔적이 보이구요. 경찰이 호킨스 테이프를 찾으러 왔다고 지레짐작하고는 친구네 집을 찾아가 하룻밤 자고. 자기 오토바이를 친구에게 빌려주고 대신 친구의 짱 좋은 새 오토바이를 빌려서는 라랄랄라 호킨스를 만나러 가죠. 그러고선 사과하며 드레스를 돌려는데 야 이 범죄자 놈아! 라며 화를 내던 호킨스는... 자신에 대한 열렬한 팬심(니 공연 보려고 파리에서 뮌헨까지 스쿠터 타고 다녀왔다!)을 뿜어내는 줄스의 열정에 감복해서 용서해주고. 심지어 다음 날 있는 행사에 초대까지 해줍니다. 그리고 그 행사에서 곧바로 둘은 사랑에 빠져서 밤새 파리를 산책하며 데이트하고, 동 틀 때쯤엔 호킨스의 집 소파에서 잠이 드는 영광을 누립니다. 


 그런데, 자다가 일어나 보니 호킨스의 매니저가 찾아와 비상 사태를 선언해요. 대만의 불법 레코드 업자들이 '호킨스의 실황 테이프를 손에 넣었다. 이게 시중에 풀리는 걸 원치 않으면 우리와 독점 계약을 맺고 레코드를 발매해라!'고 협박해왔다는데요. 이이런 나쁜 놈들! 이라고 화를 내며 눈물까지 흘리는 호킨스를 보며 줄스는 당연히 쭈굴쭈굴... 호킨스는 결국 '그들에게 지지 않겠다!'며 맘대로 하라는 결단을 내리고. 줄스는 그게 자신의 테이프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잠시 호킨스를 떠나 베트남 소녀 & 아저씨네 집을 향합니다. 거기에 자기가 만든 테이프가 있으니까 돌려 받아서 없애 버리려는 거였겠죠.


 근데 이때 잠복해 있던 경찰들이 줄스를 추격합니다. 한참을 파리 시내에서 추격전을 벌이다 나중엔 오토바이를 탄 채로 지하철 역으로 들어가서 계단을 오르내리고 심지어 그대로 전철에 탔다가 내렸다가... 하는 액션을 한참 벌이고서 따돌리는 데 성공하구요. 결국 무서워서 자기 집에 돌아갈 수 없게 된 줄스는 초반에 만났던 디바를 닮은 성매매 여성(...)을 찾아가 제발 니 집에서 하룻 밤만 재워달라 빌어서 그리로 가네요. 그러고 혼자 자리에 누웠다가, 잠이 오질 않아서 언제부턴가 자기 주머니에 들어 있는 정체 불명의 테이프를 틀어보고는 드디어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알게 됩니다. 게다가 그 테이프의 내용에 따르면 범죄 조직의 보스는 경찰이고, 줄스 동네의 흑인 성매매 여성들은 거의 다 이 녀석 휘하에 있다고 하네요. 그러니 자기는 제 발로 보스 나와바리로 들어와서 보스의 부하에게 도와달라 한 거죠. 황급하게 집을 뛰쳐나가는 주인공! 그리고 이때 막 그 집에 도착한 킬러들이 줄스를 쫓습니다.


 이번엔 오토바이도 없어서 도보로 도망치던 줄스는 킬러들에게 쫓기다 어깨에 총을 맞고. 근방 오락실에 들어가 이리 쿵, 저리 쿵 하며 헤롱거리다가 간신히 빠져 나가서 공중 전화로 베트남 소녀 & 아저씨에게 전화해서 도움을 청해요. 그러자 바람처럼 나타난 아저씨는 줄스를 쫓던 킬러를 간단히 기절 시키고 줄스를 먼 곳에 있는 별장에 숨겨주고선 본인은 뭔가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깁니다.


 일단 테이프 속 내용을 토대로 조직의 보스이자 경찰 고위 간부를 불러내서 돈을 잔뜩 뜯어낸 후에 녹음 테이프를 넘겨 주고요. 만난 장소에서 나오는 길에 대만 불법 업자들을 만나 가짜 테이프를 주고서 또 돈을 받습니다. ㅋㅋ 그러고선 자기가 타기로 했던 차에 대만 사람들을 태워서 보스님이 꾸민 폭탄 테러 함정에 빠져 죽게 만들죠. 그렇게 본인이 죽은 척하고서 라랄라 귀가하는데... 이 멍청한 줄스 놈이 디바에게 자신이 만든 실황 테이프를 갖다 줘야 한다며 별장을 뛰쳐 나갔습니다. 그러고선 디바의 집 앞에서 죽치고 있던 보스의 부하들에게 붙들려 자기 집으로 끌려 가죠. 보스님의 계획이 줄스를 죽이고 그 옆에 가짜 자백 테이프를 둬서 죄를 떠넘기고 빠져 나가려는 거였거든요.


 거기에서 이러쿵 저러쿵해서 결국 살해당하려는 찰나 줄스 집에서 잠복하고 있던 여형사님이 나타나 1차로 줄스를 구해주고요. 그런데 그때 나타난 보스(=경찰 고위 간부)가 여형사님을 속여서 또 상황 역전. 이제 둘이 함께 살해 당하려는 참에 갑자기 불이 꺼지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간 보스님은 우리의 히어로, 수상한 아저씨의 함정에 빠져 추락사합니다. 자기가 도와줬다는 걸 보이지 않고 유유히, 홀연히 사라지는 우주 흑기사 수상한 아저씨!! 주인공이 할 일을 본인이 다 하고선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사라지구요.


 우리 디바님은 이제 일정상 파리를 떠나야 하는데요. 떠나기 전에 빈 공연장에 들러 혼자 노래를 부르는데... 갑자기 우렁찬 관객 박수 소리가 들립니다? ㅋㅋ 테이프를 가져 온 줄스가 방송실에서 그 테이프를 틀고 있어요. 그러고 무대에 나타나서는 '녹음된 것은 이것 뿐이다. 당신에게 드릴 테니 용서해달라'고 말하구요. 디바님은 말을 돌리며 '내가 노래하는 걸 스스로 들어본 적이 없어'라고 말해요. 그러자 줄스는 '한 번 들어보세요.'라고 말하고... 이어서 흘러나오는 디바의 노래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둘은 애틋한 스킨십을 나눕니다. 이게 엔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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